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행 비행기 탑승 전 검역 도입…승객들 "좋은 정책" 호응

"승무원도 비행기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데, 안전을 확보하는 게 최우선이죠. 미리부터 (감염 의심환자를) 걸러내는 것은 좋은 정책 같아요.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항공사들이 탑승객 중 의심 증상자를 차단하는 '탑승 전 검역'을 도입했다. 좁은 기내 공간에 장시간 밀집해 있는 게 불가피한 만큼 미리 의심환자를 차단하려는 조치다.

승객들은 항공사 취지에 공감한 듯 체온·의심증상 확인 등에 최대한 협조하는 모습이었다.

대한항공은 28일 오후 2시30분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출발하는 KE017편부터 승객들의 발열·호흡기 증상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이 항공기에 탑승하는 승객들은 체크인 단계부터 항공 보안 관계자들에게 '최근 중국을 방문한 이력이 있는지', '발열·기침 증상이 있는지' 등의 질문을 받았다.

이어 비행기에 오르기 직전에는 열화상 카메라와 체온계로 다시 발열·호흡기 증상 유무를 확인받았다.

이날 KE017편이 출발하는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266번 게이트 앞에서 승객들은 질서정연하게 탑승 전 검역에 협조했다. 하만기 대한항공 인천공항지점장은 "어차피 도착지에서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확인되면 입국이 허가되지 않아 되돌아와야 할 수도 있다"며 "이런 일을 미리 방지하는 것인 만큼 손님들에게 불편을 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손님들의 불편을 예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현지에서 입국이 금지되는 경우 왕복 항공료가 승객의 부담이지만, 발열 등 의심 증상 때문에 탑승이 거부되는 경우에는 항공료를 환불받을 수 있다고 하 지점장은 말했다.

하 지점장은 "이미 모든 승객의 수하물이 항공기에 실려 있는 만큼 만약 탑승객 중에 의심증상자가 나오면 출발이 지연되는 등의 손해가 날 수 있지만, 승객의 건강을 위해 그만큼은 감수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승객 조모(25)씨는 "한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으니 이런 대처도 이해할 만하다.

특별히 불편한 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며칠 전 대한항공 승무원도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만큼 비행기에 타기 전부터 감염 위험을 차단할 수 있어서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