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0원, 맘 편히 장사를'…전국 '업종불문' 임대료 인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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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임대' 민간→공공 확산…임대인 소득세·법인세 감면 추진
전주발 '착한 임대' 운동이 업종과 관계없이 민간에서 공공부문으로 확산하고 있다.임대료 인하 운동은 이달 12일 전주한옥마을 건물주(14명)와 14일 전주 주요 상권 64명의 건물주가 임대료 5∼20%를 내려 입주자들과 상생하고자 시작한 것이다.
이제는 전주시를 넘어 서울·경기·대전·부산·광주·대구·제주까지 전국 곳곳으로, 전 업종으로 퍼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영세 자영업자가 난관에 부닥쳤지만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극복하려는 희망의 손길들이 하루가 멀다고 이어지는 것이다.◇ 개인에서 기업으로 확산…임대료 0원에 인하 기간도 장기화
전북 군산시 월명동에 사는 한 건물주는 지난 21일 임차인에게 앞으로 3개월간 월세 전액을 받지 않기로 했다.
인근 장미동에 있는 자신의 건물 세입자가 코로나19로 손님이 줄면서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을 배려, 이같이 '통 큰' 결정을 한 것이다.
인천시 계양구 작전동에서 돼지고기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27일 임대인(건물주) 김태온(58)씨로부터 "같이 이겨냅시다.적은 돈이지만 계좌번호 좀 알려주세요"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
이후 건물주 김씨로부터 50만원을 돌려받았다.
월 임대료의 30%가량을 깎아준 것이다.김씨는 계양구 작전동 외에 자신이 소유한 건물 임차인 2명에게도 돈을 되돌려 보낼 예정이다.
청주시 서원구 사창시장에 점포 7개를 소유한 이모(63)씨도 점포마다 월 임대료의 10%를 깎아주기로 했다.
기업의 동참도 활발하다.서울 동대문 종합시장과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을 소유한 주식회사 동승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동대문시장 상인을 돕기 위해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한다고 28일 밝혔다.
동승은 동대문 종합시장 4천3백개 점포에 대해 3개월간 임대료 20%를 인하하기로 했다.
올해 예정됐던 임대료 인상은 3개월간 유보하고, 보증금 인상안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전북은행도 이날 자사가 보유한 건물의 임대료를 오는 3월부터 6개월간 30%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 건물에 입주한 15개 업체가 6개월간 약 1천500만원의 임차료 부담을 덜게 됐다.
앞서 23일 IBK기업은행도 자사가 보유한 건물의 임대료를 오는 3월부터 3개월간 30% 인하(월 100만원 한도)하기로 했다.
55개 입주사가 3개월간 5천만원의 임대료 부담을 덜게 됐다.
150여개 업체가 입점해 있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복합쇼핑몰 '트리플스트리트'는 임차인의 부담을 덜기 위해 2개월간 임대료를 20% 인하하기로 했다.
상권 규모가 큰 인천 부평문화의거리에서도 300여개 점포 가운데 20여개 점포의 주인들이 150만∼800만원 수준의 임대료를 2∼3개월 동안 10∼20%씩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부산의 건설자재 업체인 미륭레미콘도 부산 중구 신창동과 동래구 낙민동의 회사 건물 임대료를 50% 인하했다.
두 곳의 건물에는 20여명의 중소상공인이 입주해 있다.
미륭레미콘은 우선 2월 한 달 임대료 2천600여만원을 인하하고 추후 상황에 따라 인하 기간을 연장할 방침이다.
건설 및 자재 종합기업 아이에스동서도 다음 달 5일부터 회사가 보유한 부산 남구 용호동 'W스퀘어' 상가의 임대료를 50% 내린다.
아이에스동서는 우선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간 상가 임대료를 절반 깎아주고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인하 기간 연장도 고려하기로 했다.이례적으로 충북 진천에서는 향교도 동참했다.
진천 향교는 진천읍 내 향교 소유 상가 건물 3곳의 세입자 13명에게 이달부터 임대료를 50% 인하하기로 했다.
