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기시간 줄여라"…코로나19 우려에 방문예약 '인기'[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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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점 대기 시간 최소화# 올 봄 아파트 구입을 계획하고 있는 30대 직장인 A씨는 은행에 부동산담보대출 상담을 받으러 가기로 했다. 하지만 날로 거세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은행처럼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 가기가 걱정스럽다. A씨는 시중은행의 은행 방문사전예약 서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은행 영업점에서 대기 시간 없이 바로 업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일부 지역에서 시중은행들의 영업점 폐쇄가 잇따르는 등 은행 방문을 두려워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이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서비스가 은행 방문 사전예약이다. 은행 영업점 내에서 대기하는 시간을 최소화해 혹시 모를 감염 가능성을 낮출 수 있어서다.26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은행 등은 각각 모바일 앱(응용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영업점 방문을 예약하고 편리하게 상담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은행마다 서비스를 지칭하는 이름은 조금씩 다르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고객은 자신이 원하는 시간과 영업점을 선택해 예금 개인대출 해외송금 등의 업무를 30분 단위로 예약할 수 있다.
모바일 앱을 통해 고객이 방문할 영업점과 시간을 선택한 후 신청하면 해당 영업점에 전달된다. 고객은 원하는 시간에 상담 받을 수 있고, 직원은 고객이 방문하기 전 고객 요구에 맞는 상담을 준비할 수 있다.
영업점 방문예약 서비스 확대에 적극적인 KB국민은행은 2017년 10월 '스마트 예약 상담제'를 도입한 후 현재 990개 지점에서 시행 중이다.
신한은행은 873개 지점에서, 하나은행은 48개 지점에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우리은행은 방문예약 서비스는 없지만 수도권 400여개 영업점에서 모바일 번호표를 제공한다. 번호표 발급은 당일에만 가능하고, 방문예약처럼 구체적인 상담 시간을 정할 수는 없다.
모바일 번호표를 이용하면 고객은 영업점을 방문하기 전에 대기고객 현황을 알 수 있다. 대기시간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의 확산에도 은행 내방 고객수는 거의 줄지 않았다"며 "방문 예약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보다 효율적으로 시간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일부 시중은행 영업점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근무했거나 방문함에 따라 임시 폐쇄가 잇따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대구 다사지점과 황금네거리지점을 임시 폐쇄했다. 신한은행은 오는 28일까지 성남공단금융센터의 영업을 중단한다. 하나은행 경희대 국제캠퍼스 출장소도 다음달 11일까지 문을 닫는다.
은행 영업점은 대면 업무를 많이 하는 특성상 코로나19 확산에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다. 은행들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소독을 비롯해 직원들의 마스크 착용, 손 소독제 비치, 방역 강화 등 영업점 방역 강화에 힘쓰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000명을 넘어섰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9시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전일 오후 4시 대비 169명 추가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총 1146명이다.
차은지/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