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에 대인기피증, ADHD까지"…가수 김사랑의 공백이 길었던 이유

김사랑, 범불안장애 고백
한 가지에 오래 집중 못해 작업 오래 걸려

JTBC '슈가맨3' 가수 김사랑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가수 김사랑이 '슈가맨3'를 통해 범불안 장애를 앓고 있음을 고백했다.

지난 28일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투유 프로젝트-슈가맨3'에는 가수 김사랑이 슈가맨으로 소환됐다. 유희열팀에서 소환된 김사랑은 'Feeling(필링)'을 밴드와 함께 연주했다. 김사랑은 이날 무대에서 20년 전 모습을 완벽하게 재연해 뭉클함을 안겼다.

유희열은 록 발라드 곡을 부른 슈가맨이라고 소개하며 "데뷔하자마자 세기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직접 작사, 작곡, 프로듀싱을 한 천재 뮤지션"이라고 말했다. VCR 힌트에서 만화가 기안84는 "미술학원 끝나고 셔틀버스에서 슈가맨의 노래를 들었는데 충격을 잊을 수가 없었다. 이 세상을 확 뒤집어 놓을 줄 알았다. 천재였다. 이 형님 때문에 학교도 때려 치우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는 활동 당시 '모든 작업을 혼자 하는 18살 소년'으로 소개되며 '천재' 타이틀을 얻었지만, 3집을 발매하기까지 6년의 시간이 걸리면서 서서히 대중들에게 잊혀져 갔다.

김사랑은 이날 방송에서 그 이유에 대해 털어놓았다. 그는 "3집 작업을 하면서 엔지니어링까지 욕심을 내다보니 (발매가 늦어졌다)"라며 "사실 난 천재가 아니라 노력형이다. 진짜 천재라면 여러 가지를 다 하더라도 빨리빨리 앨범을 냈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앨범 발매가 늦어지자 주위로부터 '천재의 게으름' 때문 아니냐는 오해도 받았다고. 김사랑은 "겨우 작업해서 앨범을 만든 건데 주변 사람들이 내가 일부러 곡을 안 내는 거라고 생각해서 속상했다. 혼자 곡 작업을 하는 탓에 내가 고집을 부릴 거라는 편견 때문에 함께 곡을 만들려는 사람도 없었다"고 말했다.

'천재' 타이틀로 인해 생긴 오해들은 우울증, 대인기피증으로 이어졌다. 그는 "병명이 범불안 장애인데 정신과적으로 보면 정신 질환 백화점이다. 성인 ADHD다. 그러다 보니 한 가지에 오래 집중 못 하게 되고 작곡을 다 해야 하니 더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된다. 이 자리에서 처음 말씀드리는 거다"고 털어놨다. 범불안장애는 일상생활의 다양한 주제에 관한 과도하고 통제하기 힘든 비합리적 걱정을 주로하는 특징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음악은 멈춰본 적 없다는 김사랑은 "멈추는 건 말이 안 되는 거고, 다시 만들려고 시동 걸기 시작했다"며 "늙은 천재로 불러달라"고 포부를 밝혔다. 범불안 장애를 앓고 있음에도 여전한 김사랑의 음악에 대한 열정에 많은 이들이 응원을 보내고 있다.

최민지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