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전망대] 코로나 19가 삼킨 경제…기준금리 내리고 추경 편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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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헌 경제부 차장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모든 경제 이슈를 삼키는 모양새다. 소비가 얼어붙고 제조업 생산 차질이 현실화하면서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이번주 관전 포인트는 코로나19의 확산 속도·진정 여부와 함께 정부와 한국은행이 내놓는 코로나19 대응책이 될 전망이다. 방향은 두 가지다. 꺼져가는 경기 회복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한은이 전격적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하느냐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파격적인 ‘나랏돈 풀기’에 나서느냐다.먼저 금리 인하. 오는 27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결정된다. 포커스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00%로 내릴지 여부에 맞춰져 있다. 열흘 전만 해도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았지만,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퍼지면서 인하에 베팅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한은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퍼지던 2015년 6월 가계부채 부담으로 금리를 낮추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인하한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보태고 있다.변수는 코로나19가 어떻게 진행될지 모른다는 점과 국내 경제에 미친 악영향이 숫자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금통위가 사태 추이를 더 지켜본 뒤 4월에 인하 여부를 검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두 번째는 재정 투입 확대다. 확대 자체는 기정사실이다. 관심사는 추경 편성 여부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배정된 예산과 예비비, 기금계획 변경 등 현재 마련된 재원으로 막아보겠다고 하지만 정치권은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며 추경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여기엔 여야가 따로 없다. 문재인 대통령도 “예상을 뛰어넘는 선제적인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달라”고 주문한 만큼 긴급 추경 편성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가 덮친 2003년과 2015년에도 각각 7조5000억원과 11조6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했다.정부는 추경 편성 여부와 별개로 이번주에 코로나19 대응책을 발표한다. 예비비 등 당장 쓸 수 있는 비상금과 세금 감면 카드를 활용해 ‘급한 불’부터 끄기로 했다. 주로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와 기업을 지원하고, 소비를 진작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계는 △작년 말 종료한 승용차 개별소비세 30% 인하(5.0%→3.5%) △부가가치세 간이과세 매출 기준 상향 조정 △소비쿠폰 지급 △소상공인 임차료 부담 경감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은이 27일 금통위 직후 내놓을 수정 경제전망도 관심사다. 코로나19 영향을 반영해 작년 11월 내놓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2.3%)를 0.1~0.2%포인트 하향 조정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정부가 세운 올해 성장률 목표는 2.4%다.
굵직한 지표들도 나온다. 통계청은 28일 ‘1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한다. 작년 말까지 두 달 연속 증가한 생산·소비·투자지표가 좋은 흐름을 이어갔을지 봐야 한다. 역시 변수는 코로나19다. 한은이 25~26일 발표하는 2월 소비자동향조사,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경제심리지수(ESI) 등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악화했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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