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앞에서 대구 남구청장이 눈물 흘린 사연은?

대구내 재정자립도 꼴찌인 남구에 확진환자는 가장 많아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층 구민의 12.2%

취약계층 복지전달확인 위해 들른 문 대통령에
남구청장 "도와주십시요"라며 건의사항 적은 봉투 전달

문 대통령 "편지 잘 살펴보겠다"고 격려
사진=연합뉴스
"도와주십시요"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을 받은 조재구 대구광역시 남구청장은 눈물을 보이며 도움을 요청했다. 남구청은 대구 내에서도 기초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이 많은 복지취약 지역으로 꼽힌다. 이날까지 남구의 코로나19 확진환자는 270명으로 대구 전체 환자의 절반을 웃돈다. 문 대통령이 대구시청에서 특별대책회의를 마친 뒤 남구청을 별도로 찾은 것도 취약계층이 많은 지역에서 확진자가 많은 점을 우려해 복지전달체계를 직접 검검하기 위해서였다. 조 구청장은 "취약계층인 기초수급자, 그리고 차상위계층 포함해서 1만2480가구, 1만7774명으로 남구 인구의 12.2%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노인층과 빈곤층 비중이 높다는 얘기다.코로나19현황을 설명한 조 구청장은 "고민끝에 몇자 적어서 건의드리오니 대통령께서 꼭 도와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눈시울을 붉히며 봉투를 꺼냈다. A4지 두장이 담긴 봉투를 받은 문 대통령은 내용을 살펴본 뒤 김연명 사회수석에게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대구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고 격려한 뒤 "아까 주신 편지는 제가 잘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남구청 1층 종합민원실에 들른 문 대통령은 "상황 때문에 손을 잡지 못하지만 마음으로 진심으로 고맙다"며 공무원들을 격려했다. 현장 방문을 마치고 차량에 오르는 문 대통령을 향해 조 구청장은 "남구청 재정이 전국 꼴찌입니다. 제발 도와주십시요"라며 또 한차례 눈물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조 구청장의 어깨를 두드리며 "힘내십시요"라고 위로하고 차량에 올랐다. 남구청에 따르면 재정자립도는 대구 8개 구 가운데 8위이며 전국 69개 자치단체 중 63위다. 문 대통령이 출발한 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조 구청장에게 "애로 사항이 있으면 직접 전화해달라"고 인사를 건넸다.

이날 남구청장이 전달한 편지 내용은 코로나19 방역과 직접적으로 관련한 내용보다는 미군부대내 대구3차 순환도로 미개통 문제, 레포츠 산업 및 공동체활성화 복지거점센터 건립 등 지역 현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