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힘이 되고 싶어요"…간호사 1300여명 지원

신입부터 60세 은퇴자까지
'코로나19' 극복 적극 동참
“하루빨리 배치돼 환자를 위해 일하고 싶습니다. 나라에, 대구에 힘이 되고 싶습니다.” “기간도, 지역도 상관없습니다. 내가 있어야 할 곳에서 환자를 돕고 싶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해 극심한 의료인력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대구·경북지역에 환자 치료 지원을 한 간호사들의 각오다.대한간호협회 코로나19 비상대책본부는 510명의 간호사가 대구·경북지역에 가겠다고 지원했다고 2일 발표했다. 지난 1일 중앙사고수습본부와 함께 모집업무를 시작한 지 하루 만이다.

이들 중 환자 치료 업무를 지원한 간호사는 347명, 선별진료센터 업무를 지원한 간호사는 163명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를 통해 이미 지원한 간호사 787명까지 포함하면 현장에 가겠다고 한 간호사는 1297명에 이른다.

협회를 통해 지원한 510명의 간호사들은 올해 대학을 졸업해 면허를 딴 24세 신입 간호사부터 퇴직 후 집에서 생활하다가 힘을 보태겠다고 지원한 60세 은퇴 간호사까지 다양했다. 대부분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 중환자실, 응급실, 내과병동 등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간호사들이다. 남자 간호사는 22%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발령을 미루고 지원한 신입 간호사, 간호사 자매, 퇴직 간호사 등 코로나19 극복에 동참하겠다는 간호사들의 지원과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간호사들의 지원이 잇따르고 있지만 대구와 경북 지역에서는 극심한 의료자원 부족이 계속되고 있다. 이날 대구시 확진자 중 입원을 대기하고 있는 환자는 2008명이다. 환자가 몰리면서 의사는 물론 간호사 인력 부족도 극심하다. 코로나19 거점병원으로 지정된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은 전국에서 지원한 간호사 등 90여 명이 하루 8시간씩 3교대 근무를 하면서 환자를 보고 있다. 하지만 확진자가 몰려 간호사 한 명당 20명 넘는 환자를 보고 있다.

경북지역 간호인력 부족도 심각한 수준이다. 이날 경상북도에 따르면 확진자 전담병원으로 운영하고 있는 포항의료원에 109명, 안동의료원에 51명의 간호사가 부족하다. 경상북도는 간호사협회를 통해 지원한 간호사 30여 명을 충원하고 마을 단위 보건진료소 301곳의 간호사를 최대한 투입할 계획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