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9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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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1802년 10월 ‘하일리겐슈타트의 유서’를 쓴 베토벤은 운명에 굴복하는 대신 맞설 것을 결심하고 투쟁적인 스타일의 중기로 접어든다. 바이올린 소나타 9번(1803)은 이 시기의 명곡이다.
베토벤은 “거의 협주곡처럼, 아주 협주곡풍으로 쓴 바이올린과 피아노 소나타”라고 악보에 적었다. 여기서 ‘협주곡풍’이란 경쟁적, 대결적이란 의미다. 온화한 변주곡인 2악장은 그렇지 않지만 1악장과 3악장은 과연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불꽃 튀는,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최고의 경연이다.작곡 과정에도 아이러니가 있었다. 흑백 혼혈 바이올리니스트인 조지 브리지타워를 위해 작곡했고, 그가 초연했으나 마음에 들지 않자 프랑스 바이올리니스트 루돌프 크로이처에게 헌정한 것이다. 이 곡이 ‘크로이처’라 불리는 배경이다. 하지만 크로이처는 전혀 프랑스적이지 않은 이 소나타를 한 번도 연주하지 않았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