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건축자재·인테리어 전시회 ‘코리아빌드’ 개막 하루 앞두고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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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이후 전시부스 설치, 행사장 조성 등 현장공사가 진행 중인 행사가 취소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달 5일 개최하려던 반도체산업 전시회 '세미콘(SEMICON)'은 현장공사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달 31일 개막 나흘을 남기고 취소됐다. 코리아빌드는 이달 26일부터 내달 1일까지 고양 킨텍스 1전시장 2~5홀에서 열릴 예정이었다.주최 측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행사 규모를 줄여서라도 예정대로 개최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대구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됐지만, 경제활동 위축 등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전시·박람회 등 행사는 예정대로 열어야 한다는 게 정부와 업계의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3일 오후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안전을 우려해 막판에 참가계획을 철회하고 부스시공 등 아예 행사준비 자체를 보이콧하는 출품기업도 속출했다.
지난해 코리아빌드는 킨텍스 1·2전시장 10개 전시홀 중 7개 홀에서 열렸다. 국내외 937개 기업이 참여해 총 3134개 부스를 차렸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출품기업이 줄고 취소 기업이 늘면서 행사 규모가 전시장 4개홀로 줄었다. 업계에선 규모가 절반 가까이 쪼그라들어 행사를 열더라도 주최 측 손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몇몇 출품기업은 코로나19 발병 이후 참가 취소로 인한 위약금 문제로 주최 측과 갈등을 겪기도 했다.
개막 직전까지 갔던 행사가 취소되면서 주최사인 메쎄이상은 물론 부스시공사 등 협력회사, 출품기업 등 관련 기업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업계에선 이번 행사 취소로 인한 피해 규모가 최소 2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부스시공 등 현장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에서 취소 결정이 내려져 공사대금 등 위약금과 피해보상 관련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소송 등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