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코로나19 확진으로 주가 7% 폭락 등 남미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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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아르헨티나 증시 급락브라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에 남미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헤알화 가치도 큰 폭 하락
중남미 대륙서 첫 확진자 발생
26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증시의 보베스파 지수는 전일 대비 7% 하락하며 105,718.30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보베스파 지수는 개장과 동시에 큰 폭으로 내린 뒤 종일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장중 한때 7.53% 하락하기도 했으나 마감을 앞두고 낙폭을 다소 줄였다.코로나19 사태 여파로 항공업체들 주가가 13∼14% 떨어졌고, 우량주인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와 광산개발업체 발리의 주가도 9%가량 하락했다. 보베스파 지수는 올 들어 상승세를 거듭하며 한때 120,000포인트 돌파가 기대됐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브라질 헤알화 가치도 하락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달러화 대비 브라질 헤알화 환율은 전일 대비 1.39% 오른 달러당 4.4496헤알을 기록했다. 헤알화 가치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의미다.
이날 헤알화 환율은 1994년 7월 '헤알 플랜'을 도입한 이래 최고치다. 헤알 플랜은 연간 물가상승률이 수천%에 달하는 상황에서 나온 계획으로, 헤알화 가치를 미국 달러화에 연동하는 고정환율제를 도입한 것이다.브라질뿐만 아니라 주변국인 아르헨티나 금융시장도 크게 출렁거렸다. 이날 아르헨티나 증시의 메르발 지수는 전일 대비 5.65% 하락한 36,422.24에 마감했다. 미국 달러화 대비 아르헨티나 페소화 환율은 0.41% 오른(페소화 가치는 하락) 62.0893페소를 기록했다.
베네수엘라 증시의 MKT지수는 전일 대비 6.02% 하락한 111,216.76에 거래를 마쳤다.
브라질 정부는 이날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브라질 보건부는 상파울루시에 거주하는 61세 남성이 검사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코로나19 감염이 보고되지 않은 중남미 대륙에서 확진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 남성은 지난 9∼21일 이탈리아 북부 지역을 여행하고 귀국했으며, 상파울루 시내 병원과 국가 지정 검역 기관에서 받은 두 차례 검사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브라질 보건부는 코로나19 감염 의심자가 전날 3명에서 20명으로 늘었으며, 이 가운데 최소 12명은 이탈리아를 여행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나머지는 독일, 태국 등을 여행하고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의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남동부를 중심으로 남부와 북동부 등 다양한 지역에서 보고됨에 따라 빠르게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중남미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주변국들은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엘살바도르는 한국과 이탈리아에서 들어오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기로 했다. 또 한국과 이탈리아에서 오는 자국민이나 외교관은 30일간의 격리를 거치도록 했다.파라과이는 한국과 이탈리아에서 오는 여행객에 대한 검역을 강화했다. 파라과이 당국은 발병 지역에서 온 여행객의 경우 증상이 없더라도 자가 격리를 하도록 했다. 콜롬비아도 14일 이내에 한국, 중국, 일본, 이탈리아 등을 방문한 외국인을 공항 내 보건소에서 문진하게 하는 등 입국 절차를 더욱 엄격히 했다.
멕시코는 한국발 여행객이나 한국행 자국민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하고 있지 않다. 다만 멕시코 입국 때 발열, 기침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 체온 측정과 문진을 하기로 했다. 감염이 의심되면 지정병원으로 이송해 정밀검사를 한다고 멕시코 주재 한국대사관은 설명했다.
한국과 중남미 사이 유일한 직항인 인천~멕시코시티 항공편을 주 7회 운항하는 아에로멕시코는 인천을 오가는 항공편의 일정 변경 수수료를 당분간 면제하기로 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