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총리 "마스크 공급 불편드려 송구…더 강력한 방안 검토"

"종교인 증상자 검사 집중돼 며칠간 확진자 늘 것…확산추세 꺾는 게 관건"
"2·28 민주운동 60주년, 대구정신으로 위기 이겨낼 것…대구시민과 끝까지 함께"
마스크 수급현장 불시점검도…"수급 즉시 소비자에게 공급되게 하라"
정세균 국무총리는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정부가 공적 유통망을 통한 마스크 공급을 발표했지만 약속드린 시간과 물량을 지키지 못했다"며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정 총리는 이날 대구시청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속도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신뢰"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정부가 마스크 공적판매 방침을 발표했음에도 현장에 바로 적용되지 않으면서 다수 국민들이 마스크를 구입하지 못한 사태가 빚어진 점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정 총리는 "(이런 상황에 대해) 미리 설명드리지 못해 매장을 찾은 국민 여러분께 불편과 실망을 드렸다"고 언급했다.그러면서 "기획재정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관련 부처에서는 최단 시간 내 유통체계를 정비하고 국민 여러분께 있는 그대로 상세히 설명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 총리는 "공권력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마스크 대책이 제대로 이행되도록 공권력을 가진 모든 정부 기관이 나서야 한다"며 "그래도 부족하다면 더 강력한 공급방안도 검토해달라"라고 주문했다.정세균 총리 "종교인 증상자 검사 집중돼 며칠간 확진자 늘 것" / 연합뉴스 (Yonhapnews)
정 총리는 "최근 대구·경북 지역의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종교인 가운데 증상 있는 분들의 검사결과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앞으로 며칠간은 많은 확진자가 더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분들에 대한 검사가 마무리된 후 얼마나 빨리 확산 추세를 꺾느냐가 이번 싸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환자를 빨리 찾아내 격리하고 증상의 경중에 따라 적절히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라며 "일련의 과정이 막힘없이 진행되도록 병상과 인력, 장비 등 필요한 자원이 제때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또 "오늘은 대구의 고등학생들이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 음모에 맞서 분연히 일어섰던 2·28 민주운동 60주년"이라며 "이런 뜻깊은 날 대구시민들은 성대한 기념식 대신 코로나19와의 치열한 전투에 임하고 계시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정 총리는 "대구는 정의와 애국의 고장이다.

일제가 침탈을 본격화하던 1907년, 국채보상운동을 시작한 곳도 대구"라며 "2·28 민주운동은 광복 이후 최초의 민주화 운동으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초석이 됐다"고 덧붙였다.

정 총리는 "우리 역사는 대구를 자랑스럽게 기억하고 있다.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도 대구의 전통이 이어질 것"이라며 "어려울 때마다 뭉치고, 결국 승리하는 대구정신으로 지금의 위기도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저는 중대본 본부장으로서 대구시민과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 총리는 회의를 마친 직후 대구 축산농협 본점 하나로마트와 약국 등을 방문해 마스크 수급현황을 점검했다.

정 총리는 정부의 마스크 긴급수급조정 추가조치 후 현장에서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가 있는지 등을 직접 챙기고자 사전예고 없이 불시에 이뤄졌다.

정 총리는 현장에서 "정부 조치로 수출이 제한돼 마스크 유통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확보 물량이 소비자에게 즉시 공급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아울러 "국민의 마스크 수요를 맞출 수 있도록 국내 생산뿐만 아니라 수입까지 고려해 공급 물량을 확보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