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치료받을 수 있을까' 병상 확보 한계…대책 바꿔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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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입원 대기 73세 확진자 호흡기 치료 한 번 못 받고 이송 중 심정지
대구 확진자 1천17명 중 입원자는 447명 불과…병상 확보 초비상
구·군 보건소 전담팀 구성, 자택 확진자 하루 2차례 전화 점검 집에서 입원 치료를 기다리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70대 확진 환자가 구급차에서 심정지로 목숨을 잃었다.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13번째 사망자인 그는 확진환자번호 1천443번으로 지난 22일부터 발열 증세를 보였다.
보건당국이 23일부터 매일 전화로 상태를 확인했지만 죽음을 미처 막지 못했다.
보건당국은 환자 이송 결정에 30분밖에 걸리지 않았는데도 나쁜 결과를 맞이하게 됐다며 예후가 급격히 악화하는 코로나19 특성을 예로 들었다. 74세 고령에 신장 이식 이력이 있는 그는 입원하지 못해 호흡기 치료 한번 받지 못했다.
그가 신천지 교인이었다는 사실 하나로 대중의 뭇매를 맞기에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 호흡기 치료 한번 못 받고 숨져…대구시장 "대책 충분치 않다"
전문가들은 그가 병원에서 호흡기 치료라도 한번 받았으면 하는 아쉬움을 내뱉었다. 코로나19는 호흡기 질환인 폐렴이다.
아직 적절한 치료 약물이 없어 병세에 따라 산소호흡기, 인공호흡기, 인공 심폐 장치인 에크모(ECMO) 순으로 대증치료를 한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입원 대기 환자는 대면 진료가 안 되기 때문에 전화 통화밖에 할 수 없다"며 "증상이 어떻게 변하는지 정교하게 모니터링하지 않으면 상태가 위중해지는 걸 놓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의 죽음에 대구시는 고개를 숙였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병상 수 확보와 관련해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며 "진단검사를 늘리면 늘릴수록 확진자들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현실을 인정했다.
권 시장은 "중앙정부에도 요청하며 병상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지금은 병실이 있어도 이송할 수 없는 상태다"고 말했다.
의료 인력 확보와 방역 조치 등이 선행되어야 병실에 환자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라고 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 대구시의사회 "입원 다 못한다…환자 상태 확인 위해 의료진 붙어야"
"앞으로는 대책을 바꿔야 합니다.
저희 입장에서 볼 때 어차피 병상 확보가 다 안 됩니다.
"
27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상호 대구시의사회 코로나19 대책 부본부장은 폭증하는 코로나19 확진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정부와 대구시가 대응 방법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부본부장은 "최대한 병상을 확보한다고 하지만 이렇게 검사를 많이 하면 확진자 증가 양상에 따라갈 수 없다"며 "확진 환자를 타지역으로 옮기자는 이야기가 있지만, 그곳에도 환자가 발생하기 때문에 다른 차원의 문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안으로 꼽을 수 있는 건 경증인 확진자를 자가격리하고 의사와 매칭 시켜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다"며 "증상이 악화하면 그때 입원 치료로 바꾸면 된다"고 했다.
현재 보건소에서 형식적으로 하루 두 번 전화로 확인하는 것과 의료진이 전화해 꼼꼼하게 바이털 사인(혈압·호흡·맥박·체온 측정)을 확인하는 건 결과가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 집에서 입원 대기 중이던 74세 남성이 사망한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며 "입원하지 못한 환자는 의료진과 매칭 시켜 적극적으로 상담해주고, 입원 기준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65세 이상 고령자 위주로 입원을 시켜야 한다"며 "확진환자를 중증도에 따라 10점 만점으로 나눠 고령자에게 3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감염학회와 논의 중이다"고 밝혔다.
그는 또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다른 바이러스와 다르게 상태가 괜찮다가 급격히 진행하는 경향이 드물게 있기도 하다"며 "지금까지와 다른 대안들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 급격한 확진자 증가…집에서 대기한 채 치료 못 받는 환자들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는 대구에서 확진자 중 상당수가 병상 부족으로 입원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와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대구 확진자 1천17명 가운데 447명만 입원 조처됐다.
확진자 중 이날 보건당국이 밝힌 확진자 수는 622명으로 신천지예수교 대구교회가 밝힌 833명과 211명 차이가 나 추가 확진자 수는 더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보건당국이 밝힌 입원 확진자는 대구의료원 156명,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중구) 233명, 계명대 동산병원(달서구) 8명, 경북대병원 11명, 칠곡경대병원 3명, 영남대병원 23명, 대구가톨릭대병원 12명, 파티마병원 1명 등이다.
여기에 이날 중 추가 입원하는 환자는 100여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환자는 병상 및 의료시스템 부족으로 자가격리 등 형태로 입원 대기하는 형편이다. 대구시와 보건당국이 지금까지 확보한 병상은 1천13개다.
하지만 시설 정비, 방역대책 마련 등에 시간이 걸려 당장 사용이 어려운 병상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시 관계자는 "확보한 병상들은 하루 이틀 사이에 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시는 병상 추가 확보를 위해 정부 중앙재난대책본부 등에 협조를 거듭 요청했다.
국군대구병원의 경우 300병상 확보를 위한 공사를 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구·군 보건소에 전담팀을 구성해 하루 2차례 입원 대기 환자 상태를 확인하도록 했다.
대구시의사회는 의사 1명당 환자 10여명 비율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시는 밝혔다.
