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업체 기술 빼돌려 '단가인하' 압박…아너스 벌금 1억원

하도급 업체의 기술을 경쟁사에 건네 납품단가를 낮추도록 압박한 물걸레 청소기 업체 아너스 법인이 억대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1단독 김동현 판사는 26일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아너스 대표이사 A 씨 등 3명에게 각각 벌금 1천만원을, 아너스 법인에 벌금 1억원을 선고했다. 아너스는 2016년 11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청소기의 모터 제어 기능을 하는 전자제어기 납품업체 B 사로부터 회로도, 부품목록 등 기술 자료를 받아 B 사의 경쟁사 8곳에 총 10차례에 걸쳐 전달하는 등 유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아너스는 B 사 외에 다른 업체가 전자제어기를 생산토록 해서 납품업체를 이원화, 가격경쟁을 유도하려는 목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경쟁사들은 아너스로부터 건네받은 자료로 전자제어기 샘플을 제출했고, 아너스는 이를 통해 B 사에 단가 인하 압박을 넣어 이득을 봤다. 법원은 피고인들의 법정 진술 및 수사보고, 공정거래위원회 결정서 등을 볼 때 유죄가 인정된다며 벌금형을 선고했다.

앞서 공정위는 2018년 10월 아너스에 과징금 5억원을 부과했으며, 공정위로부터 고발장을 받은 검찰은 수사 끝에 지난해 7월 아너스를 기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