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기반 '민생당' 출범…총선 파괴력은 '글쎄'

바른·대안·평화 3당 합당
리더십 부재·중량급 인사 없어
"20대 돌풍 재현엔 한계" 전망도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이 24일 합당을 의결하고 당명을 민생당으로 결정했다. 24일 국회에서 열린 민생당 출범식에서 박주현(왼쪽 세 번째부터), 유성엽, 김정화 신임 공동대표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등 호남 기반 3당이 24일 합당을 공식 선언했다.

이날 각 당 지도부와 통합추진위원들은 수임기관 합동회의를 열고 호남 3당 합당으로 출범할 신당 이름을 ‘민생당’으로 확정했다. 이들은 합당 선언문에서 “중도통합 정당이 첫걸음을 내디딘다”며 “구태 이념 정치와 지역주의의 사슬을 끊어내고, 실용주의 중도개혁 정치의 한 길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은 신당 당명으로 ‘제3지대’, 대안신당은 ‘민주연합’, 평화당이 ‘민생당’을 각각 제안했고 투표를 통해 민생당으로 최종 결정됐다.민생당 대표는 바른미래당 출신인 김정화 대변인, 대안신당의 유성엽 의원, 민주평화당의 박주현 의원 등 세 명이 공동으로 맡았다. 이들은 5월 전당대회 전까지만 공동 대표직을 수행한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최경환 대안신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모두 사퇴했다. 손 대표는 이날 퇴임 기자회견에서 “당대표를 하면서 27년 정치 인생을 통틀어 상상하기 어려웠던 모욕을 감내해야 했다”며 “미래세대로의 세대교체를 통한 정치구조 개혁이 대한민국 과실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민생당은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과 1 대 1 구도를 형성해 지역구 표심을 얻겠다는 계획이다. 민생당의 의석수는 19석으로 총선에서 기호 3번을 배정받는다.

우여곡절 끝에 합당은 했지만 분열을 거듭했던 옛 국민의당 호남 세력이 물리적으로 다시 뭉친 ‘도로 호남당’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일각에서 나온다. 지난해 집단탈당 사태를 겪은 평화당에는 여전히 대안신당에 대한 앙금이 남아 있다. 바른미래당도 연이은 탈당으로 리더십 부재 상태다. 여기에 3인 공동대표 체제의 조직력을 끌어올릴 중량감 있는 인물도 눈에 띄지 않는다. 국회 관계자는 “20대 총선 때 국민의당이 호남 지역에서 선전했던 것과는 다른 상황”이라며 “호남에서 돌풍을 일으키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