해당 상가는 면류회관(연면적 1천155㎡)과 진천향교상가(연면적 825㎡), 지난해 신축한 1층짜리 건물(연면적 46.2㎡)로 이들 상가에는 헬스장과 학원, 커피숍, 학원, 매점, 부동산 중개업소 등이 입주해 있다.
전통시장은 임대료뿐 아니라 관리비를 인하하는 등 더 적극적이다.
부산 전자 종합시장 번영회는 고통 분담 차원에서 이달부터 6개월간 관리비를 13% 인하하기로 했다.
부산진 남문시장번영회도 점포주와 합의를 거쳐 다음 달부터 5월까지 1층 상가를 대상으로 임대료를 낮추기로 했다.
임대료를 할인받는 점포는 모두 70여 곳으로, 점포당 최대 60만원을 할인받게 된다.
광주 '1913 송정역 시장상인회'도 지난 24일 상인회 가입 점포의 건물주 25명이 5개월가량 한시적으로 임대료 10% 인하를 결정하는 등 지역을 넘어 민간차원의 임대료 인하 운동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3개월간 매달 임대료를 5∼15%를 인하하기로 한 광주 동구의 동명공동체상생협의회 소속 건물주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착한 건물주' 행동을 전개해 뜻을 함께할 다른 건물주를 모집하는 등 적극적이다.◇ 지자체 등 공공부문도 동참
제주도는 제주시 지하상가 및 시장, 관광지 등 공공시설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 소상공인과 시장 상인 등에 대해 공유재산 임대료 및 사용료를 최대 50% 감면하기로 했다.
공유재산은 30%까지 감면이 가능하며 공설시장 사용료는 50%를 감면해줄 수 있는 공유재산 관리조례를 활용한 것이다.
경남 합천군도 소상공인 부담을 덜고자 합천영상테마파크 내 입주업체, 대장경·정양 레포츠공원 오토캠핑장 등 12개 공공시설물에 대해 최소 1개월 이상 사용료 전액을 감면한다.
한국철도(코레일) 역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철도역 매장의 임대료를 20% 인하하는 등 긴급 지원방안을 마련했다.
계약자가 납부하는 수수료나 임대료를 20% 내리고, 매출에 비례해 수수료(판매수익)를 지급받는 '스토리웨이' 편의점 계약자에게는 수수료를 20% 인상해 지급한다.
공공기관인 부산항만공사도 일본 여행 보이콧에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입주업체 임대료 감면 조처를 3월까지 연장했다.
대상 업체는 면세점, 식당, 커피숍, 기념품점 등 터미널 이용객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17곳이다.
항만공사는 일본 여행 보이콧으로 이용객이 급격히 줄어든 지난해 8월부터 연말까지 임대료 60%를 감면하고, 납부를 유예해 준 바 있다.
◇ 정부, 지원 정책으로 호응이처럼 민간에서 시작한 '착한 임대' 운동이 확산하자 정부도 이에 호응하고 나섰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동안 소상공인에 해당하는 임차인의 임대료를 인하하는 임대인에 대해서는 임대료 인하분 중 50%를 소득세·법인세에서 감면하기로 했다.
임대료를 인하한 점포가 많은 전통시장 20곳에는 노후전선 정비, 스프링클러 설치 등 화재 안전 패키지도 지원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코로나19 파급영향 최소화와 조기 극복을 위한 민생·경제 종합대책' 브리핑을 통해 총 20조원 규모의 경기보강 대책을 발표하며 "소상공인 임대료 지원 3종 세트를 마련해 '착한 임대인 운동'을 확실히 뒷받침하겠다"며 "자발적 임대료 인하 운동은 전국적으로 더 퍼져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전주형 상생실험인 '착한 임대 운동'이 점점 나비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면서 "임대료 인하 분위기가 전국적으로 확산해 사회·경제적 재난을 극복하고 공동체를 회복하는 동력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정부의 착한 임대인 지원정책이 장기화하는 경기침체와 코로나19로 어려움에 부닥친 영세 자영업자와 건물주 간 상생 문화를 정착해 상권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가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전주발 '착한 임대' 운동이 업종과 관계없이 민간에서 공공부문으로 확산하고 있다.임대료 인하 운동은 이달 12일 전주한옥마을 건물주(14명)와 14일 전주 주요 상권 64명의 건물주가 임대료 5∼20%를 내려 입주자들과 상생하고자 시작한 것이다.
