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남은 의사 이상기씨 "저도 사실은 겁이 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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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의사 저밖에 없는데 돌아갈 수 없어…이젠 한국이 걱정"
자택격리 속 매일 우한 교민들 원격진료…"한국 라면 아껴 먹어요" "저도 사실은 겁이 나죠. 사망 소식을 들을 때마다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스트레스가 커집니다. 그래도 우한에서 의사 직업을 가진 한국 사람이 저 한명밖에 없으니 남아야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가장 심각한 중국 우한(武漢)에 남아 우리 국민들의 건강을 돌보고 있는 의사 이상기(50) 원장은 지난 22일 진행된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는 낮고 담담했다.
이 원장은 "의사가 한 명이라도 남아 있으면 교민들이 심리적으로 안정을 취할 수 있다고 생각해 남게 된 것"이라는 한 마디로 우한 잔류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우한에 있는 한 한중 합작 병원에서 일하던 이 원장은 당초 지난 12일 우한을 출발한 3차 전세기 탑승을 신청하고 짐을 모두 꾸려 놓았지만 끝내 타지 않았다.
우한에 100명이 넘을 것으로 보이는 교민들이 남을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는 계속 현지에 남기로 결심한 것이다.
당초 우한총영사관의 일부 공간을 빌려 교민 전담 진료소를 운영하려던 그는 우한 당국의 시민 자택 격리 조치에 따라 집에 홀로 머무르면서 화상 대화나 전화로 매일 교민들을 원격 진료하고 있다. 다음은 이 원장과 일문일답.
-- 정부가 3차례 전세기를 운영했는데 타지 않았다.
어떻게 이런 결정을 내렸나. ▲ 마지막 3차 전세기 때 모든 교민이 들어간다는 얘기를 듣고 짐을 싸서 들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100분 넘는 교민과 영사관 직원들이 남기로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의사 직업을 가진 사람이 여기 저 한명밖에 없다.
의사가 한 명이라도 남으면 교민들이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남게 된 것이다.
우리 교민들에게 건강에 문제가 생겨 약물을 받을 때도 제가 도와 드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어머니께서 놀라 잠도 못 주무시고 하루 몇통씩 전화해 왜 (한국에) 안 들어오냐고 그러셨다.
의사로서 보람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에 일하고 싶다고 말씀드렸고 어머니도 받아들여 주셨다.
-- 지금 사시는 아파트에도 확진 환자가 있다고 들었다.
▲ 3동짜리 작은 단지에 사는데 7∼8가구에서 확진 환자가 나온 것으로 안다.
우리 동에도 확진 환자가 있다.
사실 저도 심리적 부담이 크다.
사실은 겁도 난다.
사망 소식을 들을 때마다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스트레스가 커진다.
-- 교민 진료는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가.
▲ 단체 채팅방에 들어온 교민이 86명이다.
한 분이 대표로 등록되면 가족들이 4~5명 같이 더 있다고 보면 된다.
우한과 후베이성에 남은 교민이 200명 이상이 될 것 같다.
보통 하루 4∼5가구 정도 상담을 해 드린다.
화상 전화로 할 때도 있고 화상 전화에 부담을 느끼시는 분은 전화로 한다.
다행히 아직은 발열 고열이 있거나 호흡곤란이 있는 분들은 없다.
그렇지만 코로나19가 증상이 다각도로 나타나기 때문에 확정지어서 말씀드릴 수는 없다.
-- 의약품과 방역용품의 현장 전달은 어떻게 되고 있나.
▲ 환자를 상담하고 이런 약품이 필요하다고 말씀을 드리면 총영사관에서 직접 가정에 배달해 주는 시스템이다.
화물기로 정부와 대한의사협회에서 제공해준 약들이 들어와 있다.
일반적인 약들은 받아 놓았는데 현지에 없는 약은 외교부와 의사협회에 부탁한다.
제가 구두로 요청을 드리면 외교부가 국립의료원에 의뢰해 처방전을 써 약을 받아 보내주는 방식이다.
의사협회도 마찬가지로 다른 의사분들이 처방전을 써 약을 받아 보내주기로 되어 있다.
-- 식사나 생필품 조달 등 생활을 어떻게 하고 있나.
▲ 저나 교민 모두 자가 격리 때문에 자택에만 머무르고 있다.
아파트 단지 내 산책도 안 된다.
단지에서 야채 한 봉지에 얼마 식으로 공동 구매를 하는데 물량이 부족하다.
대형 할인점 등이 인터넷 주문을 받아 물건 배송을 해 주기는 하는데 품목이 많이 줄어 먹고 싶은 것은 못 먹는다.
쌀이 있어 밥을 하고 야채를 조금 삶는다.
총영사관에서 가져다준 김치, 김, 참치 등 그런 것과 같이 먹는다.
총영사관에서 가져다준 신라면은 가끔 한 번씩 아껴서 먹는다.
-- 현재 우한의 코로나19 상황은 어떤 것으로 보나.
▲ 고비는 넘긴 것 같다.
공산당이 지배하는 중국은 통제가 어느 정도 가능한데 지금은 한국이 더 걱정이다.
한국은 지방으로 갈수록 의료 시설이 모자라 호흡 곤란 폐 질환 치료 시설이 부족할 수 있다.
가장 좋은 것은 외부 출입 삼가고 사람 많은 곳은 될 수 있는 대로, 무조건 가지 않는 것이다.
