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니트릴장갑, 코로나 공포에 주방용→외출용 변신

▽ 출퇴근길 니트릴장갑 착용 늘어
▽ 온라인몰서도 판매량 21% ↑
▽ 코스트코 1인당 1개 판매로 '제한'
출퇴근길이나 외출 시 니트릴장갑을 착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사진 = 인스타그램)
# 30대 직장인 김미영 씨는 다이소에서 손소독제와 함께 니트릴장갑을 구매했다. 회사 출근길에 버스 지하철에서 어쩔 수 없이 손잡이를 잡아야 하지만, 그때마다 손세정제를 뿌릴 수 없어 찝찝했기 때문이다. 미영 씨는 출근길과 퇴근길에 한장씩 쓰기 위해 가방에 니트릴장갑 2장을 챙겼다. 니트릴장갑이 담긴 박스 사진을 찍고, 인스타그램엔 '직장인 출근길 필수템'이라고 남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도록 확산하면서 주로 주방에서 쓰였던 니트릴장갑이 외출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29일 G마켓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26일까지 니트릴 장갑을 포함한 장갑류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니트릴 장갑은 합성고무 소재로 만들어진 얇은 장갑으로, 가정에서는 주로 주방에서 많이 사용된다. 천연고무장갑 대비 무게가 가볍고, 2.5배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손에 딱 달라붙는 특징 덕분에 손맛을 구현하기에도 적합해 셰프들 사이에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주방이나 산업용 대신 외출용으로 니트릴장갑을 끼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대구에 거주하는 20대 직장인은 "외출전 마스크 니트릴장갑을 끼고 외출 후 뒤집어서 재빨리 버린다"며 "환자 처치할 때 쓰던 장갑이 이렇게 생필품이 되버렸다 "고 밝혔다.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도 "휴대폰 터치도 되서 외출시 마스크와 니트릴장갑을 필수로 끼고 있다"고 밝혔다.

마스크와 더불어 니트릴장갑까지 착용하고 외출에 나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사진 = 인스타그램)
마트에 장을 보러갈 때도 장갑을 착용하는 사람들도 속속 보이고 있다. 두 아이를 둔 40대 여성도 "외출을 삼가하려고 해도 집에 먹을 것도 없고, 온라인몰은 일찌감치 주문불가"라며 "94마스크를 끼고 니트릴 일회용장갑을 착용하고 마트를 간다"고 말했다.이어 "유난일 수 있지만 딸린 식구들이 많은 관계로 내 건강은 내가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카페나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도 니트릴장갑을 사용하고 있다. 부산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40대 여성은 "코로나 때문에 카페에서도 마스크에 니트릴장갑까지 끼고 있다"며 "손님들도 줄었지만, 실내에서도 위생 걱정하느라 죽을 맛"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외출 시 니트릴 장갑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일부 온라인몰에선 니트릴장갑의 가격이 오르고 있다. 경북에 거주하는 30대 여성은 "주방에서 요리할 때 쓰는 니트릴 장갑이 떨어져서 어제 장바구니에 넣어놨다가 오늘 결제하려고 보니 품절이라고 뜬다"며 "다른 제품을 찾아봤지만 어제 봤던 가격보다 2~3배가 올랐다"고 밝혔다. 오프라인에서도 니트릴장갑 구매 수량을 제한하고 있는 추세다. 코스트코 양재점은 니트릴장갑을 1인당 하루 1개 판매로 제한한다고 매장에 공지했다. 코스트코 양재점은 니트릴다용도장갑 200개짜리 2팩을 묶어서 판매하고 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