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에도 확진자 이동경로 지도 있을까" 코로나19가 바꾼 일상
입력
수정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18일 이후 대구,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방문 이력이 없는 지역사회 감염 사례가 급증한 데 이어 다른 지역에까지 번지기 시작하자 일상에서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아직 전국적인 확산은 아니라고 판단해 위기경보를 ‘경계’ 수준으로 유지하던 정부는 23일에 이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상향하며 대응체계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국내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 양상을 외신기자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홍콩 RTHK의 프랭크 스미스(Frank Smith) 기자는 "‘슈퍼전파자’ 한 명이 바이러스를 얼마나 빠른 속도로 확산시키고 지역 감염까지 유발할 수 있는지 보여줬다"면서 "확진자가 증상을 보이기도 전에 주변인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다. 감염자와 접촉을 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 대한 정확한 리스크 평가와 적절한 예방조치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현재 상황은 우리가 코로나19와 관련해 아직도 모르는 것들이 많다는 것을 잘 나타내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미국 블룸버그BNA(Bloomberg BNA)의 켈리 카슬리스(Kelly Kasulis) 기자는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 각자 어떤 배려가 필요한지 상기시켜주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마스크의 경우에는 실제로 바이러스로부터 개인을 완전히 보호해 줄 수 없지만 타인에게 전파하는 것은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슈퍼전파자 사례 등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진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외출을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자신뿐 아니라 타인을 위해서 어떤 예방조치를 취해야 할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자 온라인상의 가짜뉴스 확산에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확진자에 대한 허위정보와 근거 없는 예방법 등 불안감을 조장하는 잘못된 내용이 SNS를 통해 빠르게 유포되고 있는 것이다. 경찰은 코로나19와 관련된 가짜뉴스 유포자에 대해 엄중히 처벌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고 현재 이와 관련한 수사에 착수하고 있다.일본 NNA의 사카베 테츠오(Sakabe Tetsuo) 기자는 "일본의 경우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많은 국민들이 정부가 진실을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을 품었다"면서 "정부는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한국 정부도 코로나19에 대한 최신정보를 국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전달함으로써 신뢰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프랭크 스미스 기자 또한 "사람들이 뉴스를 소비하는 방식이 바뀌어야 하며 개인이 인터넷과 SNS에 전파하는 소식에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안타깝게도 아직 많은 사람들이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얻으려는 목적보다 즐거움을 위해 뉴스를 소비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방송사들 또한 뉴스를 오락물로 착각해서는 안 되며 더 책임감 있는 자세로 뉴스를 제작해야 한다.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 등 코로나19의 전파를 막을 수 있는 유익한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국민들이 사회적으로 더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한다"고 의견을 말했다.
기자들의 언급처럼 위기 상황에서는 투명하고 정확한 정보가 절실하다. 현재 정부와 지자체는 코로나19 확진자 동선을 웹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며 시민들의 불안감 최소화에 주력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22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코로나19와 관련된 모든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대처한다”는 정부의 뜻을 강조하기도 했다.사카베 테츠오 기자는 "(확진자 동선 공개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일본보다 더 나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일본은 한국처럼 확진자의 이동 경로를 한눈에 보여주는 지도 같은 것이 전혀 없다"고 비교했다.
