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시간 줄 서야 겨우 5장"…마스크 판매 우체국마다 '장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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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 판매 시작인데 새벽 5시부터 주민들 우체국으로 몰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마스크 공급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경북지방우정청은 2일 오전 11시부터 대구지역 79개 우체국을 통해 보건용 마스크 8천150장을 1장당 1천원에 판매했다.
우체국이 문을 닫은 토·일요일 마스크를 구할 수 없었던 시민들은 우체국에서 월요일 오전부터 마스크 판매를 재개하자 또다시 몰려들기 시작했다.
대구 수성우체국에서는 판매 개시 시작 시각보다 6시간 전인 오전 5시부터 줄을 선 시민들도 있었다.한 20대 시민은 "일요일에 약국과 마트 등 15곳을 돌았지만, 마스크를 구할 수 없어 오늘은 새벽부터 줄을 섰다"고 하소연했다.
동대구우체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28일에는 시민들이 4시간 전부터 줄을 섰지만, 이날은 5시간 전부터 대기 줄이 생겼다.우체국마다 구매 행렬이 끝없이 이어졌지만 정작 대구 우체국에서 마스크를 살 수 있는 사람은 1천600여명에 불과했다.
1인당 최대 5장으로 제한을 뒀지만 대부분 구매 한도에 맞춰 마스크를 사가는 바람에 대구지역 우체국에 배정된 마스크 8천150장이 순식간에 동이 났다.일부 우체국에서는 시민들이 장시간 줄을 서는 과정에 극도로 예민해져 서로 말다툼을 벌이거나 '판매 방식에 문제가 많다'며 우체국 직원들에게 항의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목격됐다.한 시민은 "매스컴을 보니 대만에서는 약국에서 건강보험증을 제시하면 1인당 구매 한도를 정해 공급한다고 들었는데 더 늦기 전에 공정하고 효율적인 공급 방식이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남 아산 풍세우체국도 이른 아침부터 마스크를 사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1명당 5장씩 80명에게 마스크를 판매한다고 알렸지만, 주민들은 오전 7시부터 줄을 서기 시작해 우체국 영업 시작 전인 오전 9시께는 이미 100여명이 길게 줄을 지었다.
천안지역 아침 최저기온이 1.3도까지 내려갔지만 70∼80대 마을 주민들은 두꺼운 옷을 입고 모자, 장갑 등 방한용품으로 중무장한 채 판매 시간을 기다렸다.
한 80대 백발노인은 "가만히 서 있기도 힘든 몸을 이끌고 아침 일찍 나왔다"면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대부분 노인인데 감기라도 걸리면 어쩌나 걱정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같은 동네 사는 사람들끼리 마스크 때문에 이렇게 경쟁을 해야겠냐"면서 "다른 대책이 없는지 정부와 시가 함께 논의해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강원 춘천 신북읍 우체국 역시 오전 7시부터 시민들이 하나둘씩 모여들더니 우체국이 문을 여는 오전 9시에는 이미 긴 줄이 늘어섰다.
우체국 직원은 이날 80명만 마스크를 살 수 있다고 안내하면서 많은 시민을 돌려세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행렬은 길어졌다.
마스크 판매 시간인 오전 11시가 되자 우체국 직원들은 시민들에게 번호표를 나눠줬고, 80번이 끝나자 일부 시민들은 원망 섞인 표정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꼬깃꼬깃한 지폐를 건네고 마스크를 받은 시민들은 안도한 표정으로 우체국을 나섰고, 일부 시민은 스마트폰을 들어 인증샷을 남겼다.
이날 가장 일찍 우체국 앞을 지킨 이세현(67·춘천 신북읍)씨는 "많은 사람을 몇시간씩 기다리게 할 것이 아니라 면장과 통장을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마스크가 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행정을 바꿔야 한다"며 "직장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은 마스크를 구하기도 힘든 실정"이라고 토로했다.우정사업본부는 마스크 공급 여건이 취약한 읍·면 소재 우체국과 대구·청도 지역 우체국 등 1천406개 우체국에서 공적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다.
도심 지역에서는 우체국 대신 접근성이 높은 약국 중심으로 공적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다.
