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네이버서 막힌 연예인 악플…이제 네이트로 쏠리나 [김은지의 텔레파시]

네이버, 다음 이어 3월중 연예뉴스 댓글 폐지키로
네이트 "아직 정해진 바 없다"…'악플 풍선효과' 우려
사진=게티이미지
다음에 이어 네이버가 오는 3월 연예뉴스 댓글 서비스를 폐지한다. 이제 눈길은 국내 포털 3위 네이트로 향하게 됐다. 다음과 네이버에서 막힌 악성 댓글이 자칫 네이트로 쏠릴 수 있단 우려가 나오자 네이트는 '풍선효과'를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다음달 중으로 연예 기사 댓글 서비스를 잠정 폐지한다. 연예인에 대한 인격 모독, 사생활 침해 문제를 최소화하는 취지다.루머 확산 우려가 있거나 인격권을 침해할 수 있는 키워드 노출을 막기 위해 인물명 연관검색어 서비스도 전면 폐지키로 했다. 아울러 4·15 총선 기간에는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도 중단한다.

지난해 10월 연예뉴스 댓글을 폐지하고 같은해 12월 인물 연관 검색어 서비스를 중단한 다음에 이어 포털업계 1위 네이버도 동참한 것이다. 다음은 이달 20일엔 실시간 이슈 검색어 서비스도 종료했다.

네이버까지 연예인을 향한 지속적 악플과 인신공격에 제동을 걸면서 업계 관심은 포털 3위 사업자 네이트로 쏠리고 있다. 네이트는 여전히 연예 기사 댓글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네이트 관계자는 "네이버와 다음의 조치에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연예뉴스 댓글 폐지 관련해선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가 연예뉴스 댓글 서비스를 중단하면 네이트로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는 일부 공감한다.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라고 덧붙였다.
사진=네이트
네이트는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의 정책 규정에 근거해 댓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타인에 대한 욕설 또는 비방 △인신공격 또는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또는 사생활 침해 등과 관련한 댓글은 네티즌들의 신고나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예고 없이 삭제한다. 상습적이거나 위반 정도가 심한 댓글 작성자의 경우 댓글 작성 권한을 제한한다.댓글 활동의 신뢰성을 볼 수 있는 작성자의 '클린지수'도 공개하고 있다. 클린지수는 관리자 모니터링을 통해 댓글이 삭제된 횟수, 이용정지 이력사항을 반영한다. 해당 사용자가 선플을 많이 쓰는지, 악플이나 스팸을 많이 쓰는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하지만 네이트 관리자의 모니터링과 누리꾼 신고만으로는 연예인을 향한 도 넘은 악성 댓글을 막을 수 없단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네이버는 앞서 댓글 서비스의 기술적 한계를 인정했다. 네이버는 "인공지능(AI) 악플 탐지봇 '클린봇'을 고도화하고 있지만 현재의 기술적 노력만으로는 연예인들의 고통을 해소하기에 아직 부족함을 인정한다"며 "연예 정보 서비스의 구조적 개편이 완료될 때까지 연예뉴스 댓글을 닫기로 했다"고 설명했다.네이버나 다음보다 기술·인력 투자 규모가 적은 네이트는 악플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보다 크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연예 기사 댓글은 인격 모독과 사생활 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관리자를 아무리 늘려도, AI 시스템을 고도화해도 완벽히 해결되기 어렵다"면서 "네이버의 (연예뉴스) 댓글 서비스가 사라지면 그 여파로 네이트가 난처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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