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파월의 '뉴욕증시 구출작전', 중국 PMI가 재뿌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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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가 폭락에 폭락을 거듭하자, 지난 28일 금요일 오후 2시반(미 동부 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전격 개입에 나섰습니다. 예정에 없던 특별 성명을 발표하고 “경제를 지지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하겠다”고 밝힌 겁니다.
월가는 이를 ‘기준금리를 내리겠다’는 강한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뉴욕 증시는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요? 월가 관계자는 “이번 위기의 본질은 생물학적인 것인데, 통화정책으로 해결하긴 어렵다”면서 “다만 ‘상황이 악화되면 Fed가 금리 인하, 양적완화 등을 쏟아부을 준비가 되어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면서 금융시장에서는 약간의 안도감이 퍼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뉴욕 금융시장 상황을 정리했습니다. 3월1일 아침 한경TV와의 인터뷰 내용을 공유합니다.질문1> 투자자들이 코로나19 공포로 현금 확보에 치중하고 있다고요?
지난주 미 증시에서 다우지수 기준 사흘(장중 포함)이나 1000포인트 넘게 폭락하면서 투자자들이 그야말로 공포에 질렸었습니다. 이런 공포 속에선 원래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은 등 귀금속과 미 달러 등이 상승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지난달 24일까지만 해도 금 값이 온스당 1688달러까지 치솟고 달러 인덱스도 99.8까지 급등해 이런 통념을 확인시켰는데요.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지난달 25일부터 주식뿐 아니라 금, 달러, 심지어 전통적 투자자산의 대안으로 여겨지며 최근 위기가 불거질 때마다 급등했던 비트코인까지 모두 급락하고 있는 겁니다.
금의 경우 지난 28일 3.8% 떨어진 온스당 1585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나흘 연속 하락했으며, 장중엔 5% 넘게 떨어져 7년래 최대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또 달러 인덱스는 이날 장중 97선까지 내려왔습니다. 이는 지난달 4일 이후 처음입니다. 지난달 24일 9963달러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도 이후 하락세를 타면서 현재 8520달러 선까지 내려왔습니다. 월가에서는 이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가능성이 커지며 투자자들이 우선적으로 현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ABN암로의 조젯 볼레 애널리스트는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위험회피 심리 속에 시장이 패닉에 빠지면 투자자들은 현금이나 즉시 현금화가 가능한 일부 자산에만 몰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미 국채 금리는 계속 하락해 2년물은 연 0.9%, 10년물은 연 1.1%까지 떨어진 상황인데요. 이렇게 낮아지자 해외투자자들이 추격 매수를 자제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짧은 기간에 지나치게 떨어진데다, 금리가 1%도 안된다면 투자 매력 자체가 없다는 겁니다.
어쨌든 사상 초유의 바이러스 확산으로 불황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자산시장에서는 전통적 패러다임마저 흔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질문2> 글로벌 경제와 증시 상황이 말이 아닌데요. 파월 의장이 기준 금리 인하 시사 발언을 하지 않았습니까?
워낙 빠른 속도로 뉴욕 증시가 추락하자, 파월 의장이 지난 28일 오후 2시30분께 예정에 없던 긴급 성명을 발표하면서 구원투수로 나섰는데요. 파월 의장은 "미 경제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강하지만 코로나19이 경제활동에 위험을 가하고 있다. 우리는 경제를 지지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굉장히 강한 금리 인하의 신호입니다. Fed는 작년 6월 FOMC 성명서에 "적절히 행동하겠다"는 문구를 넣은 뒤 7월부터 10월까지 세 차례 연속 금리를 내렸었습니다. 그런 뒤 문구를 뺐고, 이후에는 계속 동결해왔지요. 그런데 그 문구를 다시 쓴 겁니다.
파월 의장의 성명 발표 시점도 전략적인데요. 금요일 폐장을 앞두고 나와 1000포인트 넘게 내리던 다우는 300포인트까지 낙폭을 줄였습니다. 발표 시점을 보면 Fed는 성명의 효과가 금요일뿐 아니라 주말 내내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바뀌길 바란 것으로 보입니다.
