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시계업계도 '올스톱'…코로나19로 멈춘 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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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시계 박람회 WWG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세계 명품시계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는 4월 25일부터 29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예정이던 워치&원더스제네바(WWG)가 행사 50여 일을 앞두고 전격 취소됐다.
참석자 안전 이유로 전격 취소
바젤월드 행사도 취소 가능성
WWG를 주관하는 제네바 고급시계협회(FHH)는 최근 “행사에 참석할 예정인 언론인, 파트너사, 소비자, 팀원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WWG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WWG는 매년 1월 제네바에서 열리던 스위스국제고급시계박람회(SIHH)가 시기를 옮기면서 바꾼 이름이다. SIHH는 세계 최대 규모의 럭셔리 시계박람회다. 지난해 행사엔 세계에서 초우량고객(VVIP)과 시계 바이어, 언론인 등 2만3000여 명이 모였다.
WWG가 스위스 바젤에서 4월 30일부터 열리는 다른 시계박람회인 바젤월드 직전으로 시기를 옮긴 것은 두 박람회가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였다. WWG를 둘러본 뒤 바로 바젤월드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으로 세계로 확산하면서 행사는 취소됐다. WWG에는 세계 최대 럭셔리 시계 회사인 리치몬트그룹 소속 명품 시계 브랜드가 대거 참가할 예정이었다. 까르띠에 바쉐론콘스탄틴 피아제 예거르쿨트르 IWC 몽블랑 로저드뷔 파네라이 등 리치몬트그룹에 속한 명품 시계 브랜드와 에르메스 보베 르상스 HYT 등이 올해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었다.WWG 취소로 몇억원에서 몇십억원에 달하는 초고가 시계를 준비 중이던 브랜드의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한정 수량으로 1~5개만 생산하는 초고가 시계는 보통 시계박람회에서 VVIP들이 직접 차 본 뒤 구입하기 때문이다. 시계업계 관계자는 “초고가 시계는 직접 보지 않고 선주문하는 사례가 거의 없어 명품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스와치그룹 등이 참여하는 바젤월드는 아직 취소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세이코 시티즌 부로바 등 일부 브랜드가 ‘바젤월드 불참’을 잇달아 선언하면서 행사 개최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