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일만에 확진 1200명대…'뒷북 방역'이 피해 키웠다

26일 하루에만 284명 증가
日·러시아도 '한국 차단' 나서
사진=연합뉴스
국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처음 발생한 지 37일 만에 1000명을 넘어섰다. 중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많다. 전문가들은 중국 체류자 입국 금지, 지역사회 전파 차단 등 초기 방역에 실패한 국내에서 이미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질병관리본부(중앙방역대책본부)는 26일 국내 코로나19 환자가 284명 늘어 전체 환자는 1261명이라고 26일 발표했다. 대구·경북만 1027명이다. 사망자는 12명이다.
코로나19의 국내 유행 속도는 다른 감염병과 비교해도 빠르다. 신종플루는 2009년 5월 2일 첫 환자가 발생한 지 81일 만(7월 22일)에 1000명을 넘었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는 전체 환자가 186명이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뒤늦은 대응이 사태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국내 코로나19 유입 초기인 이달 초 진앙지인 중국에서 하루 1만 명 이상이 입국했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 4일에야 중국 후베이성 체류자에 한해 제한적 입국 금지 조치를 했다. 대한의사협회 등이 중국 전역 체류자를 입국 금지해야 한다는 담화문을 낸 뒤였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내는 이미 팬데믹(대유행)으로 보고 있다”며 “청도대남병원에서 다수 환자와 사망자가 나왔는데 방심하면 얼마나 큰 피해를 보는지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이날 일본과 러시아는 ‘한국인 차단’에 나섰다. 일본이 최근 14일 이내 대구·경북 청도 지역 방문자의 입국을 금지한 데 이어 러시아도 한국 방문 자제를 권고했다. 이로써 한국인 입국 금지·제한 국가는 총 30개국으로 늘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