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0일 중대고비'…신천지대구교회 등 확산고리 차단에 달려

정부 "대구 지역사회 전파 못막으면 전국확산 가능성…총력대응"

신천지대구교회와 경북 청도대남병원을 중심으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연일 발생하면서 두 곳에서 시작된 확산의 고리를 끊는 게 지역사회 대유행 차단에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이 두 곳을 다녀간 접촉자를 매개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2차 감염으로 이어지는 상황이어서, 코로나19의 전국 확산 방지는 이 두 곳과 연관된 감염원과 감염경로를 어떻게 봉쇄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는 국내 코로나19 발생 양상이 신천지대구교회와 청도대남병원 등 특정 집단을 중심으로 지역사회로 감염이 전파되기 시작하는 초기 단계로 보고 있다.

이 상황만 보면 위기경보는 '경계' 단계가 타당해 보인다.하지만 정부는 이 두 곳에서 신규환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이에 대비한 선제 조치로 위기경보 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이를 통해 가능한 한 빨리 (추가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특정 집단 감염원을 찾아내서 그 주변을 차단하고 격리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 김강립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차관)은 24일 브리핑에서 "대구의 경우 확진 환자의 발생 규모가 커서 이 지역의 지역사회 전파를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한다면 향후 전국적 확산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정부는 앞으로 7∼10일이 신천지대구교회 등의 감염경로를 어떻게 막느냐에 따라 코로나19 확산을 좌우하는 중대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총력 방역태세에 들어갔다.

◇ 신천지대구교회 등에서 환자 무더기 쏟아져
신천지대구교회에서는 연일 수백명 단위로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23일 전체 확진자 602명(오후 4시 기준) 중에서 신천지대구교회 관련자는 329명(54.6%)으로 절반이 넘었다.24일(오전 9시 기준)에도 코로나19 환자가 161명이 추가 발생했는데 이중 신천지대구교회 관련자가 129명에 달했다.

대구 확진자는 115명, 경북 확진자는 8명이다.

이외 경기에서 3명, 경남에서 2명, 광주에서 1명 확진자가 나왔다.

이로써 국내 확진자 가운데 신천지대구교회 관련자는 전날 329명에서 458명으로 늘었다.

대구·경북 확진자를 포함하면 636명으로 늘었다.

청도대남병원 관련 확진자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112명이다.

방역당국은 신천지대구교회 종교행사에 참여한 대구지회 신자와 다른 지역 신자 등 9천535명의 명단을 확보해 진단검사를 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신천지대구교회 관련 환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방역당국은 앞으로 2~3일 이내에 신천지대구교회 등과 관련한 환자 수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 신천지대구교회 등을 방문해 이들을 중심으로 추가 전파가 일어나고 있다.

신천지대구교회나 신천지 교인인 31번 환자가 다녀간 호텔 뷔페 등과 동선이 겹친 다른 지역 사람들이 2차 감염되는 사례가 이미 발생하고 있다.

광주의 한 확진자(31·여성)는 신천지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했던 남편에게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경기도 이천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 2명이 나왔는데, 신천지대구교회를 방문했다가 확진된 이들과 공사 현장에서 함께 근무한 직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 대구·경북지역 방역에 총력…대구지역 거주자·방문자 2주간 외출 자제
정부는 대구지역의 코로나19 확산 속도와 규모를 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대구지역의 감염전파를 차단하고 소멸시키는 것을 목표로 범정부적 역량을 모두 동원해 고강도의 방역 봉쇄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대구지역을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관리하고, 지자체와 함께 과감한 방역 조치에 나섰다.

신천지대구교회 종교행사에 참여한 대구지회 신자와 타지역 신자들에 대해서는 확진 환자들과의 접촉 여부와 무관하게 전원 자가격리를 조치하고 모두 진단 검사할 예정이다.

임시선별진료소를 여러 군데 설치하고 진단검사 물량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대구시의 모든 유증상자들을 검사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재 대구시와 지역 의료계 등과 협의 중이다.

환자들이 안정적인 상태로 치료받을 수 있게 병원과 의료인력 등 준비했다.

기저질환이 있어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음압격리병상에 수용되어 있으며, 코로나19 경증환자들을 신속하게 치료하고자 대구의료원, 대구동산병원 등을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해 600여 개의 입원 병상을 확보했다.

추가 환자 발생에 대비해 약 1천 병상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김강립 부본부장은 "지나친 불안을 갖기보다 정부를 믿고 현장의 방역 조치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우선 최소 2주간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는 등 이동을 최소화해 달라고" 말했다.

기침, 인후통, 오한 등 호흡기 증상이나 발열이 있으면 병원을 방문하지 말고, 1339 콜센터나 보건소로 먼저 상담하고 필요한 경우 선별진료소를 찾아가서 검사를 받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증상이 있으면 외출을 자제하시고, 불가피하게 외출할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줄 것을 권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