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협력사 무이자 대출 550억으로 확대…코로나19 예방에 60억 기부

김태용 LG전자 동반성장담당이 지난달 24일 경기 화성에 있는 협력사 우양디앤유에서 상생 협력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그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란 위기 상황을 맞아 상생 협력을 강화한다. 협력사들이 어려움을 이겨내야 LG 계열사들도 위기를 정면 돌파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성금과 구호물품을 기탁했다. 바이러스에 무방비로 노출된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서다. 그룹의 가장 큰 자산인 임직원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선 임산부 재택근무 등의 조치를 발 빠르게 시행했다.

협력사 무이자 대출 확대LG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협력사가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상생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경기 화성에 있는 협력사 유양디앤유에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고 상생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간담회엔 진홍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 이시용 LG전자 구매경영센터장, LG전자 주요 협력사 대표들이 참석했다.

최근 LG전자는 협력사의 원재료 조달과 조업 일정 등을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 마스크 공급, 항공 운송비 지원 등 협력사가 필요로 하는 부분을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다. LG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해외에서 국내로 생산시설 등을 이전하는 협력사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해외에 있는 협력사들이 국내로 돌아오거나 국내 생산을 확대할 경우 생산성 향상 컨설팅, 구매 물량 보장 등을 통해 안착을 돕기로 했다. 신기술, 신공법을 적용한 부품 개발을 지원하고 무료 교육 등을 통해 협력사 임직원 역량을 높이는 데도 힘쓰고 있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협력사를 위해 무이자 또는 낮은 금리로 자금을 대출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해 400억원 규모이던 무이자 자금을 올해 550억원으로 확대한다. 자금 지원 시점도 지난해보다 4개월 앞당겨 이달부터 진행한다. 협력사가 설비 투자, 부품 개발 등을 차질없이 이어가며 경영 안정성을 높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LG전자는 기업은행 산업은행 등과 함께 저금리 대출을 위한 20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펀드도 운영하고 있다.이시용 센터장은 “협력사가 안정된 경영을 바탕으로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상생의 핵심”이라며 “협력사가 최고 수준의 제조 역량을 확보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신속하고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60억원 지원

LG는 지난달 26일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피해 지원을 위해 5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LG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역사회 감염 확산 예방을 위한 방역 물품을 지원할 계획이다. 코로나19로 피해가 큰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재난 취약계층과 경제활동 위축으로 피해를 본 저소득층을 지원할 계획이다. 계열사 LG생활건강은 10억원어치의 핸드워시 제품을 현물로 지원했다.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임직원 안전을 위한 조치도 강화하고 있다. 재택 근무가 대표적이다. 임산부 직원, 유치원·어린이집·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있는 직원은 원하는 기간 동안 집에서 일할 수 있다. 재택근무 기간은 정상근무로 인정된다. 임직원들의 불이익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출퇴근 혼잡 시간에 대중교통 이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하루 8시간 근무를 하되 출퇴근을 당기거나 늦출 수 있는 탄력적 출퇴근제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임직원들이 시간을 분산해서 식사할 수 있도록 전 사업장의 사내식당 운영시간도 연장했다.

LG전자는 전 사업장에 외부 방문객의 출입을 금지했다. 임직원들의 사업장 간 출장도 금지했다. 재택근무자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원격 근무 관련 장비와 네트워크를 점검했다. LG디스플레이는 자체 제작한 자가진단 모바일 앱을 임직원에게 배포해 발열, 기침 등 건강 이상이나 확진자 및 의심자 접촉 여부 등을 1일 1회 필수 입력하도록 조치했다.주요 그룹 행사도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있다. LG는 매년 미국에서 여는 이공계 석박사 유학생 채용 설명회인 ‘LG 테크 콘퍼런스’를 취소했다. 수백 명이 모여 저녁식사를 포함해 진행되기 때문이다. LG 관계자는 “참석자 안전을 위해 취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LG는 올해 개최 예정인 채용 행사를 그룹 차원이 아니라 계열사별로 열 계획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