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회사생활…재택 화상회의·사무실엔 빈자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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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근무 백태…유연근무 활성화·비상경영 강화 계기 될수도
기반 갖춰진 대기업 위주로…중소기업엔 아직 먼 일
업계팀 = 원격으로 회사 시스템에 접속해서 문서를 작성하고 화상회의 프로그램과 메신저로 정보를 공유한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기업에서는 이처럼 직원들이 한데 모이지 않고 일하는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재택근무를 도입하거나 출퇴근 시간을 유연하게 했다.
사업장이 마비되는 사태를 피하기 위한 선제조치이지만 근태를 강조해온 과거 문화와는 다른 모습이다. 공유좌석제와 원격업무 시스템 등을 도입하며 근무환경 유연화를 이미 추진한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준비가 많이 돼 있어 이번에 대처가 빠른 것으로 보인다. 일부 기업들은 아예 전 직원이 재택근무를 하고 사옥이 폐쇄돼도 큰 잡음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기반이 갖춰지지 않은 중소기업 등은 전전긍긍할 뿐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에선 연차휴가 사용을 강제해서 반발이 나오기도 한다.
◇ 전 직원 재택근무·시차 출퇴근제…창사 이래 처음
현대·기아차는 27일부터 본사 등 서울 경기지역 근무자를 대상으로 자율적 재택근무를 한다.
일단 다음 달 6일까지다.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일반 직원들은 아예 절반씩 나눠서 격일 재택근무를 한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도 없던 일로, 창사 이래 처음이다.
SK그룹은 25일부터 SK㈜와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 E&S, SK네트웍스, SK실트론 등에서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 재택근무를 한다.
SK하이닉스는 임신부 직원에게 다음 달 8일까지 2주간 특별휴가를 줬다.
삼성그룹은 다음 달 1일까지 전 계열사에서 임산부 직원이 재택근무를 한다.
LG그룹은 임산부 직원은 기간을 정하지 않고 재택근무하고 어린 자녀를 둔 직원들은 돌봄휴가를 사용토록 했다.
또 계열사별로 사정에 맞춰서 기간과 형태를 정하도록 해서 LG상사는 27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본사 임직원 90%가 재택근무를 한다.
롯데지주는 27일부터 다음 달 18일까지 3주간 재택근무를 한다.
팀별로 3개조로 나눠서 팀별로 3분의 2가 사무실로 나오는 형태다.
대한항공도 27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재택근무를 한다.
임신부는 필수이고 일반 직원은 자율이다.
두산그룹은 다음 달 6일까지 출퇴근 시간을 자율로 하는 등 유연근무제를 확대 운영하고 가능한 경우 재택근무하도록 했다.
임신부와 기저질환자 등은 이미 재택근무 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날부터 일단 3월 6일까지 본사 근무자 전체가 자율 재택근무를 한다.
현대건설은 임신부 등을 대상 재택근무와 시차 출퇴근제, 점심시간 탄력운영제를 검토 중이다.
GS건설은 27일부터 두개조로 나눠서 시차를 둬 출퇴근한다.
임신부와 어린 아이를 돌봐야 하는 직원은 신청을 받아 집에서 근무하게 할 예정이다.
대림산업도 25일부터 임신부는 재택근무를 한다.
그 외에도 회의는 가급적 메신저나 화상 시스템을 활용한다.
신한은행은 본점에서 4∼5개씩 조를 짜서 재택근무를 시작했고 국민은행도 27일부터 본점 직원 약 15%는 재택근무를 한다.
대구에 본사가 있는 가스공사는 24일 대구 이외 지역에 거주하는 직원은 본사로 복귀하지 말고 2주가량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다.
인근 지역에 근무하는 인원도 당분간 재택근무를 한다.
생산·공급본부 현장 근무자는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2개조로 나눠 재택근무를 한다.
IT업계도 근무제 실험도입에 발 빠른 편이다.
네이버는 필수 인력 외에 전 직원 원격근무 체제이고 카카오도 원격근무 중이다.
게임업계에는 아예 휴무를 하는 곳도 있다.
엔씨소프트는 27일부터 3월 2일까지, 스마일게이트는 3월 첫 주 사흘간 전 직원이 유급 휴가를 간다.
이밖에 넥슨·넷마블·NHN·펄어비스·위메이드·컴투스 등 게임 회사가 재택근무 체제를 가동 중이다.