정부도 대구에 의료진을 투입해 집중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
대구에 우한과 같은 사태가 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결단을 내려서 집중적으로 관리를 하지 않으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
/연합뉴스
자택격리 속 매일 우한 교민들 원격진료…"한국 라면 아껴 먹어요" "저도 사실은 겁이 나죠. 사망 소식을 들을 때마다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스트레스가 커집니다. 그래도 우한에서 의사 직업을 가진 한국 사람이 저 한명밖에 없으니 남아야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가장 심각한 중국 우한(武漢)에 남아 우리 국민들의 건강을 돌보고 있는 의사 이상기(50) 원장은 지난 22일 진행된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는 낮고 담담했다.
이 원장은 "의사가 한 명이라도 남아 있으면 교민들이 심리적으로 안정을 취할 수 있다고 생각해 남게 된 것"이라는 한 마디로 우한 잔류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우한에 있는 한 한중 합작 병원에서 일하던 이 원장은 당초 지난 12일 우한을 출발한 3차 전세기 탑승을 신청하고 짐을 모두 꾸려 놓았지만 끝내 타지 않았다.
우한에 100명이 넘을 것으로 보이는 교민들이 남을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는 계속 현지에 남기로 결심한 것이다.
당초 우한총영사관의 일부 공간을 빌려 교민 전담 진료소를 운영하려던 그는 우한 당국의 시민 자택 격리 조치에 따라 집에 홀로 머무르면서 화상 대화나 전화로 매일 교민들을 원격 진료하고 있다. 다음은 이 원장과 일문일답.
-- 정부가 3차례 전세기를 운영했는데 타지 않았다.
어떻게 이런 결정을 내렸나. ▲ 마지막 3차 전세기 때 모든 교민이 들어간다는 얘기를 듣고 짐을 싸서 들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100분 넘는 교민과 영사관 직원들이 남기로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의사 직업을 가진 사람이 여기 저 한명밖에 없다.
의사가 한 명이라도 남으면 교민들이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남게 된 것이다.
우리 교민들에게 건강에 문제가 생겨 약물을 받을 때도 제가 도와 드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어머니께서 놀라 잠도 못 주무시고 하루 몇통씩 전화해 왜 (한국에) 안 들어오냐고 그러셨다.
의사로서 보람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에 일하고 싶다고 말씀드렸고 어머니도 받아들여 주셨다.
-- 지금 사시는 아파트에도 확진 환자가 있다고 들었다.
▲ 3동짜리 작은 단지에 사는데 7∼8가구에서 확진 환자가 나온 것으로 안다.
우리 동에도 확진 환자가 있다.
사실 저도 심리적 부담이 크다.
사실은 겁도 난다.
사망 소식을 들을 때마다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스트레스가 커진다.
-- 교민 진료는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가.
▲ 단체 채팅방에 들어온 교민이 86명이다.
한 분이 대표로 등록되면 가족들이 4~5명 같이 더 있다고 보면 된다.
우한과 후베이성에 남은 교민이 200명 이상이 될 것 같다.
보통 하루 4∼5가구 정도 상담을 해 드린다.
화상 전화로 할 때도 있고 화상 전화에 부담을 느끼시는 분은 전화로 한다.
다행히 아직은 발열 고열이 있거나 호흡곤란이 있는 분들은 없다.
그렇지만 코로나19가 증상이 다각도로 나타나기 때문에 확정지어서 말씀드릴 수는 없다.
-- 의약품과 방역용품의 현장 전달은 어떻게 되고 있나.
▲ 환자를 상담하고 이런 약품이 필요하다고 말씀을 드리면 총영사관에서 직접 가정에 배달해 주는 시스템이다.
화물기로 정부와 대한의사협회에서 제공해준 약들이 들어와 있다.
일반적인 약들은 받아 놓았는데 현지에 없는 약은 외교부와 의사협회에 부탁한다.
제가 구두로 요청을 드리면 외교부가 국립의료원에 의뢰해 처방전을 써 약을 받아 보내주는 방식이다.
의사협회도 마찬가지로 다른 의사분들이 처방전을 써 약을 받아 보내주기로 되어 있다.
-- 식사나 생필품 조달 등 생활을 어떻게 하고 있나.
▲ 저나 교민 모두 자가 격리 때문에 자택에만 머무르고 있다.
아파트 단지 내 산책도 안 된다.
단지에서 야채 한 봉지에 얼마 식으로 공동 구매를 하는데 물량이 부족하다.
대형 할인점 등이 인터넷 주문을 받아 물건 배송을 해 주기는 하는데 품목이 많이 줄어 먹고 싶은 것은 못 먹는다.
쌀이 있어 밥을 하고 야채를 조금 삶는다.
총영사관에서 가져다준 김치, 김, 참치 등 그런 것과 같이 먹는다.
총영사관에서 가져다준 신라면은 가끔 한 번씩 아껴서 먹는다.
-- 현재 우한의 코로나19 상황은 어떤 것으로 보나.
▲ 고비는 넘긴 것 같다.
공산당이 지배하는 중국은 통제가 어느 정도 가능한데 지금은 한국이 더 걱정이다.
한국은 지방으로 갈수록 의료 시설이 모자라 호흡 곤란 폐 질환 치료 시설이 부족할 수 있다.
가장 좋은 것은 외부 출입 삼가고 사람 많은 곳은 될 수 있는 대로, 무조건 가지 않는 것이다.
정부도 대구에 의료진을 투입해 집중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
대구에 우한과 같은 사태가 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결단을 내려서 집중적으로 관리를 하지 않으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