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1628명 자가격리 풀렸다" 대구 또 술렁

격리해제 대기자 4276명

숨어서 소모임 갖다 또 전파 우려
완치돼도 재발…성급한 조치 비판
대구시 "격리 연장할 방법 없다"
< 경증환자, 생활치료센터로 이동 > 병상이 부족해 입원하지 못한 대구 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증 확진자 300여 명이 3일 경주 등에 마련된 생활치료센터로 이동했다. 확진자들은 구급차를 타고 대구 대흥동 대구스타디움에 모인 다음 함께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연합뉴스
대구의 신천지 신도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검사결과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에 대한 자가격리 해제가 2일부터 시작됐다. 대구시는 음성판정을 받은 1628명에 대해 2일 0시를 기해 자가격리를 해제했다고 밝혔다.

검사를 받은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1855명과 검사 대기 중인 2421명 중에서도 음성 판정이 나올 경우 6일까지 순차적으로 자가격리에서 해제된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일상생활로 복귀한다. 그러나 많은 대구시민은 이들이 종교적 모임을 하거나 다른 신도들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집단감염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날 현재 대구 신천지 신도에 대한 검체 조사는 대상자 1만555명의 61.9%인 6540명만 진행된 상태다. 검사결과가 나온 신도는 4434명으로 이 중 62.1%인 2756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대구시가 신천지 신도들의 자가격리를 해제한 것은 집단감염의 근원지로 지목된 신천지대구교회를 폐쇄한 지 2주가 됐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대신 아직 검사를 안한 신도는 격리해제 기한을 6일까지 연장조치했다. 또 지난달 27일 추가로 확보된 신도와 교육생 1952명은 검사 후 음성으로 판정나더라도 2주 뒤인 오는 12일 0시까지 자가격리를 해제하지 않기로 했다.음성 판정자에 한해 자가격리가 해제됐지만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수성구 범어동에 사는 이모씨는 “1차 음성 판정 후에도 양성으로 나오는가 하면 퇴원한 환자 가운데서 재감염되는 경우도 있었다”며 “이들은 음성이라고 하지만 아직도 숨어서 돌아다닐지 모를 신도들과 만나 회합을 할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중구에 사는 시민 박모씨는 “일반 시민들은 외출 자제, 회합금지 요청을 잘 따르고 있지만 이들이 이런 시의 요청을 잘 따를지 의문”이라며 “신천지 신도에 대한 전수조사가 끝나기 전에 자가격리를 해제한 것은 성급한 조치로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정부지침상 검사에서 음성으로 판정되면 바로 자가격리가 해제되지만 대구시는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신천지 신도에 대해서는 자가격리 기간을 2주간 정해 운영해왔다”며 “추가적으로 격리를 연장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