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미세하게라도 증상 있어야 검사"…시장 발언 해명(종합)

박원순 "증상 있건 없건 몸 이상하면 검사" 등 사례정의 확대 주장
"명성교회, 전수조사 등 대구 사례 참고해 대응할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대상 확대 수위에 대해 서울시 실무진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발언을 바로잡았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26일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시장님이 어제 말한 내용에 대한 일부 보도에서 '증상이 없어도 원하는 사람은 검사해준다'는 내용은 정정하겠다"고 말했다.

나 국장은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있는 시민은 누구라도 본인이 미세한 증상이 있으면 선별진료소에 와서 의사 진단에 따라서 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본인이 증상이 느껴져서 진료를 희망하는 사람은 누구든 검사받을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라며 "열이 없는 등 모든 사람을 (검사)해준다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전날 대책회의에서 "코로나19 사례정의를 서울시는 '증상이 있건 없건 몸이 이상해서 선별 진료소로 찾아오는 사람'으로 보겠다"며 "다시 말하면 누구라도 받아야 한다.

사례정의의 무한 확대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오전 구청장들과 한 회의에서도 "시민 누구나 확진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사례정의를 바꾸자"며 "본인이 확실히 뭔가 증상이 나타났다는 느낌이 없는 상황에서도 감염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모든 사람을 받아주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서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선별진료소를 갔더니 사례정의와 맞지 않아서 돌려보냈다는 얘기도 있다"며 "선별진료소에서 모든 시민을 맡아 확진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코로나를 이기는 거의 유일무이한 길"이라고 했다.

사례정의는 감염병 감시·대응 관리가 필요한 대상을 정하는 것인데, 이를 거의 무한정으로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밝힌 것이다.

이에 대해 나 국장은 "본인이 조금이라도 의심이 나는 증상이 있어서 오면 누구든 검사를 받게 해주겠다는 것"이라며 "시장님 말이 저희 말과 같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시장의 말에는 앞부분에 생략된 부분이 있는 것으로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서울시의 이런 혼선은 전날 시가 2차례 보낸 안전안내 긴급문자에도 나타났다.

서울시는 25일 오후 2시 50분께 발송한 메시지에서 "2.1(토)부터 현재까지 은평성모병원(진관동) 방문객은 가까운 보건소에 연락 후 코로나19 진료안내를 받으시고 발생현황은 서울시 홈페이지를 참고 바랍니다"라고 안내했다.

즉 증상 유무를 언급하지 않고 모든 방문객이 진료안내를 받도록 권고했다.

그러나 2시간 반 후인 오후 5시 20분께는 "2.1(토)부터 은평성모병원을 방문하셨거나 퇴원, 간병을 하셨던 분 중 열, 기침 등 호흡기증상이 있으시면 마스크착용 후 선별진료소를 방문해주기 바랍니다"라고 메시지를 다시 보냈다.

호흡기증상이 있는 사람만 선별진료소를 찾도록 안내 내용을 변경한 것이다. 한편 나 국장은 신도 간 전파 우려가 생긴 강동구 명성교회에 대해 "대구 사례를 참조하려고 한다"며 "대구시에서 하려는 신천지 신도 전수조사 계획 등을 참고하고 준용해서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