월가는 3월 기준금리 인하는 이제 기정사실로 봅니다. 얼마나 내릴 것인지가 관건인데, 가장 공격적으로 보는 쪽은 3월 FOMC 전에 특별 회의를 열어 전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까지 보고 있습니다. 다수는 3월 17~18일 회의때 50bp를 한꺼번에 내릴 것으로 관측합니다. 25bp를 찔끔 내려선 수습이 안되는 상황이란 뜻이죠. 실제 연방기금금리선물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3월에 금리를 50bp 인하할 가능성을 100%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금요일 장 마감 이후 중국에서 서비스업의 구매관리자지수(PMI)가 29.6, 제조업은 35.7까지 폭락한 것으로 발표됐는데요. 이는 사상 최저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낮은 겁니다. 이에 따라 과연 파월 의장의 성명의 약발이 이번 주까지 이어질 지 시각이 엇갈리는 상황이 됐습니다. 여기에 주말 내내 미국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연이어 나오고 있습니다. 일부에선 Fed의 금리 인하가 코로나 공포로 출근을 하지 않는 사람이나 가동을 멈춘 공장을 다시 돌리게할 수단은 아니라고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는데요.
물론 맞는 말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를 놓고 "통화정책으로 코로나 확산의 경제적 영향에 대응하는 것은 망치를 사용해 볼트를 풀려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면서도 "망치가 유일한 도구라면 망치를 써야한다"고 Fed의 대응을 지지했습니다.
질문3> 이번 주 눈여겨봐야할 부분도 짚어주시죠.
충격적인 수준의 중국 2월 PMI에 대해 말씀드렸는데요.
이번 주 미국에서도 공급관리협회(ISM)의 2월 제조업, 서비스업 PMI가 잇따라 발표되는 등 경제지표가 줄줄이 나옵니다. 지표에서 코로나19의 충격파가 확인될 경우 투자심리는 더 냉각될 우려가 있습니다. 우선 2일 2월 ISM 제조업 PMI가 발표되는데, 지난달 50.9보다 하락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하락폭이겠지요.
4일엔 Fed의 경기동향보고서 ‘베이지북’이 공개됩니다. 3월 기준금리 인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료입니다. 같은 날 ADP의 2월 민간고용, ISM의 서비스업 PMI 등도 발표됩니다. 또 5일 주간 실업수당청구 건수가 공개되고 6일 2월 고용지표와 1월 무역수지 등이 나옵니다.
공급망 혼란에 빠진 기업들의 부정적 실적 전망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코카콜라 등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1분기 실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고했었지요.
하나 더 주목할 이벤트가 있는데요. 3일 이른바 ‘슈퍼 화요일’입니다.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 14개 주에서 각 당의 대선 경선이 열리는 날인데요. 이날 전체 대의원의 약 3분의 1이 뽑히기 때문에 각 당에서 최종 후보의 윤곽이 드러날 수 있습니다. 만약 민주당에서 자칭 '민주적 사회주의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그동안의 여세를 몰아 승리할 경우 뉴욕증시는 본격적인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노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월가는 이를 ‘기준금리를 내리겠다’는 강한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뉴욕 증시는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요? 월가 관계자는 “이번 위기의 본질은 생물학적인 것인데, 통화정책으로 해결하긴 어렵다”면서 “다만 ‘상황이 악화되면 Fed가 금리 인하, 양적완화 등을 쏟아부을 준비가 되어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면서 금융시장에서는 약간의 안도감이 퍼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뉴욕 금융시장 상황을 정리했습니다. 3월1일 아침 한경TV와의 인터뷰 내용을 공유합니다.질문1> 투자자들이 코로나19 공포로 현금 확보에 치중하고 있다고요?
지난주 미 증시에서 다우지수 기준 사흘(장중 포함)이나 1000포인트 넘게 폭락하면서 투자자들이 그야말로 공포에 질렸었습니다. 이런 공포 속에선 원래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은 등 귀금속과 미 달러 등이 상승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지난달 24일까지만 해도 금 값이 온스당 1688달러까지 치솟고 달러 인덱스도 99.8까지 급등해 이런 통념을 확인시켰는데요.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지난달 25일부터 주식뿐 아니라 금, 달러, 심지어 전통적 투자자산의 대안으로 여겨지며 최근 위기가 불거질 때마다 급등했던 비트코인까지 모두 급락하고 있는 겁니다.
금의 경우 지난 28일 3.8% 떨어진 온스당 1585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나흘 연속 하락했으며, 장중엔 5% 넘게 떨어져 7년래 최대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또 달러 인덱스는 이날 장중 97선까지 내려왔습니다. 이는 지난달 4일 이후 처음입니다. 지난달 24일 9963달러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도 이후 하락세를 타면서 현재 8520달러 선까지 내려왔습니다. 월가에서는 이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가능성이 커지며 투자자들이 우선적으로 현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ABN암로의 조젯 볼레 애널리스트는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위험회피 심리 속에 시장이 패닉에 빠지면 투자자들은 현금이나 즉시 현금화가 가능한 일부 자산에만 몰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미 국채 금리는 계속 하락해 2년물은 연 0.9%, 10년물은 연 1.1%까지 떨어진 상황인데요. 이렇게 낮아지자 해외투자자들이 추격 매수를 자제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짧은 기간에 지나치게 떨어진데다, 금리가 1%도 안된다면 투자 매력 자체가 없다는 겁니다.
