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팔 걷어붙이고 싸운 사람, 잘 줘야하는 것 아닌가"(종합)

통합당, 노원병 이준석·광진갑 김병민·도봉갑 김재섭 청년공천
"'세비 삭감·보좌진 감축·혐오발언 금지' 서약 후 공천주겠다"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26일 "팔을 걷어붙이고 싸운 사람과 수수방관했던 사람은 차이가 있는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 공관위 회의 도중 회의장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3년간 이언주 의원의 활동을 어떻게 보나'라는 질문에 "(공천 심사 점수를) 잘 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경기 광명을에서 부산 중구·영도로 지역구를 옮기려는 이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으로부터 전략공천을 '약속'받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해 당 일각에서 반발을 사는 등 논란이 됐다.

김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이 의원을 심사 과정에서 배려하겠다는 취지로 읽혀 향후 이 의원의 공천이 어떻게 결론날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앞서 공관위 브리핑에서는 공천 심사 기준과 관련해 "최근 3년의 '또다른 민주화 투쟁'(문재인 정권에 대한 투쟁) 과정에서 어디서, 무슨 역할을 했는지 면밀히 파악하고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당을 지키기 위해 헌신한 사람과 거꾸로 지지율을 떨어뜨린 사람도 구별해야 한다"며 "공관위는 불출마한 사람들의 뜻을 받들겠다.

그 지역구 (공천) 문제는 그 지역구 (불출마자) 분들과 충분히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관위는 이날 서울 노원병, 광진갑, 도봉갑 등 지역구 3곳을 '청년 공천' 지역으로 정하고 이곳에 출마할 후보를 사실상 확정했다.

당에서 '청년'으로 분류하는 45세 미만 공천신청자들을 대상으로 희망 지역구를 접수, 심층 심사를 거쳐 이른바 'FM(Future Maker·미래창조자) 출마 지역구'로 정한 것이다.

노원병에는 새로운보수당 출신의 이준석(35) 최고위원이 나선다. 광진갑에는 통합당이 5호 인재로 영입한 김병민(38) 경희대 행정학과 객원교수, 도봉갑에는 통합당 출범 직전 합류한 청년정당 '같이오름'의 김재섭(33) 창당준비위원장이 각각 투입된다.

광진갑의 현역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이며, 전 의원은 공천이 확정됐다.

노원병과 도봉갑의 경우 각각 민주당 김성환, 인재근 의원이 현역인데 민주당은 이들 지역 공천 신청자를 추가로 공모 중이다.

최연우 공관위원은 "FM은 원칙을 지키고, 정확하며, 공정을 기한다는 의미도 함께 갖는다"며 "FM들을 순차로 발표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당 공관위는 총선 후보 공천장을 줄 때 세비 삭감, 보좌진 감축, 그리고 혐오발언 금지 등의 서약을 받기로 했다.
세비 삭감은 국회의원직 수행에 따른 예산·경비 삭감을 위해 세비를 삭감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법이 개정될 때까지 매월 세비의 30%를 기부하겠다는 내용이다.

또 현재 9명까지 둘 수 있는 보좌진을 줄이는 대신, 아낀 인건비를 국회 입법조사처나 예산정책처 인력 확보에 지원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 밖에 "대의민주주의와 당내 민주주의 실천에 앞장서겠으며, 이에 반하는 행태에는 여야 불문 강력하게 투쟁하겠다"는 취지의 서약도 받겠다고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밝혔다.

이러한 내용이 당 대표 권한의 일로, 월권이 아니냐는 지적에 김 위원장은 "대표가 본인이 하는 것보다는 공관위에서 하는 것이 더 좋겠다고 나에게 요청한 내용"이라며 "공천과 관련해 서약을 받는 것이니 공천권에 광범위하게 포함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관위는 이날 회의에 앞서 재심위원회를 열어 공천 배제(컷오프)된 이은재 의원 등의 재심청구를 심사해 결과를 통보했다.

이석연 공관위 부위원장은 "(결정) 이유는 통보하지 않고, 결론만 통보하기로 했다"며 "의원들에게 개별 통보하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결론을) 말씀드리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안철수계' 인사들의 입당과 관련해 김 위원장은 "통합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다른 당이나 진영에서 오는 사람도 다 받아들인다.

그러나 왔다고 해서 다 공천을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전날 안 대표에게 만남을 제안한 김 위원장은 "오늘 현재까지는 (접촉한 적이) 없다. 연락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