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부부 코로나19 확진…총 3명으로 늘며 '확산 비상'(종합2보)

발열 아내 이어 '무증상' 남편도…태국 다녀온 지인과 경주 여행
대전시 "부부, 9명과 밀접 접촉"…부부 이용한 대중교통수단 등 일제 소독
세종·충남은 추가 확진자 없어…대학가·지하상가·서해안 관광지 '한산'
대전에서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세 번째 확진자가 나왔다. 현재 각각 1명씩 코로나19 확진자가 있는 세종과 충남에서는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대전 세번째 확진자는 전날 최종 양성 판정을 받은 두 번째 확진자의 남편이다.

이 부부는 1주일 전 경북 경주를 여행했는데, 동반자 가운데 1명이 최근 태국을 다녀온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시에 따르면 이날 새벽 확진 판정을 받은 A(64)씨는 지난 15일부터 지역 내 두 번째 확진자인 아내 B(65)씨와 모든 일정을 함께 했다.

유성구 하기동에 사는 A씨 부부는 15일 오후부터 17일 오전까지 2박 3일 동안 지인 부부 등 6명과 경북 경주에서 머물렀다.

함께 있던 지인 중 1명이 태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7일 오후 대전에 온 이후에는 유성구 내 식당과 롯데마트 노은점, 의원, 약국, 우리은행 반석동지점 등에 들렀다.
이 과정에서 지하철과 116번 시내버스를 수차례 이용했다.

19일에는 대전역에서 기차를 타고 딸이 있는 서울에 다녀오기도 했다. 서울에서는 오전 10시 45분부터 오후 3시 18분까지 영등포·구로·관악구를 돌며 부동산중개업소 등을 방문했다.

서울을 다녀온 이튿날인 20일 오전 아내 B씨는 발열·몸살 증상을 보여 동네 내과의원을 찾았고, 21일 유성구보건소 선별검사소에서 검체를 채취했다.

이어 22일 오후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았다.

남편 A씨는 아무런 증상이 없었으나 아내가 확진자로 판명되자 자가격리 상태에서 1·2차 검사를 받았고, 이날 오전 5시 30분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자가격리 중 집밖에 나가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부부와 함께 여행한 지인 6명, 서울에서 만난 부동산중개업자 등을 밀접 접촉자로 주소지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했다.
시는 이들이 이용한 지하철 차량 내부와 지하철 역사에 대한 소독을 마쳤다.

이들이 탑승한 시내버스는 차량 운행을 중지하고 예비 차량을 대체 투입했다.

시 관계자는 "역학조사반과 합동으로 확진자 이동 경로와 접촉자를 조사하고 있다"며 "확진자들이 이용한 시설에 대해서는 임시 휴업이나 휴관, 폐쇄를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22일 오후 4시 기준 대전시는 94명을 코로나19 의심 환자, 밀접접촉자, 유증상자 등으로 관리하고 있다.

전날 첫 확진자가 나온 세종에서는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첫 확진자인 30대 남성과 함께 같은 숙소에서 지냈던 2명은 정밀 검사 결과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공동 거주인 2명은 각각 해당 지역인 부산과 대구보건소에서 검사하도록 조치했다.

세종시는 이 남성이 대구 신천지교회 집회에 참석한 것과 관련, 지역 신천지 교회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

고운동에 있는 2개 신천지교회 협조를 받아 대구집회 참석자와 유증상자에 대한 검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 남성 역시 시 보건 당국에서 파악한 것이 아니고, 자발적으로 보건소를 찾아가 신고한 상황이어서 전수조사가 쉽지 않아 보인다.

충남에서도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충남도는 전북 전주와 충북 청주, 세종, 대구 확진자 4명이 다녀간 홍성·태안·서산·아산·당진·예산·공주 지역 사업장에서 일하는 종업원 등 26명을 밀접 접촉자로 분류해 자가격리 시켰다.

청주 부부 확진자와 접촉한 홍성 하나로마트 직원 1명은 코로나19 검사 결과 최종 음성으로 나왔다.

도는 확진자가 다녀간 사업장은 즉시 소독 후 폐쇄하거나 일시적으로 영업을 중단하도록 조치했다.

지난 18일 도내 신천지 교회 4곳에 대한 방역을 마친 뒤 폐쇄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들른 곳으로 공지된 대전 대학가와 지하상가, 충남 서해안 관광지 등 다중집합 장소는 휴일임에도 종일 한적한 모습을 보였다.

대전 첫 확진자가 다녀가 일시 폐쇄됐던 중구 중앙로지하상가는 영업을 재개했지만, 문을 연 상점 자체가 많지 않았다.

부부 확진자가 사는 아파트에는 '승강기 이용을 자제하기 바란다'는 안내문까지 붙었다.

충북지역 확진자가 들른 서해안 일부 관광지 역시 방문객이 많지 않았다.

도심 주요 교회에서는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거나, 신도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며 종교 활동을 했다. 대전시가 신천지 예수교 총회 본부가 공개한 대전 지역 31개 교회 가운데 10곳을 선별해 확인한 결과 모두 폐쇄된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