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현역 꺾은 민주당 이해식 "진정성이 유일한 자산이자 최대 무기" [라이브24]

"경선 통해 당이 더욱 단단해졌다"
"홍익표 봉쇄 논란 보며 말의 무게 깊게 생각"
"홍익표는 정파 이해관계가 만든 희생양"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사진=한경DB
더불어민주당 지역구 경선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는 가운데 서울 강동을에서 주목할만한 결과가 나왔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이 3선 중진의 현역 심재권 의원을 꺾은 것이다. 이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경선 과정과 결과가 이후 정치 과정에 어떻게 도움이 되고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28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쉽지 않은 상대와 어려운 경선을 치렀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민주당이 지난 26일 발표한 1차 당내 경선 결과 강동을 경선의 승자는 이 대변인이었다. 일각에서는 이변이라고 칭했지만 그는 이미 강동에서 3선 구청장을 지냈던 인사다. 지역 내에서는 널리 인정을 받아온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심 의원을 꺾은 것과 관련해 이 대변인은 "유권자에게는 본격적인 선택의 시작이다"라며 "우리 당은 경선을 통해 옹골찬 매듭을 지었고 경선 무대가 만들어진 것 자체가 우리 당이 더욱 단단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예비후보 경선 과정에서 취했던 전략에 대해 묻자 "변치 않고 꾸준히 하던 대로 하는 게 최상의 전략이었다. 진정성이 나의 유일한 자산이자 최대의 무기"라면서 "지난 10년의 구청장 기간 동안 이런 자세로 구민들의 얘기를 듣고, 이해하기 위해 애써왔다"고 답했다.아울러 "처음엔 나의 진정성을 알고 믿어주는 구민과의 교감을 표현하고자 선거 구호를 '알아요 믿어요'라고 썼다"면서 "그런데 운동 과정에서 이 말조차 불필요하다고 느껴졌고 그냥 '구청장 하던 이해식', 즉 제 삶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선거 전략의 대대적인 수정이 있을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선거운동 방식이 아니라 목표 자체를 다시 설정할 것"이라며 "나에게는 국회의원이라는 직위도 공익적 목표 실현을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전했다. 이어 "시민이 원하는 것, 즉 안전에 대한 확신과 불안감 해소가 공인이 해야 할 일"이라며 "국회의원 후보이기 이전에 시민으로서 해야 할 의무이자 도리인 만큼 후보가 아닌 봉사단장이라는 자세로 선거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3선 구청장과 여당 대변인 등을 거치며 만든 자신만의 정치 철학과 관련해서는 "행정은 실행이고 정치는 디자인"이라며 "실행을 위한 개념 설계와 목표 설정, 방식에 대해 디자인하고 조정해야 하는 게 정치의 책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정쟁으로 문제를 만들어내는 정치가 아니라, 실행 현장에서 나와 주민들이 함께 부딪힌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를 하려고 한다"면서 "출발선은 자치분권에 있다. 삶의 현장이자 삶의 기초 단위가 결정의 주체가 되고 권한을 갖는 정치가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홍익표 전 수석대변인의 '대구 봉쇄' 발언 논란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이 대변인은 "대변인을 하면서 '말'을 둘러싼 진영 대결의 현장을 너무 생생하게 목격하고 있다"면서 "홍 전 대변인은 말의 실체나 진실과 상관없이 대중의 불안 심리에 올라탄 정파의 이해관계가 만들어낸 희생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홍 대변인 스스로 '봉쇄'라는 어휘를 골라 쓴 것이 아니라, 당정회의 결과를 요약 전달하면서 정부가 대책으로 제시한 내용을 인용한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정부도 사람과 물자에 대한 '봉쇄(blockade)'가 아니라, 바이러스에 대한 역학적 '봉쇄(containment)'의 의미로 사용한 것"이라며 "일부 언론도 그러한 사실을 잘 알면서 마치 대구 지역을 대대적으로 통제하려는 음모가 있는 듯한 선동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눈치 보고 국민 무시하는 정부'라는 프레임에 짜 맞추기 위해 홍 대변인의 발언을 끌어다 넣었다"면서 "대중과 호흡을 같이 해야하는 공인의 자세와 말의 무게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성찰하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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