미 국무부·CDC, 한국 여행경보 '2단계'로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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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자국민 주의 요구…한국 여행 금지 아냐"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들이 급증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한국인 입국제한에 나섰다. 코로나19로 인한 한국의 고립이 우려되고 있다.
이스라엘, 코로나19 이유로 한국인 입국 금지
대만, 한국을 ‘여행경보지역’ 지정
미국 국무부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2일(현지시간) 코로나19와 관련해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travel advisory)를 ‘1단계’에서 ‘2단계’로 올렸다. 미 국무부는 “한국에서 코로나19가 지속적으로 지역사회에 확산 중이라고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미 국무부의 여행경보는 총 4단계로 구분된다. 1단계는 ‘일반적인 사전 주의 실시’, 2단계는 ‘강화된 주의 실시’, 3단계는 ‘여행 재고’, 4단계는 ‘여행 금지’다. 한국은 그동안 ‘1단계’로 유지됐다.
외교부는 해당 조치가 여행 금지를 뜻하는 건 아니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미국 정부가 자국민들이 한국으로 여행을 할 경우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일 것을 요구하는 차원에서 취한 것이며 한국으로의 여행을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정부도 22일(현지시간) 코로나19 우려로 한국인 관광객들의 입국을 금지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오후 7시30분께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공항에 도착한 대한항공 KE957편 탑승객들을 비롯해 한국에서 들어오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다. KE957편에 탑승한 한국인 승객 약 130명은 같은 항공기로 우리 시간 23일 오후 2시께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할 예정이다.이스라엘의 이 같은 조치는 최근 이스라엘 성지 순례를 다녀온 경북도민과 제주도민 70여명 가운데 경북 주민 1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데 따른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이스라엘 내 확진자는 22일 기준 1명이다.
외교부는 23일 이스라엘 정부에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외교부 측은 “이스라엘 정부와 주한 이스라엘대사관을 접촉해 이스라엘 내 우리 국민 및 여행객들에 대해 과도하거나 불합리한 조치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 “이스라엘 측은 이번 조치가 코로나19 관련 이스라엘 내 상황이 급격하게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불가피하게 취하게 된 것이라는 점을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대만은 한국을 자국민의 여행 자제를 권고하는 ‘여행경보지역’으로 지정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한국 교민과 출장자, 지상사 주재원 등에 대해 코로나19 증세가 없어도 병원으로 격리 조치하고 있다. 카자흐스탄도 한국과 일본, 홍콩, 대만에서 입국하는 사람에 대해 ‘24일간 의학적 관찰’을 시행 중이다. 남태평양의 사모아와 키리바시도 한국을 ‘코로나19 전염 진행 국가’로 지정하고 입국을 제한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