이제는 전주시를 넘어 서울·경기·대전·부산·광주·대구·제주까지 전국 곳곳으로, 전 업종으로 퍼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영세 자영업자가 난관에 부닥쳤지만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극복하려는 희망의 손길들이 하루가 멀다고 이어지는 것이다.◇ 개인에서 기업으로 확산…임대료 0원에 인하 기간도 장기화
전북 군산시 월명동에 사는 한 건물주는 지난 21일 임차인에게 앞으로 3개월간 월세 전액을 받지 않기로 했다.
인근 장미동에 있는 자신의 건물 세입자가 코로나19로 손님이 줄면서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을 배려, 이같이 '통 큰' 결정을 한 것이다.
인천시 계양구 작전동에서 돼지고기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27일 임대인(건물주) 김태온(58)씨로부터 "같이 이겨냅시다.적은 돈이지만 계좌번호 좀 알려주세요"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
이후 건물주 김씨로부터 50만원을 돌려받았다.
월 임대료의 30%가량을 깎아준 것이다.김씨는 계양구 작전동 외에 자신이 소유한 건물 임차인 2명에게도 돈을 되돌려 보낼 예정이다.
청주시 서원구 사창시장에 점포 7개를 소유한 이모(63)씨도 점포마다 월 임대료의 10%를 깎아주기로 했다.
기업의 동참도 활발하다.서울 동대문 종합시장과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을 소유한 주식회사 동승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동대문시장 상인을 돕기 위해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한다고 28일 밝혔다.
동승은 동대문 종합시장 4천3백개 점포에 대해 3개월간 임대료 20%를 인하하기로 했다.
올해 예정됐던 임대료 인상은 3개월간 유보하고, 보증금 인상안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전북은행도 이날 자사가 보유한 건물의 임대료를 오는 3월부터 6개월간 30%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 건물에 입주한 15개 업체가 6개월간 약 1천500만원의 임차료 부담을 덜게 됐다.
앞서 23일 IBK기업은행도 자사가 보유한 건물의 임대료를 오는 3월부터 3개월간 30% 인하(월 100만원 한도)하기로 했다.
55개 입주사가 3개월간 5천만원의 임대료 부담을 덜게 됐다.
150여개 업체가 입점해 있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복합쇼핑몰 '트리플스트리트'는 임차인의 부담을 덜기 위해 2개월간 임대료를 20% 인하하기로 했다.
상권 규모가 큰 인천 부평문화의거리에서도 300여개 점포 가운데 20여개 점포의 주인들이 150만∼800만원 수준의 임대료를 2∼3개월 동안 10∼20%씩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부산의 건설자재 업체인 미륭레미콘도 부산 중구 신창동과 동래구 낙민동의 회사 건물 임대료를 50% 인하했다.
두 곳의 건물에는 20여명의 중소상공인이 입주해 있다.
미륭레미콘은 우선 2월 한 달 임대료 2천600여만원을 인하하고 추후 상황에 따라 인하 기간을 연장할 방침이다.
건설 및 자재 종합기업 아이에스동서도 다음 달 5일부터 회사가 보유한 부산 남구 용호동 'W스퀘어' 상가의 임대료를 50% 내린다.
아이에스동서는 우선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간 상가 임대료를 절반 깎아주고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인하 기간 연장도 고려하기로 했다.이례적으로 충북 진천에서는 향교도 동참했다.
진천 향교는 진천읍 내 향교 소유 상가 건물 3곳의 세입자 13명에게 이달부터 임대료를 50% 인하하기로 했다.
