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유니콘 기업 배출 허브로"…한달 1개꼴 기술벤처 창업

다시 뛰는 울산·경주·포항

2009년 개교 후 작년까지 98곳 배출
외부 투자 유치규모만 1273억 달해
2019년 12월 열린 U-finderd day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이용훈 총장.
“실험실에서 탄생한 혁신적 기술은 논문으로만 남아서는 안 됩니다. 창업과 기술 이전을 통한 사업화가 이뤄져 사회에 직접 기여할 때 비로소 기술혁신의 성과가 될 수 있습니다.”

연구중심대학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동남권 지역의 기술창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수한 연구 성과가 창업으로 이어지도록 관련 인프라를 조성하고, 구성원이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 성과를 이끌어내고 있다.
2009년 개교 이후 지난해 말까지 UNIST는 교수창업기업 44개, 연구원 창업기업 1개, 학생창업기업 53개 등 98개 회사를 배출했다. 2년 전부터 한 달 평균 한 개씩의 창업기업이 탄생할 만큼 UNIST는 기술벤처 창업의 산실로 자리 잡고 있다.

전체 교수 300여 명 중 15%가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로 활동하고 있다. 외부 투자 유치 규모는 1273억원에 이른다. 누계 기업가치도 3000억원을 넘어섰다. UNIST 창업을 지원하는 민간 투자사는 유니스트기술지주, 신용보증기금, BNK금융그룹, 선보엔젤파트너스 등 10개에 이른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기술창업 프로그램 팁스(TIPS)에 선정된 기업도 16개에 이른다. 팁스에 선정된 교수 벤처기업은 리센스메디컬, 유투메드텍, 필더세임, 프런티어에너지솔루션, 슈파인세라퓨틱스, 이고비드 등이다. 팁스는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으로 여기에 선정된 기업은 최장 3년간 최대 10억원의 사업자금을 지원받는다.

이용훈 총장은 “연구중심대학은 학문 분야에서는 노벨상 수상과 같은 업적을, 혁신 분야에서는 구글과 같은 세계적 기업을 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며 “세계 시장을 목표로 유망 기술의 사업화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창업에 대한 꾸준한 투자와 육성정책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교수 창업 1호 기업인 클리노믹스는 게놈 기술을 기반으로 한 질병진단과 예방, 모니터링 기술을 바탕으로 지난해 225억원 규모의 상장 전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급속냉각마취로 안과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는 리센스메디컬도 7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미국 시장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학생 창업에서는 온라인 취미 강의 플랫폼 클래스101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UNIST 학생들이 창업한 클래스101은 취미생활을 위한 온라인 강의와 준비물을 챙겨주는 플랫폼으로 현재 고용인원만 200여 명, 연매출 210억원을 달성한 성공적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학생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창업기업도 UNIST에 뿌리내리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 8개, 데카콘기업(기업가치 10조원 이상 비상장사) 2개를 육성하고, UNIST 창업기업의 누적 고용인원을 1000명 이상 창출한다는 로드맵을 갖고 있다. UNIST는 이를 위해 유망 기술 발굴부터 기업 설립 지원, 초기창업 보육, 성장 및 투자 지원, 글로벌 시장 진출 지원까지 스타트업의 성장과정에 맞는 맞춤형 지원체계를 구축한 데 이어 울산시, 투자사 등과 견고한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 총장은 “세계 최고의 글로벌 스타트업 육성 대학이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UNSIT를 세계로 향하는 혁신 창업의 메카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