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는폰 대세는 누구? LG·MS '듀얼스크린' vs 삼성·화웨이 '폴더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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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착식+멀티태스킹으로 이용자 실용성 극대화한 듀얼스크린차세대 스마트폰 폼팩터(특정적 기기 형태)의 '대세' 자리를 놓고 LG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는 '듀얼스크린'과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주력하는 '폴더블' 진영이 앞다퉈 신제품을 내놓으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첨단기술로 디스플레이 접고펴는 폴더블, 발전가능성 무궁무진
한계 달한 스마트폰 시장서 저마다 차세대 폼팩터 '대세' 노린다
별개의 디스플레이 2개를 겹쳐 연결하는 듀얼스크린 폰 시장을 주도하는 건 LG전자다. LG전자는 지난 27일 올해 첫 플래그십(전략) 스마트폰으로 듀얼스크린 'LG V60 씽큐 5G'를 공개했다. 다음달부터 북미와 유럽, 아시아 주요국 등에 순차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에는 출시되지 않는다. LG전자가 듀얼스크린 폰을 내놓는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수년 전 윈도 폰을 단종하며 스마트폰 시장에서 철수했던 MS는 듀얼스크린 폰 '서피스 듀오'로 올해 말 시장 재진입을 노린다.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채택한 서피스 듀오는 스크린 두 개가 360도 회전 가능한 듀얼스크린 폰이다. 지난 10월 서피스 듀오 시제품을 처음 선보인 MS는 "듀얼스크린이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되는 것은 과학적으로 증명된다"고 말했다. MS는 서피스 듀오와 함께 듀얼스크린 태블릿PC '서피스 네오'도 함께 출시할 예정이다.듀얼스크린 폰의 최대 강점은 실용성이다. LG전자의 듀얼스크린 폰은 탈착식으로 이뤄져 사용자가 원할 때만 두 개의 화면을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두 화면을 사용할 때는 화면을 각자 독자적으로 이용할 수 있으면서 화면 간 전환도 가능하다. 멀티태스킹에 장점이 있어 성장하는 5세대 이동통신(5G) 시장에서 강점을 드러낼 수 있다.
가격과 내구성 측면에선 폴더블폰보다 낫다는 평가다. LG전자가 지난해 10월 출시한 'V50S 씽큐'의 국내 출고가는 119만9000원이었다. 비슷한 시기 함께 출시된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갤럭시폴드'(238만9000원), 화웨이의 '메이트X'(275만5000원)보다 훨씬 저렴했다. 듀얼스크린 폰은 기본적으로 일반 스마트폰과 동일한 형태라 디스플레이 자체를 접는 원스크린 폴더블폰보다 내구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듀얼스크린이 외신으로부터 "가장 실용적인 '접는 폰'"이라는 호평을 받은 것도 이러한 장점들 때문이다.
폴더블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안쪽으로 접는 인폴딩 방식의 갤럭시폴드를 내놓은 삼성전자는 최근 위아래로 접히는 클램셸(조개껍질) 방식 갤럭시Z플립을 선보였다. 기존 갤럭시폴드가 화면을 두 배로 확장하는 개념이었다면 갤럭시Z플립은 화면을 콤팩트하게 줄여 휴대성이 강점이다.
작년 갤럭시폴드와 비슷한 시기에 밖으로 접는 아웃폴딩 방식을 탑재한 '메이트X'를 중국 시장에만 선보였던 화웨이는 지난 25일 전작을 개선한 '메이트Xs'를 선보였다. 메이트Xs는 다음달부터 글로벌 시장에 판매될 예정이다.
폴더블폰은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갤럭시폴드는 안으로, 메이트Xs의 경우 밖으로 접힌다. 갤럭시Z플립이나 모토로라 '레이저'는 위아래로 접을 수 있다. 스마트폰 스크린을 접는 만큼 향후 제조사의 역량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폴더블폰이 만들어질 수 있다.
앞으로는 디스플레이가 Z자로 접히거고, 돌돌 말거나 펼칠 수 있는 롤러블 폰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편의에 따라 사용자가 직접 기기 자체를 접는 만큼 폴더블폰에 적용되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 탑재되는 기술이 듀얼스크린보다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차세대 폼팩터의 대세는 누가 될까. 업계는 "함부로 예단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아직 듀얼스크린 폰과 폴더블폰이 대중화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폴더블폰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0.1%에 그쳤고 듀얼스크린 폰은 더 낮았다.두 폼팩터를 직접 비교하는 건 무리라는 시각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두 폼팩터를 비교선상에 두긴 어렵다. 큰 화면이란 공통점은 있지만 듀얼스크린과 폴더블폰을 이용하면서 느끼는 사용자경험(UX)은 서로 크게 다르다"면서도 "두 진영의 우열은 2021~2022년 이후는 돼야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제조사들이 새로운 폼팩터에 목마른 이유는 간단하다. 보급률이 한계에 다다라 포화시장이 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이 새 폼팩터다. 오정숙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선도 업체들 중심으로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재도약하고 글로벌 경쟁심화를 돌파하기 위한 혁신이 지속될 것"이라며 "스마트폰 교체 주기 축소를 위해 기존과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면서 시장의 '수용성'을 높이는 혁신에 역량을 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최근 제조사들은 자사 폼팩터가 지적받은 단점을 줄여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휴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은 LG전자는 V60 씽큐 5G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새로 장착해 이 점을 보완했다. 내구성 논란이 일었던 삼성전자는 갤럭시Z플립 디스플레이에 접히는 부분에서 생기는 주름을 초박형 강화유리(UTG)를 탑재하고, 별도 보호필름을 붙이는 등 돌파구를 찾았다. 외면이 그대로 드러나는 아웃폴딩 방식으로 내구성 우려가 특히 컸던 화웨이는 메이트Xs 디스플레이에 총 4개 층으로 구성된 '더블 레이어 옵티컬 폴리이미드'를 장착, 싱글 레이어에 비해 내구성을 약 80%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