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 오르는 돼지고기값, 왜
입력
수정
지면A21
돼지고기 최대 소비국인 중국돼지고기값이 오르고 있다. 공급 과잉과 소비 부진으로 폭락했던 돼지고기 가격이 지난 17일 이후 경매 시장에서 7일 연속 상승했다.
ASF 이어 코로나19로 공급부족
국제 돈육가격 이어 국내도 영향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25일 돼지고기 1㎏ 도매가격은 3587원이었다. 대구와 경북 지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 확산하기 이전인 14일과 비교하면 400원(12%) 올랐다. 설 연휴 직전 2주간 소폭 상승했던 때를 제외하면 올 들어 가장 높은 가격이다.
작년 국내산 돼지고기의 산지 가격은 20% 이상 하락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산되면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다고 보고 많이 수입한 영향이다. 외식이 줄자 수요가 감소하며 시세는 더 떨어졌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자 돼지고기값은 상승세로 돌아섰다. 업계는 간편식과 외식 배달이 늘어나는 등 식료품 수요가 반짝 증가하면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외식 경기는 바닥이지만, 간편식은 물론 일부 생활필수품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말했다.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돼지고기 세계 최대 소비국인 중국에서 가격이 계속 올라 국내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중국에 ASF가 번지면서 국제 돼지고기값은 지난해 큰 폭으로 출렁였다. ASF가 급격히 확산하던 지난해 4월 0.45㎏에 98.98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 돼지고기 가격은 중국 정부가 재고를 푸는 등 대책을 내놓으면서 8월 59달러대로 하락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된 올 1월 들어 70달러대로 올라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정부가 돼지고기 재고를 푸는 등 대책을 내놨지만 ASF 여파로 공급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고 돼지고기값 상승의 원인을 설명했다. 미국 농무부는 중국이 지난해 돼지고기 수입량을 전년 대비 80% 이상 늘렸고, 올해는 이보다 42% 더 늘어난 양을 수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관계자는 “중국과 한국이 코로나19의 동시 확산 국가에 속하는 동안에는 국제 돈육 가격이 오르면서 국내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