유통업계에서도 롯데홈쇼핑과 GS홈쇼핑, CJ오쇼핑 등이 당분간 필수 인원 외에는 전면 재택근무다.
11번가는 임신부는 3월 첫주까지 전원 재택근무하고 개학 연기 등으로 가족을 돌봐야하는 경우 개학 때까지 재택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 직원들도 28일까지 희망에 따라 재택근무한다. ◇ 듬성듬성 빈 자리…화상으로 회의하고 메신저로 소통
재택근무를 하는 기업에선 사무실에 빈 자리가 듬성듬성하고 대화는 사내외 메신저로 이뤄진다.
화상회의를 하기 위해 새로 프로그램을 깔고 시험을 해보고 있다.
상당수 대기업은 어디서든 회사 업무를 할 수 있는 클라우드 시스템을 마련해놨기 때문에 당장 큰 어려움은 없다는 반응이다.
회계재무 등도 일부 제한이 있기도 하지만 대체로 재택근무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 회계부서 한 관계자는 "사무실 밖에서도 일 처리가 가능하지만 바쁜 월말이다 보니 효율적인 업무를 위해 출근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직원 80∼90%가 재택근무를 시작한 가운데 직원 한 명이 신종코로나 검진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서 을지로 SKT 타워를 폐쇄했지만 크게 삐걱대지 않고 있다. 물론 기간이 길어지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경험이 재택근무 등 유연한 근무가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 기업들이 비상상황 대비를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이런 흐름과는 다른 분위기다.
가상사설망(VPN)으로 회사 컴퓨터에 접속하는 체계를 갖춰두지 않았거나 원격근무 검토 등을 해두지 않았기 때문에 바로 시도하기가 어렵다.
경영사정이 좋지 않은 기업 중엔 코로나19 확산을 피하는 방안으로 직원들에게 유급휴가 사용을 강제해서 반발이 나오기도 한다.
기업 재택근무는 자체 방침이지만 은행 등 금융사에는 정부의 규제완화가 병행됐다.
금융당국은 금융사 일반 임직원이 외부 인터넷을 통해 내부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도록 일시적으로 허용해서 재택근무가 가능토록 했다.
금융사에는 사이버 공격, 정보 유출 등을 막기 위해 통신 회선을 업무용(내부망)과 인터넷용(외부망)으로 분리하는 금융보안 규제가 적용된다.
/연합뉴스
기반 갖춰진 대기업 위주로…중소기업엔 아직 먼 일
업계팀 = 원격으로 회사 시스템에 접속해서 문서를 작성하고 화상회의 프로그램과 메신저로 정보를 공유한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기업에서는 이처럼 직원들이 한데 모이지 않고 일하는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재택근무를 도입하거나 출퇴근 시간을 유연하게 했다.
사업장이 마비되는 사태를 피하기 위한 선제조치이지만 근태를 강조해온 과거 문화와는 다른 모습이다. 공유좌석제와 원격업무 시스템 등을 도입하며 근무환경 유연화를 이미 추진한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준비가 많이 돼 있어 이번에 대처가 빠른 것으로 보인다. 일부 기업들은 아예 전 직원이 재택근무를 하고 사옥이 폐쇄돼도 큰 잡음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기반이 갖춰지지 않은 중소기업 등은 전전긍긍할 뿐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에선 연차휴가 사용을 강제해서 반발이 나오기도 한다.
◇ 전 직원 재택근무·시차 출퇴근제…창사 이래 처음
현대·기아차는 27일부터 본사 등 서울 경기지역 근무자를 대상으로 자율적 재택근무를 한다.
일단 다음 달 6일까지다.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일반 직원들은 아예 절반씩 나눠서 격일 재택근무를 한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도 없던 일로, 창사 이래 처음이다.
SK그룹은 25일부터 SK㈜와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 E&S, SK네트웍스, SK실트론 등에서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 재택근무를 한다.
SK하이닉스는 임신부 직원에게 다음 달 8일까지 2주간 특별휴가를 줬다.
삼성그룹은 다음 달 1일까지 전 계열사에서 임산부 직원이 재택근무를 한다.
LG그룹은 임산부 직원은 기간을 정하지 않고 재택근무하고 어린 자녀를 둔 직원들은 돌봄휴가를 사용토록 했다.
또 계열사별로 사정에 맞춰서 기간과 형태를 정하도록 해서 LG상사는 27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본사 임직원 90%가 재택근무를 한다.
롯데지주는 27일부터 다음 달 18일까지 3주간 재택근무를 한다.