어쨌든 사상 초유의 바이러스 확산으로 불황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자산시장에서는 전통적 패러다임마저 흔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질문2> 글로벌 경제와 증시 상황이 말이 아닌데요. 파월 의장이 기준 금리 인하 시사 발언을 하지 않았습니까?
워낙 빠른 속도로 뉴욕 증시가 추락하자, 파월 의장이 지난 28일 오후 2시30분께 예정에 없던 긴급 성명을 발표하면서 구원투수로 나섰는데요. 파월 의장은 "미 경제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강하지만 코로나19이 경제활동에 위험을 가하고 있다. 우리는 경제를 지지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굉장히 강한 금리 인하의 신호입니다. Fed는 작년 6월 FOMC 성명서에 "적절히 행동하겠다"는 문구를 넣은 뒤 7월부터 10월까지 세 차례 연속 금리를 내렸었습니다. 그런 뒤 문구를 뺐고, 이후에는 계속 동결해왔지요. 그런데 그 문구를 다시 쓴 겁니다.
파월 의장의 성명 발표 시점도 전략적인데요. 금요일 폐장을 앞두고 나와 1000포인트 넘게 내리던 다우는 300포인트까지 낙폭을 줄였습니다. 발표 시점을 보면 Fed는 성명의 효과가 금요일뿐 아니라 주말 내내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바뀌길 바란 것으로 보입니다.
월가는 3월 기준금리 인하는 이제 기정사실로 봅니다. 얼마나 내릴 것인지가 관건인데, 가장 공격적으로 보는 쪽은 3월 FOMC 전에 특별 회의를 열어 전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까지 보고 있습니다. 다수는 3월 17~18일 회의때 50bp를 한꺼번에 내릴 것으로 관측합니다. 25bp를 찔끔 내려선 수습이 안되는 상황이란 뜻이죠. 실제 연방기금금리선물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3월에 금리를 50bp 인하할 가능성을 100%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금요일 장 마감 이후 중국에서 서비스업의 구매관리자지수(PMI)가 29.6, 제조업은 35.7까지 폭락한 것으로 발표됐는데요. 이는 사상 최저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낮은 겁니다. 이에 따라 과연 파월 의장의 성명의 약발이 이번 주까지 이어질 지 시각이 엇갈리는 상황이 됐습니다. 여기에 주말 내내 미국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연이어 나오고 있습니다. 일부에선 Fed의 금리 인하가 코로나 공포로 출근을 하지 않는 사람이나 가동을 멈춘 공장을 다시 돌리게할 수단은 아니라고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는데요.
물론 맞는 말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를 놓고 "통화정책으로 코로나 확산의 경제적 영향에 대응하는 것은 망치를 사용해 볼트를 풀려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면서도 "망치가 유일한 도구라면 망치를 써야한다"고 Fed의 대응을 지지했습니다.
질문3> 이번 주 눈여겨봐야할 부분도 짚어주시죠.
충격적인 수준의 중국 2월 PMI에 대해 말씀드렸는데요.
이번 주 미국에서도 공급관리협회(ISM)의 2월 제조업, 서비스업 PMI가 잇따라 발표되는 등 경제지표가 줄줄이 나옵니다. 지표에서 코로나19의 충격파가 확인될 경우 투자심리는 더 냉각될 우려가 있습니다. 우선 2일 2월 ISM 제조업 PMI가 발표되는데, 지난달 50.9보다 하락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하락폭이겠지요.
4일엔 Fed의 경기동향보고서 ‘베이지북’이 공개됩니다. 3월 기준금리 인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료입니다. 같은 날 ADP의 2월 민간고용, ISM의 서비스업 PMI 등도 발표됩니다. 또 5일 주간 실업수당청구 건수가 공개되고 6일 2월 고용지표와 1월 무역수지 등이 나옵니다.
공급망 혼란에 빠진 기업들의 부정적 실적 전망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코카콜라 등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1분기 실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고했었지요.
하나 더 주목할 이벤트가 있는데요. 3일 이른바 ‘슈퍼 화요일’입니다.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 14개 주에서 각 당의 대선 경선이 열리는 날인데요. 이날 전체 대의원의 약 3분의 1이 뽑히기 때문에 각 당에서 최종 후보의 윤곽이 드러날 수 있습니다. 만약 민주당에서 자칭 '민주적 사회주의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그동안의 여세를 몰아 승리할 경우 뉴욕증시는 본격적인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노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