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롯데카드 앞다퉈…음성 없는 '스마트 ARS'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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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화면에 문자로 안내카드 발급을 위해 롯데카드 고객센터에 전화를 하니 세 가지 자동응답(ARS) 선택권이 주어졌다. 디지털 ARS, 말로 하는 ARS, 누르는 ARS 중 디지털 ARS를 선택하니 문자로 디지털 ARS 페이지 링크가 전송됐다. 링크를 누르자 디지털 ARS 화면이 떴다. 기존 ‘보이는 ARS’보다 속도가 빠르고 선택권도 많아졌다. ARS 상담보다는 롯데카드 앱을 이용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노년층·외국인도 쉽게 금융거래
금융회사들이 ARS 상담 서비스를 속속 개편하고 있다. 상담원 연결이 아니라 금융소비자가 스마트폰 화면을 보며 직접 상담 업무를 선택할 수 있는 ‘목소리 비대면’ 서비스를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신속한 업무 처리와 함께 고객센터 통화량과 상담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롯데카드는 24일 ‘디지털 ARS’를 도입했다고 발표했다. 디지털 ARS는 기존 ‘보이는 ARS’에서 한층 진화했다. 보이는 ARS는 음성 ARS 메뉴를 그대로 통화 화면에 옮겨놓은 형태였다. 원하는 메뉴를 선택하면 음성 ARS와 마찬가지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데 시간이 지체된다는 단점이 있었다. 롯데카드는 이런 점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금융소비자의 상담 패턴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문의가 많은 업무를 위주로 화면을 구성했다. 롯데카드 회원이라면 본인 이름 확인 후 카드 비밀번호 4자리만 누르면 바로 이용이 가능하도록 인증 절차를 간소화했다.
은행권도 새로운 ARS 서비스 도입에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날 ‘스마트 ARS’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외국인과 노년층을 겨냥해 기존의 보이는 ARS 서비스를 개선했다. 국내 거주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 해외 송금 때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어 캄보디아어 등 7개국어의 문자와 음성을 지원한다. 최근 이용한 거래는 메인 화면에서 바로 들어갈 수 있도록 화면을 구현해 편의성을 높였다. 스마트 ARS 서비스를 위해서는 별도의 보이는 ARS 앱이 필요하다. 한준성 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 부행장은 “노년층과 외국인 등 디지털 소외계층에 편리한 금융 거래를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