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나온 '잡스 운동화' 5분 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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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만원 '뉴발란스 992'까만 목폴라에 청바지, 회색 운동화. 스티브 잡스의 패션 스타일이다. 그는 늘 같은 옷과 신발을 착용하며 시간을 아꼈다. 그가 신었던 신발은 ‘뉴발란스 992’다. 2006년 출시된 이 신발은 ‘스티브 잡스 운동화’로 불리며 당시 큰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곧 단종되면서 구할 수 없는 신발이 됐다.
유행 안타고 발 편해 '인기'
잡스의 신발 992 모델이 올해 재출시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뉴발란스의 ‘99X’ 시리즈는 단 한 번도 재출시된 적이 없었는데 992 모델만 처음으로 다시 나온 것. 이 신발은 뉴발란스가 브랜드 100년을 기념해 대표 모델로 선정하면서 다시 빛을 볼 수 있게 됐다. 국내 소비자도 14년 만에 다시 나온 뉴발란스 992에 큰 관심을 보였다. 지난 15일 국내에 출시되자마자 불티나게 팔렸다. 온라인스토어에서는 5분 만에 품절됐고 홍대, 강남 등 직영 매장에선 문 열기 전부터 줄을 서는 풍경이 연출됐다. 가격이 25만9000원에 달하지만 이 신발을 소장하려는 마니아들이 줄을 서서 사갔다.992가 특별한 건 단순히 ‘스티브 잡스가 신었던 신발’이어서만은 아니다. 장인정신이 이 신발의 핵심이다. 기성 브랜드 제품이지만 992는 한 짝에 총 36개의 조각을 이어붙여서 만든다. 한 켤레당 72개 조각이 필요하다. 7개의 제작 부서에서 직원 90명이 투입되고 80여 개의 공정을 거친다. 한 켤레를 제작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2만4133분에 달한다. 99X 시리즈 제품이 대부분 장인정신으로 조각조각 만들긴 하지만 992만큼 많은 조각으로 세밀하게 제작하는 건 없다. 공정이 오래 걸리고 사람의 손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 국내에는 “옛날에 샀던 992 신발을 아껴서 신고 있다”는 마니아들도 있다. 그만큼 튼튼하고 유행을 타지 않는다는 얘기다.
992는 기존 신발의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하되 쿠션은 더 푹신하다. 젤타입의 쿠션 소재(애브조브 SBS)를 적용했다. 색상은 그레이 한 가지로 나왔다. 뉴발란스는 992 모델 수요가 많다는 것을 파악하고 4월께 다시 판매할 예정이다. 어떤 색이 나올지는 미정이다. 올해 하반기에도 992를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다.뉴발란스 관계자는 “2006년 출시 당시 992는 많이 제작하지 않아 희소성이 있었다”며 “100주년 기념 모델을 찾다가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원하는 제품을 고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