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한 봉쇄 '갈팡질팡'…부분해제 2시간 만에 철회

외지인 떠나도록 허용했다가
"지도자 동의 못 받았다" 취소

공산당 최대 정치행사 양회
코로나 사태로 42년 만에 연기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연기됐다. 양회가 미뤄진 것은 1978년 첫 행사가 열린 이후 42년 만에 처음이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24일 베이징에서 상무위원회를 열어 3월 5일 개막할 예정이던 제13기 전인대 제3차 전체회의를 연기하기로 결의했다. 새로운 개최 날짜는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전인대와 맞물려 다음달 3일 열릴 예정이던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도 연기가 불가피해졌다.이번 결정은 대부분의 성(省)과 도시가 방역작업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지방 성별로 전인대를 준비하기가 어렵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3000명의 전국인민대표 가운데 3분의 1은 각 지방과 부문의 주요 지도자로 방역작업 일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전인대와 정협을 합쳐 5000명 넘게 베이징으로 모이면 감염 위험이 커질 우려가 있다.

중국은 문화대혁명 이후인 1978년부터 매년 양회를 열어왔다. 1985년부터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3월 개최 전통을 이어왔다. 1995년부터 전인대는 3월 5일, 정협은 3월 3일 개막했다.

중국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닷새째 1000명을 밑돌았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4일 0시 기준 전국 31개 성·시·자치구에서 7만715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2592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하루 전보다 확진자가 409명, 사망자는 150명 늘었다. 신규 확진자는 지난 20일 394명을 기록한 뒤 5일 연속 1000명 아래로 떨어졌다. 발병지인 우한이 포함된 후베이성에서 신규 확진자가 398명 추가됐고 이 중 우한에서 348명이 나왔다.

이에 따라 중국 6개 성은 중대 돌발 공중위생사건 대응 단계를 낮췄다. 광둥성과 산시성은 1급에서 2급으로, 간쑤성과 랴오닝성, 윈난성, 구이저우성은 1급에서 3급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중국은 공중위생사건을 특별 중대(1급), 중대(2급), 비교적 중대(3급), 일반(4급)으로 나눠 관리하고 있다.

사태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자 우한시는 이날 도시 봉쇄령을 일부 완화했다가 두 시간여 만에 백지화했다. 우한시는 통지를 통해 도시 운영, 특수질병 치료 등의 특별한 이유가 있거나 발열과 기침, 호흡 곤란 등의 증세가 없는 우한 외 지역 거주자는 도시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허가했다. 하지만 2시간 뒤 “지휘부의 검토와 주요 지도자의 동의 없이 발표됐다”는 이유를 들어 봉쇄 완화 조치를 취소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