해당 상가는 면류회관(연면적 1천155㎡)과 진천향교상가(연면적 825㎡), 지난해 신축한 1층짜리 건물(연면적 46.2㎡)로 이들 상가에는 헬스장과 학원, 커피숍, 학원, 매점, 부동산 중개업소 등이 입주해 있다.
전통시장은 임대료뿐 아니라 관리비를 인하하는 등 더 적극적이다.
부산 전자 종합시장 번영회는 고통 분담 차원에서 이달부터 6개월간 관리비를 13% 인하하기로 했다.
부산진 남문시장번영회도 점포주와 합의를 거쳐 다음 달부터 5월까지 1층 상가를 대상으로 임대료를 낮추기로 했다.
임대료를 할인받는 점포는 모두 70여 곳으로, 점포당 최대 60만원을 할인받게 된다.
광주 '1913 송정역 시장상인회'도 지난 24일 상인회 가입 점포의 건물주 25명이 5개월가량 한시적으로 임대료 10% 인하를 결정하는 등 지역을 넘어 민간차원의 임대료 인하 운동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3개월간 매달 임대료를 5∼15%를 인하하기로 한 광주 동구의 동명공동체상생협의회 소속 건물주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착한 건물주' 행동을 전개해 뜻을 함께할 다른 건물주를 모집하는 등 적극적이다.◇ 지자체 등 공공부문도 동참
제주도는 제주시 지하상가 및 시장, 관광지 등 공공시설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 소상공인과 시장 상인 등에 대해 공유재산 임대료 및 사용료를 최대 50% 감면하기로 했다.
공유재산은 30%까지 감면이 가능하며 공설시장 사용료는 50%를 감면해줄 수 있는 공유재산 관리조례를 활용한 것이다.
경남 합천군도 소상공인 부담을 덜고자 합천영상테마파크 내 입주업체, 대장경·정양 레포츠공원 오토캠핑장 등 12개 공공시설물에 대해 최소 1개월 이상 사용료 전액을 감면한다.
한국철도(코레일) 역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철도역 매장의 임대료를 20% 인하하는 등 긴급 지원방안을 마련했다.
계약자가 납부하는 수수료나 임대료를 20% 내리고, 매출에 비례해 수수료(판매수익)를 지급받는 '스토리웨이' 편의점 계약자에게는 수수료를 20% 인상해 지급한다.
공공기관인 부산항만공사도 일본 여행 보이콧에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입주업체 임대료 감면 조처를 3월까지 연장했다.
대상 업체는 면세점, 식당, 커피숍, 기념품점 등 터미널 이용객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17곳이다.
항만공사는 일본 여행 보이콧으로 이용객이 급격히 줄어든 지난해 8월부터 연말까지 임대료 60%를 감면하고, 납부를 유예해 준 바 있다.
◇ 정부, 지원 정책으로 호응이처럼 민간에서 시작한 '착한 임대' 운동이 확산하자 정부도 이에 호응하고 나섰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동안 소상공인에 해당하는 임차인의 임대료를 인하하는 임대인에 대해서는 임대료 인하분 중 50%를 소득세·법인세에서 감면하기로 했다.
임대료를 인하한 점포가 많은 전통시장 20곳에는 노후전선 정비, 스프링클러 설치 등 화재 안전 패키지도 지원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코로나19 파급영향 최소화와 조기 극복을 위한 민생·경제 종합대책' 브리핑을 통해 총 20조원 규모의 경기보강 대책을 발표하며 "소상공인 임대료 지원 3종 세트를 마련해 '착한 임대인 운동'을 확실히 뒷받침하겠다"며 "자발적 임대료 인하 운동은 전국적으로 더 퍼져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전주형 상생실험인 '착한 임대 운동'이 점점 나비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면서 "임대료 인하 분위기가 전국적으로 확산해 사회·경제적 재난을 극복하고 공동체를 회복하는 동력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정부의 착한 임대인 지원정책이 장기화하는 경기침체와 코로나19로 어려움에 부닥친 영세 자영업자와 건물주 간 상생 문화를 정착해 상권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가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