팀별로 3개조로 나눠서 팀별로 3분의 2가 사무실로 나오는 형태다.
대한항공도 27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재택근무를 한다.
임신부는 필수이고 일반 직원은 자율이다.
두산그룹은 다음 달 6일까지 출퇴근 시간을 자율로 하는 등 유연근무제를 확대 운영하고 가능한 경우 재택근무하도록 했다.
임신부와 기저질환자 등은 이미 재택근무 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날부터 일단 3월 6일까지 본사 근무자 전체가 자율 재택근무를 한다.
현대건설은 임신부 등을 대상 재택근무와 시차 출퇴근제, 점심시간 탄력운영제를 검토 중이다.
GS건설은 27일부터 두개조로 나눠서 시차를 둬 출퇴근한다.
임신부와 어린 아이를 돌봐야 하는 직원은 신청을 받아 집에서 근무하게 할 예정이다.
대림산업도 25일부터 임신부는 재택근무를 한다.
그 외에도 회의는 가급적 메신저나 화상 시스템을 활용한다.
신한은행은 본점에서 4∼5개씩 조를 짜서 재택근무를 시작했고 국민은행도 27일부터 본점 직원 약 15%는 재택근무를 한다.
대구에 본사가 있는 가스공사는 24일 대구 이외 지역에 거주하는 직원은 본사로 복귀하지 말고 2주가량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다.
인근 지역에 근무하는 인원도 당분간 재택근무를 한다.
생산·공급본부 현장 근무자는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2개조로 나눠 재택근무를 한다.
IT업계도 근무제 실험도입에 발 빠른 편이다.
네이버는 필수 인력 외에 전 직원 원격근무 체제이고 카카오도 원격근무 중이다.
게임업계에는 아예 휴무를 하는 곳도 있다.
엔씨소프트는 27일부터 3월 2일까지, 스마일게이트는 3월 첫 주 사흘간 전 직원이 유급 휴가를 간다.
이밖에 넥슨·넷마블·NHN·펄어비스·위메이드·컴투스 등 게임 회사가 재택근무 체제를 가동 중이다.
유통업계에서도 롯데홈쇼핑과 GS홈쇼핑, CJ오쇼핑 등이 당분간 필수 인원 외에는 전면 재택근무다.
11번가는 임신부는 3월 첫주까지 전원 재택근무하고 개학 연기 등으로 가족을 돌봐야하는 경우 개학 때까지 재택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 직원들도 28일까지 희망에 따라 재택근무한다. ◇ 듬성듬성 빈 자리…화상으로 회의하고 메신저로 소통
재택근무를 하는 기업에선 사무실에 빈 자리가 듬성듬성하고 대화는 사내외 메신저로 이뤄진다.
화상회의를 하기 위해 새로 프로그램을 깔고 시험을 해보고 있다.
상당수 대기업은 어디서든 회사 업무를 할 수 있는 클라우드 시스템을 마련해놨기 때문에 당장 큰 어려움은 없다는 반응이다.
회계재무 등도 일부 제한이 있기도 하지만 대체로 재택근무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 회계부서 한 관계자는 "사무실 밖에서도 일 처리가 가능하지만 바쁜 월말이다 보니 효율적인 업무를 위해 출근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직원 80∼90%가 재택근무를 시작한 가운데 직원 한 명이 신종코로나 검진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서 을지로 SKT 타워를 폐쇄했지만 크게 삐걱대지 않고 있다. 물론 기간이 길어지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경험이 재택근무 등 유연한 근무가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 기업들이 비상상황 대비를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이런 흐름과는 다른 분위기다.
가상사설망(VPN)으로 회사 컴퓨터에 접속하는 체계를 갖춰두지 않았거나 원격근무 검토 등을 해두지 않았기 때문에 바로 시도하기가 어렵다.
경영사정이 좋지 않은 기업 중엔 코로나19 확산을 피하는 방안으로 직원들에게 유급휴가 사용을 강제해서 반발이 나오기도 한다.
기업 재택근무는 자체 방침이지만 은행 등 금융사에는 정부의 규제완화가 병행됐다.
금융당국은 금융사 일반 임직원이 외부 인터넷을 통해 내부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도록 일시적으로 허용해서 재택근무가 가능토록 했다.
금융사에는 사이버 공격, 정보 유출 등을 막기 위해 통신 회선을 업무용(내부망)과 인터넷용(외부망)으로 분리하는 금융보안 규제가 적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