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美의원에 "'방위비협정 지연' 한국인 무급휴직 막아야"

미국 연방의원 만나 "인건비 우선 타결 검토" 제의
평택기지 건설 등 미군 주둔 한국 기여 강조…의회 차원 지원 요청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미국 의원들에게 방위비 분담금협정(SMA) 타결 지연으로 인한 주한미군 한국인 무급휴직을 막아야 한다며 인건비만 우선 타결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제안했다. 정 장관은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캠프 험프리스 기지(경기도 평택 미군기지) 건설 등 한국 정부의 미군 주둔 기여도 강조했다.

국방부는 미국을 방문 중인 정 장관이 25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연방의회 의원들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고 26일 밝혔다.

정 장관은 짐 인호프 미 상원 군사위원장, 코리 가드너 미 상원 외교위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 아미 베라 미 하원외교위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 테드 요호 하원의원, 마이크 켈리 하원의원 등을 만났다. 정 장관은 미 의원들에게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사태가 발생해 연합방위태세 영향을 주는 상황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한미군 자체 운영유지 예산 전용이나 방위비 분담금 항목 중 인건비만 우선 타결하는 방안을 미 측에서 검토해줄 것을 제의했다.

정 장관은 미 의원들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 지연 우려에 대해 합리적이고 공정한 수준의 비용 분담을 위한 한국의 협상 노력과 캠프 험프리스 기지 건설 등 직·간접적인 기여를 설명했다. 정 장관이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조속히 재개되고 타결될 수 있도록 미 의회 차원의 지원과 관심을 요청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앞서 에스퍼 장관은 전날 정 장관과 회담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방위에 더 많이 기여할 수 있고 해야 한다"며 노골적으로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했다.

아울러 정 장관은 미 의원 등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한미 양국 간 공조와 동맹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정 장관은 6·25 전쟁 발발 70년간 대한민국 안보를 지킨 한미동맹과 연합방위태세는 어느 때보다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미 의회 차원의 지원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한미 양국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지속하고 있다며 북한이 비핵화 대화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미 의회의 지속적인 협력도 요청했다.

미 의원들은 이번 만남이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 한미동맹 현안과 연합방위태세 강화를 위한 양국 국방 당국의 노력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한편, 정 장관은 미 의원을 만나기 전 한국전 참전용사 추모 재단 임원들을 만나 '추모의 벽' 건립 계획을 듣고, 추모의 벽 건립 지지 의사를 밝혔다.

추모의 벽은 워싱턴D.C.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 내 추모의 연못 주변에 세워질 조형물이다. 한국전에서 숨진 미군 3만 6천명과 카투사 8천명의 이름을 새길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