켈리 카슬리스 기자는 "확진자의 정확한 신원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한국 정부가 그들의 이동 경로를 공개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라고 본다"면서 "확진자가 방문하거나 지나간 곳에 있었던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진단검사를 받는 등 예방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됐다. 이 조치를 사생활 침해라고 보지 않지만 이동 경로와 주거지 정보 외 환자들의 신원을 보호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국내 정치인인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별 동선 공개 방식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확진자 개인이 특정된다는 점을 들었다.이 최고위원은 22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그 사람의 행적 일체가 노출되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치료나 신고에 응할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은 "배우자에게 숨기고 싶은 행적이 있는 사람이나 동선 공개 자체로 생업에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는 경우 도망다닐 수 밖에 없는 것이다"라면서 "(확진자) 번호를 박아서 동선공개하는 것은 중지하고 누적 방문지정도의 데이터만 공개하고, 정부가 자료를 숨기고 왜곡 시킬 것 정도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있다면 실제 상세동선과 이동수단은 국회의 요청에 따라 공개해 입법부의 견제를 받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한편 외신기자들이 본 한국의 코로나 실태는 25일 밤 10시 35분 방송되는 아리랑TV '포린 코레스폰던츠(Foreign Correspondents)'를 통해 방송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아직 전국적인 확산은 아니라고 판단해 위기경보를 ‘경계’ 수준으로 유지하던 정부는 23일에 이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상향하며 대응체계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국내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 양상을 외신기자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홍콩 RTHK의 프랭크 스미스(Frank Smith) 기자는 "‘슈퍼전파자’ 한 명이 바이러스를 얼마나 빠른 속도로 확산시키고 지역 감염까지 유발할 수 있는지 보여줬다"면서 "확진자가 증상을 보이기도 전에 주변인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다. 감염자와 접촉을 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 대한 정확한 리스크 평가와 적절한 예방조치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현재 상황은 우리가 코로나19와 관련해 아직도 모르는 것들이 많다는 것을 잘 나타내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미국 블룸버그BNA(Bloomberg BNA)의 켈리 카슬리스(Kelly Kasulis) 기자는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 각자 어떤 배려가 필요한지 상기시켜주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마스크의 경우에는 실제로 바이러스로부터 개인을 완전히 보호해 줄 수 없지만 타인에게 전파하는 것은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슈퍼전파자 사례 등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진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외출을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자신뿐 아니라 타인을 위해서 어떤 예방조치를 취해야 할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자 온라인상의 가짜뉴스 확산에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확진자에 대한 허위정보와 근거 없는 예방법 등 불안감을 조장하는 잘못된 내용이 SNS를 통해 빠르게 유포되고 있는 것이다. 경찰은 코로나19와 관련된 가짜뉴스 유포자에 대해 엄중히 처벌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고 현재 이와 관련한 수사에 착수하고 있다.일본 NNA의 사카베 테츠오(Sakabe Tetsuo) 기자는 "일본의 경우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많은 국민들이 정부가 진실을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을 품었다"면서 "정부는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한국 정부도 코로나19에 대한 최신정보를 국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전달함으로써 신뢰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프랭크 스미스 기자 또한 "사람들이 뉴스를 소비하는 방식이 바뀌어야 하며 개인이 인터넷과 SNS에 전파하는 소식에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안타깝게도 아직 많은 사람들이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얻으려는 목적보다 즐거움을 위해 뉴스를 소비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방송사들 또한 뉴스를 오락물로 착각해서는 안 되며 더 책임감 있는 자세로 뉴스를 제작해야 한다.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 등 코로나19의 전파를 막을 수 있는 유익한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국민들이 사회적으로 더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한다"고 의견을 말했다.
기자들의 언급처럼 위기 상황에서는 투명하고 정확한 정보가 절실하다. 현재 정부와 지자체는 코로나19 확진자 동선을 웹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며 시민들의 불안감 최소화에 주력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22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코로나19와 관련된 모든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대처한다”는 정부의 뜻을 강조하기도 했다.사카베 테츠오 기자는 "(확진자 동선 공개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일본보다 더 나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일본은 한국처럼 확진자의 이동 경로를 한눈에 보여주는 지도 같은 것이 전혀 없다"고 비교했다.
켈리 카슬리스 기자는 "확진자의 정확한 신원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한국 정부가 그들의 이동 경로를 공개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라고 본다"면서 "확진자가 방문하거나 지나간 곳에 있었던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진단검사를 받는 등 예방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됐다. 이 조치를 사생활 침해라고 보지 않지만 이동 경로와 주거지 정보 외 환자들의 신원을 보호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국내 정치인인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별 동선 공개 방식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확진자 개인이 특정된다는 점을 들었다.이 최고위원은 22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그 사람의 행적 일체가 노출되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치료나 신고에 응할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은 "배우자에게 숨기고 싶은 행적이 있는 사람이나 동선 공개 자체로 생업에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는 경우 도망다닐 수 밖에 없는 것이다"라면서 "(확진자) 번호를 박아서 동선공개하는 것은 중지하고 누적 방문지정도의 데이터만 공개하고, 정부가 자료를 숨기고 왜곡 시킬 것 정도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있다면 실제 상세동선과 이동수단은 국회의 요청에 따라 공개해 입법부의 견제를 받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한편 외신기자들이 본 한국의 코로나 실태는 25일 밤 10시 35분 방송되는 아리랑TV '포린 코레스폰던츠(Foreign Correspondents)'를 통해 방송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