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폐쇄 놓고 정치권 책임공방 "토론회 무책임" vs "행사 독려할 땐 언제고"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지자 25일 국회 출입문이 폐쇄됐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 여파로 25일 국회가 일시 폐쇄됐다. 지난주에 확진환자가 미래통합당에서 주최한 토론회에 방문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토론회에서 확진자와 접촉했던 심재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미래통합당 관계자들은 다행히 코로나19 음성판정을 받았다. 헌정 사상 최초로 국회가 폐쇄된 것에 대해 여야는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들이 음성판정을 받은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어제 본회의가 전격 취소되고, 의사당이 폐쇄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불러온 해당 정치인들의 안이하고 무책임한 행태에 국민들의 분노와 실망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서로가 서로의 방역안전망이 되기 위해 전 국민이 비상한 각오로 임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이 국회 내의 대규모 인력 동원 토론회를 기획하고 강행한 것에 다시 한 번 유감을 밝힌다"면서 "민관, 공동방역에 함께하고 책임감 있는 위기 극복에 제1야당이 누구보다 앞장서 주길 거듭 당부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이만희 미래통합당 원내대변인은 반박 논평을 통해 "정부 무능은 외면하고 코로나 피해자 모독한 민주당 대변인의 망언을 규탄한다"고 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장본인이 바로 문재인 정권이고, 그에 손뼉 치며 부화뇌동한 게 바로 민주당"이라며 "자신들의 무능은 외면하면서 국민 탓, 야당 탓이나 하고 있는 현 정권의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곧 종식될 것이라면서 집단 행사를 연기하거나 취소할 필요는 없다고 한 것이 바로 문재인 정권 아닌가"라며 "야당 의원들에게 저주에 가까운 비난이나 쏟아내며 국민을 모독한 이재정 대변인을 즉시 사퇴시키고 국민 앞에 엄중히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국회 사무처는 확진자가 국회를 다녀간 사실이 확인된 후 즉각 방역에 나섰다. 확진자가 참석한 행사가 열렸던 의원회관 2층 출입구와 본관 일부 출입구를 폐쇄했고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발열이 있는 사람의 국회 출입을 전면 금지했다.국회 본관과 의원회관, 도서관, 의정관과 어린이집도 모두 일시 폐쇄하고 긴급 방역을 실시했다. 국회 본관과 의원회관은 26일 수요일 오전 9시에 다시 문을 열 계획이다.

신군부의 계엄령 발동으로 국회 기능이 정지된 적은 있지만 국회가 일시 폐쇄된 것은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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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