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현장도 줄줄이 작업중단…공기 늦어지면 '배상금' 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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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근로자 많아 방역 비상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주택·건축·토목 공사가 줄줄이 중단되거나 지연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3월을 넘어 장기화될 경우 공사 지연으로 인한 ‘지체배상금’ 지급으로 건설회사들이 막대한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28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대구·경북에 있는 모든 사업장의 공사를 중단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 대구역’ 주상복합 등 대구·경북지역에서 총 7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당분간 작업을 중단하고 확진자 증가 추이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난 25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대구·경북지역 9개 사업장의 공사를 잠정 중단했다.
포스코건설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소재 아파트 건설현장의 관리직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비상이 걸렸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현장 근로자 다수가 근무하는 곳”이라며 “해당 작업장을 폐쇄하고 소독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은 현장 근로자를 대상으로 매일 체온을 확인하는 등 전사적인 방역활동을 펼치고 있다. GS건설은 이달 초부터 아파트 건설 현장에 외국인 신규 근로자 유입을 막고 있다. 대림산업과 대우건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현장을 출입할 수 없도록 하고 있으며 매일 발열 체크도 하고 있다. 건설사 본사 내에서도 대면회의를 전면 중단하고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는 등 방역활동을 강화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임산부와 맞벌이 부부(초교 이하 자녀) 직원 등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구·경북의 일부 사업장에선 이미 발주처가 작업 중단을 요구하거나 작업량을 줄이고 있다”며 “민간 현장에서도 작업 중단을 자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건설사가 이처럼 현장 근로자 감염 예방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근로자들이 단체로 합숙하며 일하는 사례가 많아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건설현장은 출입 인원이 많기 때문에 감염 유입과 확산이 손쉽게 이뤄질 수 있다”며 “외국인 근로자가 많이 근무하고 있는 것도 주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최은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천재지변인 만큼 발주자가 공사 기일을 늦춰주는 등 배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정철/양길성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