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호트 격리' 대남병원서 사망자 속출…정부 "25명 외부 이송"

공식 집계 사망자 11명 중 7명 청도대남병원 사례
전문가들 "환자 중증도 분류해 관리하고 전문 치료 받아야"
김강립 총괄조정관 "중증도 분류하고 이송할 계획 검토 중"
경북 청도대남병원에 이어 부산 아시아드요양병원에서도 '코호트 격리'가 시행되면서 병원에 남아 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상태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특히 청도대남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병원 안에서 중증도에 따른 환자의 분류와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청도대남병원과 아시아드요양병원 환자를 필요에 따라 외부로 이송, 진료환경을 개선하고 치료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현재 청도대남병원에서는 25명이 외부로 이송됐다.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코호트 격리는 특정 질병에 같이 노출된 사람을 동일 집단(코호트)으로 묶어 격리하는 조치를 뜻한다.

원칙적으로는 같은 질병에 걸린 환자들이 대상이다.

한 장소에서 환자들을 1인 1실에 준하는 격리 상태로 관리하며 외부에 대한 노출을 차단하는 방식이다.전문가들은 코호트 격리를 시행할 때 격리된 환자들이 적정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청도대남병원의 경우 수년간 병원 생활을 한 60대 전후의 노약자들이 대다수"라며 "사망자가 계속 나오는데 (병원) 안에서 (적정한) 치료를 못 받고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부분 위중한 환자들일 텐데 중증도를 분류해 대학병원 음압병실과 같은 곳에서 전문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대남병원 사망률이 국내 전체보다 높은데 이에 대한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지금까지 청도대남병원과 관련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된 환자는 총 113명이다.

103명은 환자, 9명은 의료인 및 직원, 1명은 청도대남병원 환자의 아들이다.

이 중에서 101명이 폐쇄 정신병동 입원환자로, 7명이 사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이날 오전 9시 기준으로 집계한 국내 전체 사망자는 11명이다.

방역 당국도 중증환자들을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환자 대부분이 정신질환이 있어 이송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청도대남병원에 계신 분들은 코로나19와 정신질환에 대한 고려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이어서 단시간 내 조치를 취하는 데 제한이 있다"며 "현재 중증도에 따라서 분류하고 필요한 경우 이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청도대남병원 사망자 7명을 제외하고 106명 중에서 25명을 (외부로) 이송했다"며 "나머지 환자는 국립정신병원에서 파견된 의료진으로부터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청도대남병원에는 국립정신건강센터 의료진과 내과의사 4명 등 24명의 외부 의료인력이 투입됐다.

중대본은 국립부곡정신병원에서도 간호 인력을 추가 확보해 청도대남병원 환자의 치료를 지원할 계획이다.

외부 이송을 검토하는 한편 정신질환을 보유한 환자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청도대남병원의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부산 아시아드요양병원의 환자도 외부 이송을 검토 중이다.

일부 환자를 외부 의료기관으로 전원해 요양병원 내 밀집도를 줄이는 등 진료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취지에서다.김 총괄조정관은 "이송이 가능한 환자는 부산에 있는 (다른) 의료기관 등으로 우선 이송하겠다"며 "(코호트)격리를 통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 동시에 모든 환자를 그대로 두면서 치료를 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현재 상황을 감안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