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입국 방치 정부" vs "독특한 예배 방식 신천지"…확진자 폭증 책임 공방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21일 오후 대구시 남구 보건소에 의심 환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남구에는 코로나19 확산을 가져온 것으로 지목받는 신천지 교회가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폭증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는 24일 오전 9시 기준 현재 국내 확진자 수가 총 763명이라고 발표했다. 코로나 19 증세로 숨진 사망자도 7명으로 늘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한 것을 놓고 정치권에선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우선 보수 야권에선 정부에 화살을 돌리고 있다. 김성원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컨트롤타워 부재였다. 방만하고 안일한 태도로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 명백한 잘못이고 실책이었다"며 "최소한의 양심, 염치, 상식이라도 있다면 국민에 대한 사과는 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하지만 대통령은 여전히 어물쩍 넘어가려 하고 있다. 침묵을 넘어 이제는 남 탓으로 돌리려 하고 있다. 신천지 때문에, 언론 때문에, 일부 보수 성향 집회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이라고 손가락질한다"며 "첫 사망자가 나온 20일 저녁에도 대통령의 메시지는 오직 '시진핑 주석의 방한'뿐이었다. 그로부터 이틀 후, 불안에 떠는 국민들 앞에 대통령이 꺼낸 말은 무려 7번에 걸친 '신천지'였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이번에는 신천지, 또 다음번엔 누가, 어떤 집단이 이 정부 남 탓의 제물이 될 것인가"라며 "과거 메르스 사태 당시 '메르스 슈퍼 전파자는 정부'라며 대통령 사과를 요구했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모습을 국민들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도 "중국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에 대한 전면적인 입국 금지 조치 없이 코로나19를 막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교회 예배뿐만 아니라 영화관, 세미나 등등 어느 상황에서든 대규모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상황에 정부가 선제적 대응을 했어야지 이제 와서 신천지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여권에선 확진자가 폭증한 주요 원인은 방역 실패 탓이 아니라 신천지 때문이란 입장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4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신천지교가 전국적 (코로나19)확산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신천지 집회 참석자를 거쳐 수백 명이 감염됐다"고 지적했다. 보수 야권의 중국인 입국 금지 주장에 대해서는 "감염병이 돌면 특정 집단·사회를 공격하고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흐름이 있다. 서울 메르스가 심각할 때 중국이 한국인 입국을 막았는지 묻고 싶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실제로 지금까지 국내 확진자 763명 중 458명이 신천지 관련자다. 신천지 관련 무더기 확진자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하루 1~2명 확진자가 발생하는데 그쳐 보건 당국이 성공적인 방역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었다.

신천지에서 무더기 확진자가 나온 것과 관련해서는 독특한 예배 방식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천지 대구교회를 다니다 탈퇴한 전직 신도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천지에서는 신도들이 맨바닥에 책 한권 정도 들어갈 틈을 두고서 '따닥따닥' 앉는다"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최대한 붙어 앉는다. 이것이 (코로나 19) 감염 위험을 키우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현재 신천지예수교회를 강제로 해체해야 한다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은 청원 시작 이틀 만인 24일 40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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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