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여론조사 빙자한 선거운동…리얼미터 공정성에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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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보기 제시한4·15 총선을 40여 일 앞두고 정치권에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대한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특정 정당에 불리하게 보기를 제시하거나 여당에 유리하게 표본이 편중됐다는 의혹이다. 리얼미터는 “보수층을 결집하려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입소스 전화면접선 지지율 8.8%
그냥 '국민의당' 보기만 제시한
리얼미터 ARS선 2.3% 나와
리얼미터 "ARS 응답 방식이
野 표심 더 많이 반영" 반박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는 26일 “한국에는 여론조사를 빙자한 선거운동이 없지 않다고 본다”며 “리얼미터는 안타깝지만 공정성 시비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경제신문사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20~21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비교 사례로 제시했다. 입소스 조사에서 국민의당은 비례정당 지지율 8.8%를 얻었다. 반면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17~21일 여론조사한 결과 국민의당 지지율은 2.3%에 머물렀다.안 대표는 리얼미터가 아무런 설명 없이 ‘국민의당’으로 조사한 것을 두고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안철수라는 수식어를 넣지 않은 것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 판단”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입소스 조사에서 여심위는 ‘안철수 전 의원 등이 창당하는 국민의당’ 보기를 인정했다. 한국갤럽 역시 14일 ‘가칭 안철수신당’으로 국민의당 지지율을 조사했다. 정의당은 이날 입소스 여론조사에서 미래한국당을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 전담 정당’이라고 제시한 데 편향성 문제를 제기했지만 이 역시 여심위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여심위 관계자는 “문항 문구나 맥락의 편향성을 종합해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리얼미터가 19~20일 뉴시스 의뢰를 받아 실시한 4·15 총선 서울 종로구 가상대결 여론조사와 관련해서도 의문이 나왔다. 조사 결과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50.3%,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39.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통합당은 “의도적인 여론조작 아니냐”고 반발했다. 여론조사에 참여한 이들 가운데 65.7%(339명)가 2017년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투표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는 문 대통령의 종로구 득표율 41.2%보다 24.5%포인트 높은 수치다. 리얼미터는 “현직 대통령 과대 표집 문제는 여론조사 역사에서 늘 발생하는 문제”라고 해명했다.
리얼미터의 자동응답(ARS) 여론조사 방식을 두고도 신뢰성 문제가 제기된다. 리얼미터는 YTN이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90%를 ARS로 진행했다. 종로구 여론조사는 100% ARS로 이뤄졌다.ARS 조사는 조사원이 직접 전화 통화로 조사하는 것과 달리 응답자가 성별이나 연령을 거짓으로 답해도 확인할 방법이 없다. 응답률도 낮다. YTN·뉴시스 의뢰 조사 모두 응답률이 10% 미만이다. 이런 이유로 닐슨코리아 한국갤럽 입소스 등 45개 여론조사기관이 등록된 한국조사협회는 2014년 ARS 여론조사를 수행하지 않을 것을 선언했다. 리얼미터가 이날 “ARS 조사에 야당 표심이 더 많이 잡힌다”고 언급한 것도 신뢰도 논란을 자초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여심위는 최근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와 tbs의 의뢰를 받은 지난해 11월 3주차 여론조사를 사실과 다르게 등록했다는 이유로 과태료 1500만원을 부과했다. 권순정 전 리얼미터 조사분석본부장은 ‘조국 백서’ 집필진에 이름을 올렸다가 뒷말을 낳았다. 위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