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양식·녹차·발효식품 효과"…코로나 역마케팅 믿어도 되나?

면역력·저항력 증강 등 미확인 사실 홍보…관련 음식·제품 판매 늘어
보건당국 "면역력 증강만으로 바이러스 예방, 사실 호도할 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부분의 경제활동이 위축된 가운데 코로나 극복을 내세우는 역마케팅이 눈길을 끈다.부산 한 식당은 최근 단골들에게 "코로나바이러스에 강한 보양식을 드시고 면역력을 키워 건강을 지키기 바랍니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건강식품으로 알려진 황칠나무 요리와 해신탕을 전문으로 하는 이 식당은 코로나19 이후 손님이 줄어들자 건강식품 이미지를 내세우는 역마케팅에 나섰다.

이에 앞서 경남 하동녹차연구소는 녹차의 카데킨 성분과 홍차의 데아플라빈 성분이 바이러스 침입과 체내 증식을 막아준다며 녹차와 홍차를 많이 마실 것을 홍보했다.인삼으로 유명한 충남 금산군도 인삼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이 바이러스 억제에 효과가 있다며 오래 복용할 경우 체내 면역력과 저항력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시중에서 된장이나 김치, 막걸리, 마늘, 생강 등 전통 음식이 바이러스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관련 음식이나 제품의 판매가 늘어나는 현상도 보인다.
경남도농업기술원도 이달 초 우리나라 전통 발효음식이 면역력을 높인다는 자료를 내기도 했다.실제로 국내 한 막걸리 생산업체의 1월 매출은 앞 달과 비교해 88.9% 증가하는 등 막걸리 소비가 많이 늘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과도한 코로나 마케팅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례도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세균, 유해물질 99.9% 제거', '초미세먼지 제거' 등 문구를 내세우며 판매에 나선 차량용 공기청정기 업체에 경고 조처를 내렸다.이들은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자 소셜미디어 등에서 '코로나 잡는 공기청정기'라는 광고 문구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 보건 관계자는 26일 "코로나바이러스 예방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면역력 증강만으로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는 것처럼 홍보하는 것은 자칫 사실을 호도할 수 있다"며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감염 우려를 차단하는 동시에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음식을 먹는 것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