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고(vertigo) 장세…지지선 두고 `설왕설래`

코로나19 확산에도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던 미국증시도 고꾸라지면서 공포지수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당장 국내 증시에 대한 걱정이 늘고 있는 가운데 코스피의 지지선을 두고 증권가에서도 갈피를 못 잡고 있는데요.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구상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관련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글로벌 증시가 패닉 상태에 빠졌어요?

어제 유럽 주요 증시가 3% 넘게 하락했고 미국 3대 지수는 4% 이상 빠졌습니다.

특히 다우존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42%, 1,190포인트 급락했습니다.이는 하루 기준으로 1884년 다우지수가 만들어진 이후 130여 년 역사상 가장 큰 하락 포인트입니다.



직전 거래일만 해도 보합권에서 마감해서 코로나19의 여파가 크지 않으리라고 봤는데 되레 낙폭을 더 키웠네요?

미국 내 지역사회 전파의 첫 사례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소식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이른 바 `팬더믹`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한 셈입니다.



주요국 증시가 급등락을 거듭하자 증시의 변동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는데요.

당장 대표 공포지수인 미국 S&P500 VIX 선물 지수가 급등했죠?



미국 S&P500 VIX 선물 지수는 변동성이 커질 때 상승하고, 이른바 `공포지수`로 불립니다.

통상 이 지수는 15 이상이면 시장이 불안정한 것으로 평가하는 가운데 최근 주간 기준으로 26까지 올랐습니다.

미 연준이 연이어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에 뉴욕증시가 낙폭을 키웠던 지난 2018년 4월(27.18) 이후 최고치입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국내 증시입니다.

글로벌 증시 폭락이 코스피에도 전해질 가능성이 작지 않죠?



현재 증권업계에서 코스피 지지선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우선 2,000포인트가 마지노선이 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립니다.

이정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확진자 수가 둔화하는 시점은 코스피의 전환점이 될 전망인 가운데, 그 시기는 4월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 메르스와 사스 사례를 고려해보면 이번 코스피 지지선은 2,000선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기업의 이익이 상향조정되고 있어 뉴욕증시와 비교해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2,000선 초반에서 지지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습니다.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평가도 나오죠?



코스피가 2,000선 내외에서 움직일 것이란 분석이 대체적이지만 코로나19의 사태가 장기화하면 이 지지선도 깨질 것이란 우려감이 작지 않습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1차 지지선인 2,000포인트가 깨지면 코스피 하단은 상장사의 12개월 예상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0.77배 수준인 1,950포인트가 2차 지지선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변동성 국면에서 투자자들의 고심이 깊어질 거 같은데요.

투자전략에 대한 의견도 나오고 있나요?



공포지수인 VIX 관련 상품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국내 증시에서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의 VIX ETN이 가장 대표적입니다.

현재 이들 수익률은 이달에만 많게는 40%에 달합니다.

같은 기간 하락장에 베팅하는 리버스마켓 펀드의 경우 수익률이 6%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약 7배 높은 수준입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증시가 연일 급등락을 이어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관련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변동성에 투자하는 상품인 만큼 여러 변수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지금까지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김원규기자 w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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