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들 "고통 분담하자"…자발적으로 임대료 내린다

남대문 상가 임대료 20% 인하
송도 트리플스트리트도 동참
대전서도 '임대 상생협약' 활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소상공인의 경영난이 심각해지자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임대료 인하에 나서는 건물주가 늘고 있다.

서울 중구는 남대문시장 상가 5개 동이 자발적으로 3개월간 임대료를 20% 내리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3일 C동 남대문중앙상가 고려인삼백화점 대표가 입주 점포 50곳의 임대료를 3개월 동안 20% 깎아주면서 이 같은 움직임이 시작됐다. 5일에는 동찬기업 대표가 남대문상가 E동과 G동 점포 780곳의 임대료를 깎아주기로 했다.삼호우주상가 대표는 550여 개 점포의 임대료를, 남정빌딩 대표도 770여 개 점포의 임대료를 인하했다. 남대문시장에서 임대료 인하 혜택을 보는 점포는 2000여 개에 달한다.

부산에서도 건설·건자재 종합기업 아이에스동서가 용호동 더블유스퀘어 103개 점포의 임대료 중 50%를 3개월간 회사가 부담해주기로 했다. 아이에스동서가 부담할 임대료는 약 5억5000만원이다. 권민석 아이에스동서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구와 충남 아산 등의 전통시장을 방문해 격려하면서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어려움을 극복해나가자고 밝혔고, 전북 전주시는 한옥마을 주요 상권 건물주들과 최소 석 달간 임대료 10% 이상을 인하하자는 ‘상생 선언문’을 선포하기도 했다”며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임대료 인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더블유스퀘어상가에서 요식업을 운영 중인 김성해 상가번영회 회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상가 방문객이 60% 정도 줄었다”며 “이번 아이에스동서의 조치가 상가 임대인과 입주 상인이 상생하는 모범사례가 돼 동종 업계도 적극 동참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종합쇼핑몰 트리플스트리트도 이달부터 임대료 인하에 동참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매장을 찾는 손님이 60~70% 줄어들면서 임차인의 피해가 커졌기 때문이다. 트리플스트리트를 운영하는 에스디프런티어는 2~3월 두 달 동안 임대료를 20% 인하하기로 했다. 트리플스트리트는 2017년 4월 개장한 복합문화쇼핑몰로 옷가게, 음식점, 생활용품 등 157개 업체가 입점해 있다.충남에서는 대전충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이 나서서 건물주들과 함께 임대료 인하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홍성 명동상가 건물주 13명은 32개 점포 임대료를 코로나19 사태가 끝날 때까지 10% 인하하기로 했다. 오명환 홍성 명동상가 건물주협의회장은 “상인들이 어려우면 건물주도 힘들다”며 “상인과 건물주가 하나로 뭉쳐 어려움을 이겨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