정부는 우체국 외에 약국·농협·하나로마트 등 공적 판매처를 통해 2월 28일 448만장, 3월 1일 203만7천장의 마스크를 공급했지만 판매처마다 엄청난 인파가 몰리며 구매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이런 혼잡을 없애고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적 물량으로 확보한 마스크를 편의점에서도 판매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이덕기 김준호 양지웅 강종구 기자)
/연합뉴스
우체국이 문을 닫은 토·일요일 마스크를 구할 수 없었던 시민들은 우체국에서 월요일 오전부터 마스크 판매를 재개하자 또다시 몰려들기 시작했다.
대구 수성우체국에서는 판매 개시 시작 시각보다 6시간 전인 오전 5시부터 줄을 선 시민들도 있었다.한 20대 시민은 "일요일에 약국과 마트 등 15곳을 돌았지만, 마스크를 구할 수 없어 오늘은 새벽부터 줄을 섰다"고 하소연했다.
동대구우체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28일에는 시민들이 4시간 전부터 줄을 섰지만, 이날은 5시간 전부터 대기 줄이 생겼다.우체국마다 구매 행렬이 끝없이 이어졌지만 정작 대구 우체국에서 마스크를 살 수 있는 사람은 1천600여명에 불과했다.
1인당 최대 5장으로 제한을 뒀지만 대부분 구매 한도에 맞춰 마스크를 사가는 바람에 대구지역 우체국에 배정된 마스크 8천150장이 순식간에 동이 났다.일부 우체국에서는 시민들이 장시간 줄을 서는 과정에 극도로 예민해져 서로 말다툼을 벌이거나 '판매 방식에 문제가 많다'며 우체국 직원들에게 항의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목격됐다.한 시민은 "매스컴을 보니 대만에서는 약국에서 건강보험증을 제시하면 1인당 구매 한도를 정해 공급한다고 들었는데 더 늦기 전에 공정하고 효율적인 공급 방식이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남 아산 풍세우체국도 이른 아침부터 마스크를 사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1명당 5장씩 80명에게 마스크를 판매한다고 알렸지만, 주민들은 오전 7시부터 줄을 서기 시작해 우체국 영업 시작 전인 오전 9시께는 이미 100여명이 길게 줄을 지었다.
천안지역 아침 최저기온이 1.3도까지 내려갔지만 70∼80대 마을 주민들은 두꺼운 옷을 입고 모자, 장갑 등 방한용품으로 중무장한 채 판매 시간을 기다렸다.
한 80대 백발노인은 "가만히 서 있기도 힘든 몸을 이끌고 아침 일찍 나왔다"면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대부분 노인인데 감기라도 걸리면 어쩌나 걱정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같은 동네 사는 사람들끼리 마스크 때문에 이렇게 경쟁을 해야겠냐"면서 "다른 대책이 없는지 정부와 시가 함께 논의해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강원 춘천 신북읍 우체국 역시 오전 7시부터 시민들이 하나둘씩 모여들더니 우체국이 문을 여는 오전 9시에는 이미 긴 줄이 늘어섰다.
우체국 직원은 이날 80명만 마스크를 살 수 있다고 안내하면서 많은 시민을 돌려세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행렬은 길어졌다.
마스크 판매 시간인 오전 11시가 되자 우체국 직원들은 시민들에게 번호표를 나눠줬고, 80번이 끝나자 일부 시민들은 원망 섞인 표정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꼬깃꼬깃한 지폐를 건네고 마스크를 받은 시민들은 안도한 표정으로 우체국을 나섰고, 일부 시민은 스마트폰을 들어 인증샷을 남겼다.
이날 가장 일찍 우체국 앞을 지킨 이세현(67·춘천 신북읍)씨는 "많은 사람을 몇시간씩 기다리게 할 것이 아니라 면장과 통장을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마스크가 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행정을 바꿔야 한다"며 "직장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은 마스크를 구하기도 힘든 실정"이라고 토로했다.우정사업본부는 마스크 공급 여건이 취약한 읍·면 소재 우체국과 대구·청도 지역 우체국 등 1천406개 우체국에서 공적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다.
도심 지역에서는 우체국 대신 접근성이 높은 약국 중심으로 공적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다.
정부는 우체국 외에 약국·농협·하나로마트 등 공적 판매처를 통해 2월 28일 448만장, 3월 1일 203만7천장의 마스크를 공급했지만 판매처마다 엄청난 인파가 몰리며 구매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이런 혼잡을 없애고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적 물량으로 확보한 마스크를 편의점에서도 판매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이덕기 김준호 양지웅 강종구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