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부터 마스크 살 수 있다더니…약국 "언제 들어올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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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정부는 약국과 우체국(읍·면 소재) 등을 통해 28일부터 장당 1000~1500원 상당의 마스크를 하루 약 500만 장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그 중 240만 장은 전국 2만4000여 개 약국에 공급해 약국 한 곳당 평균 100장씩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28일 서울 성동구·서대문구·중구 소재의 약국 두 곳씩을 무작위로 들려본 결과 정부 공급 마스크를 파는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약사들은 입을 모아 "(정부 마스크가) 언제 들어오는지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의 한 약국은 건물 출입구서부터 '정부 공급 마스크 아직 입고 되지 않았습니다'는 문구를 종이에 써붙여놨다. 이 약국에서 일하는 약사는 마스크가 없냐는 질문에 "정부에서 들어온 게 전혀 없다"며 "언제쯤 들어오는지도 들은 바가 없다"고 답했다. 근처 다른 약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약국에 들어서자 다른 손님이 민간업체에서 판매하는 마스크 열 개를 계산하고 있었다. 한 장당 4000원에 판매됐다. 약사에게 정부에서 들어온 마스크가 없냐고 묻자 "아직 안 들어왔다"며 "다음주쯤 들어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확히 언제쯤 들어오냐는 질문에는 "그 날짜를 빨리 알아서 손님들한테 말씀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 약국에서 판매하는 성인용 대형 KF80, KF94 마스크는 이전 손님이 구입한 물량이 마지막이었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약국에서 일하는 약사도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정부에서 공급한다고 말만 하지 사실상 한 게 하나도 없다"며 "다른 곳을 돌아봐도 마스크 들어온 곳은 한 군데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큰 도매업체 한 곳에 '마스크를 공급하라'고 맡겼을 뿐"이라며 "도매업체는 제조사와 가격협상을 해야하고 그 후 각 약국에 자체적으로 뿌려야 하는데 아직 어떻게 진행되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약사는 "어제도, 오늘도 손님들이 계속 오시는데 공급은 안되고 있다"며 "약사들이 개인적으로 도매상에 간신히 연락이 닿아 마스크를 구하거나 삼삼오오 짝지어 직접 지방 공장에 내려가 마스크를 떼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대문구의 또 다른 약국을 방문했을 때는 입을 채 떼기도 전에 "마스크 없어요"라고 약사가 말했다. 정부 마스크 뿐 만 아니라 민간업체의 마스크를 파는 진열대도 텅 비어있었다. 약사는 "다음주쯤으로 예상하지만 들어와봐야 안다"고 했다. 마스크를 구입하러 약국을 찾은 한 여성은 아동용 소형 마스크를 착용한 채 "약국이고 마트고 남은 게 소형밖에 없어 일단 이거라도 샀다"며 "창피하긴 하지만 지하철을 타고 이동해야 해 어쩔 수 없이 구입했다"고 말했다.서울 중구의 한 약국 진열대에는 KF80, KF94 마스크 뿐만 아니라 일반 면 마스크도 남아있지 않았다. 약사는 "방한마스크(면 마스크)도 이제 남은 게 없다"며 "정부 마스크는 공급이 안 됐고 언제 들어올지도 확신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마스크 없다는 말만 하루에 100번 정도 한 듯 하다"며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기대하는 표정으로 '혹시 마스크 있냐'고 물어보실때 마다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서울 성동구의 한 약국은 건물 출입구서부터 '정부 공급 마스크 아직 입고 되지 않았습니다'는 문구를 종이에 써붙여놨다. 이 약국에서 일하는 약사는 마스크가 없냐는 질문에 "정부에서 들어온 게 전혀 없다"며 "언제쯤 들어오는지도 들은 바가 없다"고 답했다. 근처 다른 약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약국에 들어서자 다른 손님이 민간업체에서 판매하는 마스크 열 개를 계산하고 있었다. 한 장당 4000원에 판매됐다. 약사에게 정부에서 들어온 마스크가 없냐고 묻자 "아직 안 들어왔다"며 "다음주쯤 들어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확히 언제쯤 들어오냐는 질문에는 "그 날짜를 빨리 알아서 손님들한테 말씀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 약국에서 판매하는 성인용 대형 KF80, KF94 마스크는 이전 손님이 구입한 물량이 마지막이었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약국에서 일하는 약사도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정부에서 공급한다고 말만 하지 사실상 한 게 하나도 없다"며 "다른 곳을 돌아봐도 마스크 들어온 곳은 한 군데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큰 도매업체 한 곳에 '마스크를 공급하라'고 맡겼을 뿐"이라며 "도매업체는 제조사와 가격협상을 해야하고 그 후 각 약국에 자체적으로 뿌려야 하는데 아직 어떻게 진행되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약사는 "어제도, 오늘도 손님들이 계속 오시는데 공급은 안되고 있다"며 "약사들이 개인적으로 도매상에 간신히 연락이 닿아 마스크를 구하거나 삼삼오오 짝지어 직접 지방 공장에 내려가 마스크를 떼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대문구의 또 다른 약국을 방문했을 때는 입을 채 떼기도 전에 "마스크 없어요"라고 약사가 말했다. 정부 마스크 뿐 만 아니라 민간업체의 마스크를 파는 진열대도 텅 비어있었다. 약사는 "다음주쯤으로 예상하지만 들어와봐야 안다"고 했다. 마스크를 구입하러 약국을 찾은 한 여성은 아동용 소형 마스크를 착용한 채 "약국이고 마트고 남은 게 소형밖에 없어 일단 이거라도 샀다"며 "창피하긴 하지만 지하철을 타고 이동해야 해 어쩔 수 없이 구입했다"고 말했다.서울 중구의 한 약국 진열대에는 KF80, KF94 마스크 뿐만 아니라 일반 면 마스크도 남아있지 않았다. 약사는 "방한마스크(면 마스크)도 이제 남은 게 없다"며 "정부 마스크는 공급이 안 됐고 언제 들어올지도 확신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마스크 없다는 말만 하루에 100번 정도 한 듯 하다"며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기대하는 표정으로 '혹시 마스크 있냐'고 물어보실때 마다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