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중국인이 '脫한국' 러시…중국行 항공권값 7~8배 급등

코로나19 확산에 "韓이 더 위험"
中 근로자들 귀국 행렬 줄이어

中 공항들, 입국 통제 본격화
"한국인 입국 금지" 주장도 나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발병 진원지인 중국이 이제 한국을 더 위험한 국가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에 들어와 있는 중국인 근로자들이 중국으로 탈출하려 하면서 중국행 항공권 값이 치솟고 있다. 또 중국으로 들어가는 한국인을 강제 격리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여행사들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인천→칭다오(산둥성) 편도 항공권 가격은 지난주보다 7~8배 뛰었다. 지린성 옌지행 티켓도 비슷한 수준으로 급등했다.

중국 온라인여행사 C트립(트립닷컴) 관계자는 “평소 400~500위안(약 7만~8만7000원) 하던 서울발 칭다오행 편도 항공권 가격이 3000위안(약 51만원) 이상으로 뛰었다”며 “한국에서 되도록 빨리 본국으로 돌아가려는 중국인 근로자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트립에 따르면 서울~칭다오 노선은 1주일에 300편 이상 운항되고 있다. 서울~옌지 노선은 100편 내외다. 이 중 상당수 노선이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감축됐다. 항공권 가격이 오르면서 중국판 트위터에선 “한국인들이 중국으로 피신하려고 하고 있다”는 루머까지 돌고 있다.

칭다오시 정부는 25일 입국금지 외국 국적 목록을 발표했으나 한국을 포함시키지는 않았다. 칭다오시는 성명을 통해 “칭다오로 입국하는 외국인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성명에 대해 중국인들이 “일본과 한국에서 오는 사람들의 입국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SCMP는 보도했다.중국에선 이미 한국인 입국 통제가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이 중국인 입국 제한을 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성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과는 딴판이다.

칭다오와 같은 산둥성에 있는 웨이하이시는 이날 오전 도착한 인천발 제주항공편 승객 167명 전원을 시내 호텔에 격리했다. 이 항공편에는 한국인 19명, 중국인 144명, 기타 국적 4명이 탑승했다. 중국이 한국발 입국자를 전원 격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 광둥성 선전에 도착한 한국발 여객기에 탄 한국인 30여 명은 동승한 중국인의 발열 증상 탓에 전원 격리됐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한국인 입국금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환구시보의 후시진 총편집인은 자신의 웨이보에 “전염병이 한국에서 역류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한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사람에 대해 14일간 격리할 것을 제안한다”고 적었다. 환구시보와 영문 글로벌타임스는 최근 매일같이 “코로나19에 대한 주변국의 대응이 느리다”는 내용의 사설을 싣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