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까지 퍼진 코로나19…인도네시아·체코에서도 첫 환자 발생

하루 추가 확진자 중국 200명 vs 중국 외 1700명
독일·프랑스도 100명 돌파…유럽 각국 빠르게 증가
누적 사망 3000명 넘어…이란 54명·이탈리아 21명
세계 경제·금융의 심장부인 미국 뉴욕 맨해튼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자가 나타났다. 인도네시아, 도미니카, 체코 등에서도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다.

중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200명대로 줄어든 반면 글로벌 감염자는 1700여명으로 늘어났다. 중국 외 지역의 신규 확진자가 중국보다 더 많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 26일부터다. 이후 중국 신규 확진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반면 이탈리아와 이란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확산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1일 하루 동안 코로나19 신규 확진 환자는 202명, 사망자는 42명이라고 2일 발표했다.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1월21일(155명 증가) 이후 가장 적다.

1일까지 누적 확진자는 8만26명, 사망자는 2912명으로 집계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세계 코로나19 사망자는 중국 외 사망자 94명을 포함해 3006명에 도달했다.

지난 1월11일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첫 사망자가 보고된 이래 50여일 만에 사망자 3000명을 넘어섰다. 이란에서 54명, 이탈리아에서 21명 등이 숨졌다.
이란과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주변국까지 감염이 폭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데이터분석업체 월도미터에 따르면 1일 하루 동안 중국 외 지역 신규 확진자는 1775명으로 중국의 9배에 육박한다.

이탈리아에선 1일 확진자가 566명 추가돼 총 169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독일과 프랑스의 감염자도 수십명씩 늘어 130명씩이 됐다. 스페인 확진자도 84명으로 늘어났다.

그동안 확진자가 없었던 체코와 도미니카공화국에서도 이탈리아를 여행하고 온 사람들이 새로 추가됐다. 체코는 3명, 도미니카는 1명이다. 유럽에선 스위스 24명, 노르웨이 19명, 오스트리아·스웨덴 각 14명, 네덜란드 10명 등 각국에서 확진자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란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385명 늘어난 978명으로 집계됐다. 이란 정부는 8000만명에 달하는 전 국민 대상 전수조사를 하기로 했다.

미국 뉴욕에선 이란을 여행하고 온 30대 여성이 이 도시의 첫 확진자로 판명났다. 그는 현재 맨해튼 자택에서 자가 격리를 하고 있으며 병세는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누적 확진자는 73명으로 전날보다 5명 늘었고 이날 두번째 사망자도 나왔다. 70대 남성인 이 환자는 지난달 29일 미국 첫 사망자와 같은 병원(워싱턴주)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바레인 47명, 쿠웨이트 46명, 이라크 19명 등 이란에서 시작된 중동 지역 감염도 유럽만큼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중국 주변 국가 가운데 드물게 코로나19 확진자가 없었던 인도네시아에서도 2일 처음으로 확진자 두 명이 확인됐다. 인도네시아 보건당국에 따르면 자바섬에 사는 64세 여성과 31세 딸이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이들이 인도네시아에 방문했다가 말레이시아에 돌아간 뒤 코로나19 양성반응을 보인 일본인과 접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말레이시아 정부는 자국에서 일하는 41세 일본 국적 여성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발표했다.

해당 여성은 1월에는 일본, 2월 초에는 인도네시아에 다녀왔다. 그는 인도네시아 첫 확진자들과 친한 친구 사이며, 방문 당시 집에서 만났었다고 인도네시아 보건 당국은 설명했다.

인구 2억7000만명의 인구가 1만7000여개의 섬에 흩어져 사는 인도네시아는 그동안 코로나19 확진자가 0명이라고 주장해 국내외에서 '검진 능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등 의혹이 제기됐다.

인도네시아를 방문하거나 거쳐 간 외국인들이 자국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싱가포르 보건부는 인도네시아 바탐섬에 지난달 21∼23일 함께 다녀간 싱가포르인 2명과 미얀마인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앞서 중국 관광객과 일본 관광객이 관광지인 발리에서 휴가를 보낸 뒤 자국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뉴질랜드의 첫 번째 확진자는 이란에 머물다 지난달 26일 두바이에서 발리를 경유해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도착한 아랍에미리트 항공 여객기를 탔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