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선거구획정 기준 합의 결렬…"획정위안 받아 존중하기로"

'인구 상하한선' 이견 못좁혀…분구·통폐합 대상도 평행선
이인영 "심재철과 문제의식 공감…저녁에 한번 더 생각"
여야는 2일 4·15 총선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 기준을 논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여야는 대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독자적으로 선거구 획정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여야 협상 결렬로 공이 다시 선관위로 넘어가게 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미래통합당 심재철·민주통합의원모임 유성엽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획정 기준을 놓고 담판을 시도했으나 최종 타결에는 실패했다.이 원내대표는 "원내대표간 정치적 결단으로 (선거구 획정) 접근 방법을 어느 정도 찾아냈지만, 이에 대해 중앙선관위에서 현행 선거법상 어렵다고 한다"면서 "획정위가 법의 정신과 원칙에 맞춰 획정안을 디자인해오면, 우리가 이를 보고 존중하는 방향으로 정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심 원내대표는 "시도별 의원정수 방식으로도 접근해보고, 다른 방식으로도 접근해봤다"면서 "공직선거법 개정과 선거구 조정을 최소화하는게 낫다는 대원칙에서 접근했다"고 부연했다.

다만 이 원내대표는 "심 원내대표와 문제의식을 공감하는 부분이 있어서 오늘 저녁에 한번 더 생각해볼 것"이라면서 "굿 아이디어라고 하면, 다시 만나서 진척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이며 막판 협상 타결 가능성을 열어뒀다.
지난달 12일 행안위 간사 첫 회동을 갖고 획정 기준 논의를 시작한 여야는 선거구 변동을 최소화하자는 대원칙에는 공감했지만, 인구기준 등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3주간 논의에 진전을 보지 못했다.

재외 선거인 명부 작성에 임박해서도 협상이 답보 상태를 이어가자 지난달 29일 획정위는 "더는 국회의 선거구 획정 기준을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자체 획정안 마련을 선언했다.

재외선거인 명부 작성 시한이 오는 6일까지인 점을 고려하면, '데드라인'인 오는 5일 본회의에서는 선거구획정안을 반영한 선거법 개정안이 처리돼야 한다.법안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의결 등 절차까지 고려하면 물리적으로 3일까지는 획정위의 획정안 제출과 여야 논의가 마무리돼야 한다.

이날도 여야는 선거구 획정 기준의 핵심인 인구 상하한선과 분구·통폐합 대상을 놓고 간극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과 민주통합의원모임은 농·산·어촌 선거구 축소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공감대 속에 획정위가 앞서 제시한 인구 기준선 중 '1안'에 따라 하한을 13만9천명으로 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세종·강원 춘천·전남 순천 등 3곳을 분구하고, 군포갑·을, 안산 상록갑·을 및 단원갑·을, 서울 강남갑·을·병 3곳을 병합하자는 의견이다.

반면 통합당에서는 '표의 등가성' 원칙을 강조하며 인구 하한을 14만명대로 두고 세종·춘천의 분구, 군포를 비롯해 인구대비 의석이 많은 광주·전북·전남의 통폐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평행선을 달렸다.

경기 화성 등의 경우 읍·면·동 경계 조정을 통해 선거구를 유지하는 방안이 거론됐으나, 현행 공직선거법상 불가하다는 선관위의 유권해석에 따라 법 개정 없이는 불가능한 상황이다.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선거법에 지역구가 253곳으로 정해져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에 제약이 됐다"며 "예외규정을 마련해야 하는 경우가 늘어나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