또 자가 격리자들을 위해 대구정신건강복지센터(☎1577-0199)에서 정신건강상담 전문요원 106명을 투입해 24시간 심리상담과 안내를 한다. 코로나19 신규환자 334명, 총 1천595명…대구 1천명 넘어 / 연합뉴스 (Yonhapnews)
/연합뉴스
대구 확진자 1천17명 중 입원자는 447명 불과…병상 확보 초비상
구·군 보건소 전담팀 구성, 자택 확진자 하루 2차례 전화 점검 집에서 입원 치료를 기다리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70대 확진 환자가 구급차에서 심정지로 목숨을 잃었다.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13번째 사망자인 그는 확진환자번호 1천443번으로 지난 22일부터 발열 증세를 보였다.
보건당국이 23일부터 매일 전화로 상태를 확인했지만 죽음을 미처 막지 못했다.
보건당국은 환자 이송 결정에 30분밖에 걸리지 않았는데도 나쁜 결과를 맞이하게 됐다며 예후가 급격히 악화하는 코로나19 특성을 예로 들었다. 74세 고령에 신장 이식 이력이 있는 그는 입원하지 못해 호흡기 치료 한번 받지 못했다.
그가 신천지 교인이었다는 사실 하나로 대중의 뭇매를 맞기에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 호흡기 치료 한번 못 받고 숨져…대구시장 "대책 충분치 않다"
전문가들은 그가 병원에서 호흡기 치료라도 한번 받았으면 하는 아쉬움을 내뱉었다. 코로나19는 호흡기 질환인 폐렴이다.
아직 적절한 치료 약물이 없어 병세에 따라 산소호흡기, 인공호흡기, 인공 심폐 장치인 에크모(ECMO) 순으로 대증치료를 한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입원 대기 환자는 대면 진료가 안 되기 때문에 전화 통화밖에 할 수 없다"며 "증상이 어떻게 변하는지 정교하게 모니터링하지 않으면 상태가 위중해지는 걸 놓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의 죽음에 대구시는 고개를 숙였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병상 수 확보와 관련해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며 "진단검사를 늘리면 늘릴수록 확진자들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현실을 인정했다.
권 시장은 "중앙정부에도 요청하며 병상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지금은 병실이 있어도 이송할 수 없는 상태다"고 말했다.
의료 인력 확보와 방역 조치 등이 선행되어야 병실에 환자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라고 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 대구시의사회 "입원 다 못한다…환자 상태 확인 위해 의료진 붙어야"
"앞으로는 대책을 바꿔야 합니다.
저희 입장에서 볼 때 어차피 병상 확보가 다 안 됩니다.
"
27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상호 대구시의사회 코로나19 대책 부본부장은 폭증하는 코로나19 확진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정부와 대구시가 대응 방법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부본부장은 "최대한 병상을 확보한다고 하지만 이렇게 검사를 많이 하면 확진자 증가 양상에 따라갈 수 없다"며 "확진 환자를 타지역으로 옮기자는 이야기가 있지만, 그곳에도 환자가 발생하기 때문에 다른 차원의 문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안으로 꼽을 수 있는 건 경증인 확진자를 자가격리하고 의사와 매칭 시켜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다"며 "증상이 악화하면 그때 입원 치료로 바꾸면 된다"고 했다.
현재 보건소에서 형식적으로 하루 두 번 전화로 확인하는 것과 의료진이 전화해 꼼꼼하게 바이털 사인(혈압·호흡·맥박·체온 측정)을 확인하는 건 결과가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 집에서 입원 대기 중이던 74세 남성이 사망한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며 "입원하지 못한 환자는 의료진과 매칭 시켜 적극적으로 상담해주고, 입원 기준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65세 이상 고령자 위주로 입원을 시켜야 한다"며 "확진환자를 중증도에 따라 10점 만점으로 나눠 고령자에게 3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감염학회와 논의 중이다"고 밝혔다.
그는 또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다른 바이러스와 다르게 상태가 괜찮다가 급격히 진행하는 경향이 드물게 있기도 하다"며 "지금까지와 다른 대안들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 급격한 확진자 증가…집에서 대기한 채 치료 못 받는 환자들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는 대구에서 확진자 중 상당수가 병상 부족으로 입원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와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대구 확진자 1천17명 가운데 447명만 입원 조처됐다.
확진자 중 이날 보건당국이 밝힌 확진자 수는 622명으로 신천지예수교 대구교회가 밝힌 833명과 211명 차이가 나 추가 확진자 수는 더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보건당국이 밝힌 입원 확진자는 대구의료원 156명,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중구) 233명, 계명대 동산병원(달서구) 8명, 경북대병원 11명, 칠곡경대병원 3명, 영남대병원 23명, 대구가톨릭대병원 12명, 파티마병원 1명 등이다.
여기에 이날 중 추가 입원하는 환자는 100여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환자는 병상 및 의료시스템 부족으로 자가격리 등 형태로 입원 대기하는 형편이다. 대구시와 보건당국이 지금까지 확보한 병상은 1천13개다.
하지만 시설 정비, 방역대책 마련 등에 시간이 걸려 당장 사용이 어려운 병상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시 관계자는 "확보한 병상들은 하루 이틀 사이에 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시는 병상 추가 확보를 위해 정부 중앙재난대책본부 등에 협조를 거듭 요청했다.
국군대구병원의 경우 300병상 확보를 위한 공사를 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구·군 보건소에 전담팀을 구성해 하루 2차례 입원 대기 환자 상태를 확인하도록 했다.
대구시의사회는 의사 1명당 환자 10여명 비율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시는 밝혔다.
또 자가 격리자들을 위해 대구정신건강복지센터(☎1577-0199)에서 정신건강상담 전문요원 106명을 투입해 24시간 심리상담과 안내를 한다. 코로나19 신규환자 334명, 총 1천595명…대구 1천명 넘어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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